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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잡남 Jun 05. 2021

2030 MZ세대가 점점 교회를 나가지 않는 이유

feat. 시대와 동떨어진 청년부 설교

  지금의 청년세대는 대부분 MZ에 속한다. 밀레니얼과 세대가 합쳐진 세대로 불리는 청년세대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경험한 세대이기도 하고, 풍요롭게 살아온 세대이기도 하다. 교회 내에 있는 청년들이 다 이에 속한다. 


2019년도만 하더라도 교회 청년부 내에 사람이 많았다. 내가 다니고 있는 교회도 작은 규모는 아니라서 동네에서 꽤 많은 청년들이 등록을 하고 다녔다.


2020년, 코로나가 우리에게 닥쳤다. 교회 모임이 금지되었고, 대부분의 사역이 그 순간 멈췄다. 갑자기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청년들의 숫자가 줄었다.


그런데 과연 코로나 때문에 청년이 줄은 걸까?





코로나 때문에 모이지 못해서 청년들이 줄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2020년에 교회 모임이 금지되었다가 다시 모이도록 풀렸을 때, 200명 나오던 교회가 절반으로  줄었다.


지금은 200석 정도를 앉을 수 있는데, 20년 이후로 절반만 나온다. 교회를 나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 나오는 청년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교회 관련 언론이나 뉴스에서는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려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나는 그것보다 다른 문제가 교회 내에 더 심각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 시대와 동떨어진 일방적 설교


  설교에 관해서는 이미 오래전에 한번 이야기한 적이 있다. 교회들의 대부분 구조는 원형이 아닌 일자형이다. 권력이 쏠리는 구조다. 그래서 목사님이 말을 하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파악하지 않는다. 왜? 권력이 한쪽으로 치우쳤으니까. 외형적인 구조를 그렇다고 고칠 수는 없다는 셈 치고 넘어가도 상관없다.


가장 큰 문제는 설교 자체가 MZ세대가 살아가는 시대와 맞지 않는 설교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원색적인 보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런데 지금 MZ세대가 복음을 못 들어서 교회를 안 나오는 걸까?


복음을 못 들어서 교회를 안 나오는 게 아니다. 교회에서 듣는 이야기가 인생길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안 나오는 것이다.


그나마 교회에 나오는 청년들은 대부분 마음이 허하기도 하고, 갈 곳이 마땅히 없어서 마지못해 나온다. 그리고 습관이 된 것도 있어서 교회에 나오는 것이다. 나와서 귀에도 안 들어오는 말씀을 꾸역꾸역 듣는다.


복음이 문제가 아니라 교회에서 전하는 메시지 자체가 두리뭉실해서 나타나는 문제다. 대부분 강조하는 것이 '큐티', '성경 읽기', '기도'으로 압축이 된다. 3가지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만 강조를 한다.


이미 청년들은 다 안다. 교회에 오래 나온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


실제적인 삶에 적용방법에 대해서 그 누구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것들을 삶에서 적용해 본 사람들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2. 무슨 이야기인가?


  어떤 교회를 가든지 단순하게 '큐티'를 하면 답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들 한다. 마치 큐티를 해야만, 신앙심이 좋은 것으로 말을 하고, 죄인을 만든다.


그런데 그 큐티를 실제 삶 속에서 적용하는 방법에 관해서는 다들 말을 못 한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 히브리 문화와 한국문화는 엄연히 다르다.


그 문화를 뛰어넘어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하는데 대부분 목사님들은 '신학'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제대로 적용을 못한다.


마치, 교수님처럼 성경을 해석하는 데에 몰두하여 의미 없는 실천만 강조를 한다. 기도와 말씀을 읽으면 다 해결이 된다고만 떠든다. 성령님을 경험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만 말한다.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서는 목회자들도, 교회의 리더십들도 말을 못 해주는 경우가 더 많다.


2030 세대는 지금 정말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세대다. 집값은 미친 듯이 뛰었고, 결혼은 꿈도 못 꾼다. 알바 자리도 경쟁률이 10:1이 넘어가는 마당에 일자리 얻는 게 마땅치가 않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그런 청년들에게 제대로 된 답을 내주지 못했다. 




3. 환경이 전혀 다르다


청년들이 괴리감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 목회자와 일반 교회 다니는 사람들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청년들은 지금 일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내 밥벌이는 할 수 있을지 막막한 상황이다.


대학생들이야 대학원생이나 취준생으로 얼마 동안 버틸 수 있다고 하지만, 그마저도 30이 넘어가면 어렵다. 30을 넘겨서 일자리를 얻었지만 결혼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니 포기를 한다.


반면에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교회 목회자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목회자들은 월급은 많이 받지 못한다. 대형교회는 좀 그래도 잘 받는 편이다.


자 여기서 차이가 바로 생긴다. 얼마 받지는 못해도, 청년부를 담당하는 목회자들은 꼬박꼬박 월급이 나올 수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라고는 하지만, 시간이 흘러 청년들이 장년이 되어도 숫자는 그대로이기에 지금의 목회자들은 대부분 공무원처럼 돈을 받을 수가 있다. 크지는 않지만 나름 안정된(?) 일자리를 얻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자리라고 생각해봤을 때, 목회자들은 청년들이 교회를 잘 나오고 숫자가 많은 것처럼 만들기만 하여도 인정을 받게 된다. '교회'라는 집단도 결국 회사라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반박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순수한 마음으로 목회를 하고 싶어서 지원했다.'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어보겠다.


지금 받고 있는 월급을 포기하면서 목회를 할 수 있는가?


내 생각에는 선뜻 'YES'라고 말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먹고사니즘은 그만큼 생각보다 위협적인 것이다. 예수님께서 '먹고, 자고, 입는 것'을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나는 이에 대해 이해가 된다. 그것도 300% 이해가 된다.


하지만 청년부를 담당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과연, 저 말씀을 청년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4. 그럼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인가?


  심플하다. 청년들에게 실제적으로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면 된다. 최소한 청년부 공동체 내에 있는 사람들이라도 세워서 이야기를 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어떻게 사업을 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는지, 어떻게 실제적으로 말씀을 적용했는지 서로 나누게 해야 한다. 그와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야 한다.


아니면, 청년들이 고민하는 '진로, 연애, 직업'에 관한 것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말을 해주면 된다. 그게 어렵다면 대타를 고용해서라도 듣게  해야 한다.


꼭, 목회자만 강대상에서 설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고 실천하는 사업가가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을 자주 세우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돈'이라는 것에 대해 죄악시 여기지 말고, 돈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 돈을 벌어서 어떤 식으로 쓰는 것이 올바른지 명확하게 말해주어야 한다.


'사업가, 직장인, 대학생'등등. 클래스를 나누어서 소모임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내가 아무리 이렇게 글을 써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오늘도 글을 쓰다 보니 설교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게 되었다. 요새 교회에 나가면서 듣는 말씀들이 90년대에나 들었을 법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라 정말 답답했다.


앞서 말한 '성경 읽기', '큐티', '기도'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청년들이 괴로워하는 게 아니다. 그것들을 삶에서 어떻게 제대로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을 못 해주기 때문에 답답할 뿐이다.


그리고 마치, 청년부가 10대 청소년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도 되는 것 마냥 학교식으로 운영하는 것도 답답할 따름이다. 내가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대로 간다면, 청년부라는 모임 자체를 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사업가들과 직장인들이 모이는 Para-church들이 성장하여 청년들은 그곳으로 흡수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의 교회 공동체들이 이에 대해 깨닫지 못하면, 교회를 빠져나간 청년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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