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life Crisis : 중년의 위기에는 국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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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즈 미켈슨, 덴마크, 술, 실험. <어나더 라운드>는 안 볼 이유를 찾기가 어려운 영화다. 오랜만에 듣는 덴마크어는 반갑고, ‘북유럽 낙원’ 이미지 뒤 실제 그들의 교육, 일상, 가족, 커리어는 생생하다. 중년의 위기에는 국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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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네 친구는 각기 다른 이유로 40살 일상이 우울하다. 그러다 발견한 가설 ‘0.05% 혈중 알코올 농도를 유지할 때 창의적이고 활기 넘치는 일상을 영위한다’에 솔깃하게 되고 바로 실험에 돌입한다. 그들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가족과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마틴과 친구들은 가설을 신봉하게 된다. 하지만 술은 빠르고 쉽고 예측불허다. 일상을 바꿔보려다 파멸의 문턱에 가까워지면서 이야기는 반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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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배경인 학교 시설, 집, 식당에는 덴마크 디자인이 녹아있다. 한없이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아름답고 공허하다. 잘 짜인 이야기는 세월의 무상함, 권태로운 나날을 담으면서도 관객을 지루하게 두지 않는다. 무엇보다 댄서 경력을 살린 매즈 미켈슨의 춤사위는 친구의 죽음 앞에서 감정을 승화하듯 처절하고 인상적이다. 그 안에는 스스로 바꿀 수 있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믿고 싶다. 자의로 타의로 흘러온 인생, 그 누구를 탓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