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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잡남 Sep 22. 2018

"내가 경험한 두 번째 직업"

- 내게 찾아온 내 첫 번째 천직. 영상디자인

"Adobe Premire Pro"

"Adobe After Effect"


나는 사람에게 있어서 한 가지의 천직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각 사람에게는 갖가지의 재능이 잠재 되어 있다. 재능을 일깨우기 위한 작은 불꽃을 찾는게 쉽지 않은게 탓이렸다. 운좋게도 나는 첫 번째 천직을 대학교 시절에 찾을 수 있었다. 나의 천직을 찾게 된 계기를 말하기 이전에 앞서서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한국사회에서 나는 좋든 싫든 반등수로 12년간 저울질 당하며 살았다. 국영수를 잘하던가 힘이 세던가 둘 중에 하나를 차지해야 살아남는 정글과도 같았던 곳이 학교가 아니었나 싶다. 나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항상 시험을 치면 반에서 중간보다 조금 못한정도. 그리고 나는 체구가 작은 편이었고 힘이 그다지 센 학생은 아니었다. 즉, 두가지 모두를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주목받는 사람도 아니었고 특출난게 없었던 거다.

그러다 대학은 가야겠다 싶어서 수시전형을 붙었고 1화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고구마장사로 일단 첫번째 직업을 가졌었다. 고구마를 팔다보니 어느새 대학 입학. 왠지 모르게 고등학교 시절과는 좀 달리 살아야겠다 싶어 활기차게 살고자 무던히도 노력했었다.


  내가 다닌학교는 미션 스쿨이었기에 모든 학생들이 채플을 들어야만 했었다. 나는 오랫동안 교회를 다녀 왔기에 채플이 참 좋았다. 평범하게 따사로운 봄날을 만끽하며 교회로 발길을 옮겼다.    



그날따라 햇살도 좋았고 교회가는 발걸음이 참 가벼웠다. 교회 문 앞까지 다가서 있었는데 거짓말처럼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교회 문은 분명 활짝 열려 있었는데 내앞에서 천천히 열리는 것만 같았다. 스크린 주변에서 마치 노란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듯 했다. 그 순간이 정말 천천히 그리고 나에게 깊게 다가왔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 내가 하고 싶은 건 바로 저거야"



  스크린에서는 영상이 상영중이었지만 1분여정도를 문 앞에 그냥 서서 바라만 봤던 것 같다. 마치 첫눈에 사랑에 빠진 것처럼 말이다. 천직이라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은 마치 첫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은게 아닐까. 사랑에 빠지면 매순간 매초 연인이 생각나듯 스크린을 마주한 나는 이 후 영상편집을 배우기 위해 수소문하여 동영상 강의 CD를 손에 넣었다. 그 때의 두근거림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영상 CD를 받고나서 여름방학이 왔고 하루 8시간씩 꼼짝하지도 않고 첫사랑을 마주하듯 한 달을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고 보냈다. 하지만 간단히 편집하는 기술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서 스스로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을 찾아 해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처음으로 교회영상을 만들 기회가 생겼다.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사랑에도 권태기가 오듯 나에게도 권태기가 찾아왔다. 겨울방학이 지나고 2학년이 되었지만 좀처럼 늘지 않는 실력에 실망하여 손을 놓고 살았다.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고 하고 싶은 일만 하다보니 성적이 개판이었다. 그래도 잊지 못하는 사랑과도 같은 것이라 영상디자인과 관련한 복수전공을 택하기에 이른다. 그렇지만 손을 놓은지 오래 되었고 정체되어 있었기에 실망감만 더해갔다. 그러던 중 필리핀으로 1년동안 선교를 하기 위해 떠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허접한(?) 나의 능력을 십분발휘할 수 있도록 나와 함께 살았던 사람들이 일감(?)을 몰아 주었다. 다시금 멈추어 있던 내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났고 한국으로 귀국을 했다. 졸업을 할까 했지만 졸업보다는 다른 일을 좀 더 해보자 싶어 1학기를 다니고 휴학을 했다. 노가다로 이어진 삶의 회의감이 심각하게 찾아와 드디더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내가 배운 기술로 일을 구해보자!



2010년 1월... 쿵쾅거리며 뛰지는 않았지만 필리핀에서 뛰던 내 심장을 쫓아 영상디자인과 관련된 모든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다. 그렇게 2주일을 뛰어다니며 불안에 떨고 있었는데 한통의 전화가 당도한다.


김호승씨죠? 면접을 좀 볼까 하는데 올 수 있겠어요?


내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퍼졌다. 지난 3년간의 결실을 맺는 운과 타이밍이 나에게 찾아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달려갔고 졸업작품으로 만들고 있었던 영상과 이전의 작업물을들 사장님에게 보여 드렸다. '혹시 기획도 직접한건가요?', '편집도 직접 한 건가요?' 등등 질문을 이어가셨다. 그러나 표정이 그저 그렇길래 '아... 떨어진건가?' 라고 한숨을 내쉬던 그때 나에게 한 마디를 하셨다.


내일부터 나와서 같이 일하면 좋을 것 같네요.


이후부터 회사에서 안해본게 없다. 사무실에 나와 사장님 2명 뿐이었으므로 모든 편집물은 내게 넘어왔다. 홈페이지 디자인 기획도 하고(지금 생각해보니 UX/UI 가 그런게 아니었나 싶다.) 카탈로그도 편집했다. 회사 홈페이지 로고도 만들었고(2015년까지 사용하신걸 확인했다.)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급성장 할 수 있었다. 이전에 만들던 영상보다 훨씬 더 퀄리티가 살아났고 덕분에 첫사랑의 감정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정을 느낄 수 있는 나만의 기술력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거듭난 기술력으로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선물했을 뿐만 아니라 혼자서 졸업작품을 만들어 제출해 낼 수 있었다. 물론 현재 영상디자인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때의 경험이 나로 하여금 디자인적 감각을 키워주었을뿐만 아니라 영상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결론적으로 내가 경험했던 두 번째 직업의 경험은 나에게 있어서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는 버팀목으로 변모했다. 유투브가 대세가 되고 영상마케팅, 컨텐츠마케팅이 대세가 되어버린 지금 시기에 새롭게 도전해 볼 수 있는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매일같이 펼쳐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포인트를 느낄 수만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당신은 곧 그 일을 찾을 수 있을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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