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용량 측정은 유럽식(VDA 방식)과 미국식(SAE 방식)이 있다.
같은 자동차 모델이라도 옵션이 다를 수는 있지만, 트렁크 용량이 다르다는 말에 놀라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런데 이런 마법과 같은 경우가 우리나라에서는 가능합니다.
같은 브랜드의 같은 모델이 트렁크 크기가 달라지는 마술(?)이 왜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날까요? 오늘은 그 마술과 같은 상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마술의 비밀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는 트렁크 크기가 안전이나 주행에 영향을 미치는 직접적인 요인이 아니기에 트렁크 크기를 규제하는 법규가 없고, 측정방식에 대한 규정도 없어서 자동차 브랜드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큰 수치가 나오는 방식으로 측정해 소비자에게 공개해도 문제가 안 됩니다.
트렁크 관련 법규가 없는 부분은 이해할 수 있으나, 측정방식의 기준이 없다라는 말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일 겁니다.
그렇다면, '국내 트렁크 용량크기는 어떻게 측정을 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 겁니다.
트렁크 용량을 측정하는 방법은 유럽식(VDA 방식)과 미국식(SAE 방식) 2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2가지 방식은 트렁크안의 부피(용량)를 재는 방식은 같으나, 부피를 재는 기준이 1ℓ크기의 물체로만 재는 유럽식과 다양한 부피의 물체를 넣어 재는 미국식 방식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유럽식은 동일한 1ℓ의 크기의 상자를 트렁크에 넣어서 개수를 세는 방식이고, 미국식은 최소 6ℓ에서 최대 67ℓ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상자를 조합해 최종적으로 들어간 개수로 용량을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미국식은 다양한 부피의 상자들을 제한된 숫자만 사용할 수 있어 트렁크 크기 용량을 재는데 불리한 입장입니다.
같은 부피를 재는 방식이지만, 유럽식의 작은 동일한 크기의 상자로 크기를 재는 방식이 크기가 불규칙한 미국식 트렁크 용량 측정방식보다 더 세밀하게 채울 수 있어 일반적으로 더 큰 용량을 보입니다.
다음으로 용량을 측정하는 범위가 정해지지 않은 점도 트렁크 크기를 다르게 하는 요소입니다. 트렁크 측정 공간을 어디까지 포함하느냐에 따라 트렁크 전체크기가 바뀌는데, 현재 국내에서는 이 범위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짐을 적재할 수 없는 공간까지를 트렁크 공간으로 하는 브랜드가 있고, C필러와 2열 시트 포지션을 조절하여 더 넓은 공간을 측정하는 브랜드도 있어 실제 소비자들을 헛갈리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한국)의 기준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리터' 단위로 표기 되었을때 각각의 측정 결과를 맞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폭스바겐의 2017 파사트의 경우 트렁크 용량이 유럽기준은 529ℓ 이지만 미국기준은 약 450ℓ로 차이가 나는 이유입니다.
바로 골프백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골프백으로 트렁크 용량을 비교하여, 트렁크 공간이 넓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례로 국산차보다 유럽차의 경우 같은 트렁크 공간방식으로 측정하여 비슷한 크기인데, 국산차의 트렁크에 골프백과 보스턴백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자동차 브랜드에서는 골프백을 중요시 여기는 소비자를 겨냥하여, 중형차 이상급은 골프백 네개, 보스턴백 네개를 실을수 있게 디자인한다고 합니다.
소형SUV인 쌍용 티볼리 런칭때에도 트렁크 용량을 수치가 아닌 골프백이 3개가 들어간다는 마케팅을 하였으니 참 재미있는 경우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트렁크의 측정방식이 달라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불편할수 밖에 없는데, 왜 아직 통일된 측정방식을 정하지 않는 지 의문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마케팅에 용이한 유럽식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정부에서 표준방식을 정하여, 다른 트렁크 측정방식으로 피해를 보는 소비자들이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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