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볼보 XC90 완숙 단계의 플래그십 SUV
절제 속의 강렬함, 스웨디시 럭셔리 디자인의 진화 볼보 XC90 B6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그 틈에서 ‘안전’과 ‘북유럽 감성’이라는 확실한 정체성으로 존재감을 유지해온 브랜드가 있다. 바로 볼보(Volvo)다. 프리미엄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수입차 전체 시장으로 확대해봐도 5위권을 유지하며 그 영향력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볼보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는 ‘조용한 자신감’으로 시장을 공략해왔다. 특히 XC90은 2002년 첫 데뷔 이후, 브랜드 철학인 인간 중심(Human-Centric)과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완벽히 구현한 플래그십 SUV로 자리매김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올 여름 새롭게 선보인 신형 XC90을 단순한 부분변경 디자인 관점이 아닌 전동화 시대에 맞춘 조금은 먼 미래의 브랜드의 재정의를 하는 과정의 결과물이라는 시점에서 조금은 세세하게 확인해보도록 하겠다.
절제 속의 강렬함, 스웨디시 럭셔리 디자인의 진화
XC90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정제된 힘”이다.
스웨디시 디자인의 상징인 심플함에,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와 새로워진 프론트 그릴, 보닛 라인의 디테일을 더해 고급스럽고 당당한 비율을 완성했다.
새로운 매트릭스 LED 라이트 시퀀스는 야간 주행뿐 아니라 차량의 ‘웰컴/페어웰 라이트’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브라이트(크롬)와 다크(블랙 하이글로시) 테마는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연출하며, 다이아몬드 컷 휠은 20~21인치로 적용돼 XC90의 플래그십 위상을 확고히 한다.
볼보의 디자인은 과장보다 절제가 핵심이다. 그러나 이번 변화는 그 절제 속에서도 ‘한 단계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북유럽 감성의 완벽한 균형 잡은 인테리어
실내는 ‘단순함 속의 깊이’를 구현했다. 새로운 그레이/브라운 애쉬 우드 데코, 재활용 폴리에스터 소재의 텍스타일, 그리고 향상된 앰비언트 라이트는 북유럽 특유의 ‘조용한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새롭게 추가된 스마트폰 무선충전 위치 변경, 수납공간 확대, USB-C 포트, 새로운 에어 블레이드 송풍구 등은 실제 사용자 경험에서 체감되는 개선 포인트다.
특히 Bowers & Wilkins 사운드 시스템(1,410W, 19스피커)은 XC90의 실내를 하나의 콘서트홀로 바꿔놓는다.흡음재 추가로 한층 정숙해진 실내와 만나, 플래그십 SUV다운 감각적 완성도를 보여준다.
‘부드러움’으로 재정의된 대형 SUV의 퍼포먼스
직접 시승해보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예상 외의 가벼움”이다. 플래그십 모델의 중후함과 무게감은 있지만 날렵함이 더 강해졌다.
새롭게 적용된 가솔린 기반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제동 에너지를 회수해 엔진 효율을 높이고, 전자식 AWD와 e-슈퍼차저/터보의 조합으로 즉각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반응을 보여준다.
한층 가벼워진 스티어링과 부드러운 가속 반응은 전통적인 플래그십 SUV의 ‘묵직함’ 대신, 가족 친화적인 드라이브 감성을 선사한다.
특히 울트라(Ultra) 트림의 에어 서스펜션은 차고 자동조절 및 속도 연동 기능으로 안락함과 안정성을 모두 잡았다.
Volvo Car UX — 진화한 디지털 사용자 경험
이번 XC90에서 가장 혁신적인 부분은 ‘주행감’보다 ‘UX(User eXperience)’다.
국내 시장을 위해 티맵 모빌리티와 공동 개발한 커넥티비티 시스템은 단순한 내비게이션을 넘어 차량 전체의 디지털 경험을 새롭게 정의했다.
11.2인치 독립형 센터 디스플레이 (21% 향상된 해상도),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 헤드업 디스플레이, TMAP Auto, 누구 오토(NUGU Auto), TMAP 스토어,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 탑재, 유튜브, OTT, 웹툰 등 웹 기반 엔터테인먼트 지원사항이 기본으로 안정감있게 갖춰졌다.
특히 15년 무상 OTA(Over-The-Air) 업데이트는 “타면 탈수록 새로워지는 차”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요소다.
볼보의 근본, 여전히 변치 않는 철학 '안전사항'
볼보의 상징은 누가봐도 언제나 ‘안전’이다. 이번 XC90에도 안전 사양이 기대 이상으로 탑재되었다. 기본적으로 20개 이상의 첨단 안전 기술(ADAS)이 집약된 최첨단 머신이 되었다.
쉽게 말해서 3점식 안전벨트, SIPS(측면충돌보호시스템) 등 브랜드가 만들어온 ‘안전의 역사’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이를 위해 360° 카메라 시스템, 파일럿 어시스트, 교차로 긴급제동 서포트, 사각지대 조향 어시스트 등이 탑재 적용되어 실제 도심 주행이나 주차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안전을 지켜주고, 피로를 현저히 줄여준다.
볼보의 안전 기술은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순간을 대비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옵션이 아닌 철학의 결과물이다. 돈값은 딱 한번 사고 시에만 나오면 되는 부분이라 겹겹히 날 보호해주는 다양한 기능을 다 알 필요도 없지 않을까?
XC90, 완벽을 넘어 ‘균형’을 이야기하다
신형 XC90은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디자인의 진화, 정숙성, UX 혁신, 그리고 여전한 안전철학까지 지금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전동화 시대를 준비하며 다양한 기능들이 적용되고 편의성도 높여준다.
전동화 시대에도 XC90은 ‘볼보가 왜 볼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모델이 될 것이다.
국내 판매가는 8,820만 원 ~ 1억 1,620만 원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높다고 생각할 소비자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차의 가치는 단순히 가격표보다, ‘함께 타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SUV’라는 점에서 이보다 더 철저하고 믿음이 갈 수 있는 브랜드와 모델이 있을 지 한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주행감이 많이 바뀌었다는 점에서 기본 볼보 XC90과는 차이가 있으니, 시승은 꼭 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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