그렇게 큰 걸 바라지는 않았다.
아무일 없이 하루가 지나가길 바라며
무심코 빈틈에 스며든 어떤 생각이 이 하루를 아프게 할까
머릿속을 빈 공간 없이 까맣게 칠했다.
실수였다.
나의 칠이 두꺼워질 수록 자그마한 빛에도 깊은 자국이 파였다.
빛을 피해 더 깊고 깊은 동굴로 들어간다.
얼마나 깊고 깊을까,
다시 여기를 빠져나올 수 있을까
그렇게 큰 걸 바라지는 않았다.
그냥 적당히 따스한 햇살에
그냥 적당히 여유로운 나의 숨과
그 숨을 품어주는 작은 윤슬
사람의 근원은 외로움이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로
나는 또 얼마의 시간을 견뎌야 할까
그러면서도 언젠가, 누구보다 찬란하게 빛을 내
너와 너를 둘러싼 그 모든 것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고자하는
나는 모순이다.
깊은 어둠이 있다는 건, 그만큼 깊은 빛이 있다고 믿는
아니 빠져나올 생각을 미리 하는 것부터 나는 모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