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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잡남 Oct 14. 2022

[그 오빠 이야기]#1 그 오빠의 모태솔로 탈출 이야기

교회 다니던 교회 오빠 결혼 이야기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현재 나는 5월에 만나서 연애를 시작했고, 8월이 되기 전에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8월에 프러포즈를 했고, 2023년 2월 18일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내가 첫 연애를 시작해서 결혼까지 골인하게 되었을까? 그 스토리를 공유하고자 한다.


많은 교회 청년들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다. 20살이 된 이후로 수많은 결혼식을 보았고, 부러워했다. 더 정확히는 교회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리고 어렵지 않게 연애를 하는 청년들처럼 연애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아무리 잘해주어도, 가까운 사이가 되더라도 연애를 할 수가 없었다.


36년이라는 세월을 살면서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연애는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교회 내에 있는 자매들과 잘 못 지내는 것도 아니고, 1:1로 못 만나본 것도 아니다. 자매들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고, 사람에 대한 거리낌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한 사이에서 연애로 진척을 시킬 수가 없었다. 나뿐만 아니라 셀 수 없는 많은 교회 오빠들과 언니들이 이와 같은 일들을 겪고 있다.


왜 그런걸까?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 무엇을 놓고 기도해야 하는지 함께 나누고자 한다.




연애를 많이 한 게 중요한가?



첫 번째로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은 연애를 많이 해본 것이 중요하냐는 것이다. 유튜브를 보거나 책을 보면 연애를 여러 번 해본 사람이 결혼을 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첫 연애가 결혼으로 이어진 나를 보면서 사람들은 연애를 자주 못해본 사람이 어떻게 연애와 결혼에 대해 논할 수 있겠냐고 말할 수도 있겠다.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연애의 횟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연애의 횟수에 대해 말하는 것은 지극히 성경적이지 않다. 횟수가 아니라 하나님의 타이밍, '카이로스'의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타이밍을 딱 정해주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마치, 물들어올 때 노를 젓듯이 하나님이 주시는 기회가 기회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볼 수 있다.


결혼을 다트 10개를 던져서 1개를 맞추면 되는 게임이라고 생각할 때, 많이 던져야 확률이 높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윗과 골리앗을 생각해보라. 다윗은 딱 1개의 돌로 정확히 맞췄다. 여러 개가 아니라 잘 던진 한 개의 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점을 교회를 다니고 있는 교회 오빠, 교회 언니들이 알아야 한다.




하나님 이 사람이 제 배우자입니까?


  나는 교회를 무려 22년째 다니고 있다. 더 정확히 따지자면, 26년이 되었다. 26년 동안 교회를 다니면서 배우자에 대한 강좌를 많이 듣기도 했고, 주변의 스토리를 자주 들었다.


그때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저 사람이 제 배우자입니까?'라고 기도를 했다는 것이다. 이 말 뜻에는 두 가지가 숨어 있다.



첫 번째는 '저 자매, 저 형제가 너무나 마음에 드는데 연애할 수 있도록 하소서'이다.

두 번째는 '저 자매, 저 형제가 너무 마음에 안 듭니다. 다른 사람 주시면 안 되나요'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본 뜻을 숨긴다. 솔직하게 표현하면 사람들이 싫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다.


그리고는 하나님께 가서 묻는다. 이 사람이 내가 만날 사람인지, 결혼할 사람인지. 하나님은 정확히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 사람이 내 사람인지는 깔끔하게 알 수가 있다. 친해져도 뭔가 연애의 선을 넘기 힘들다면 그 사람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안 되겠다면 고백을 해보면 안다. 혹은, 친해져서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안다. 만일,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가능성은 0%가 된다.


지금은 연애할 시기가 아닌 거 같아요.
지금은 공부에 집중할 때인 것 같아요.
지금은 할 일이 있어요.


3가지 범주 안에 들어간다면, 가능성이 0%에 수렴한 것이다. 속 뜻은 이렇다.


응. 미안한데 넌 내 연애 상대가 아냐 ^^
'미안하지만, 너하고는 연애 안 하고 싶어'


왜 내가 확신을 하는 것인지 갸우뚱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3가지의 멘트를 했던 친구 중에 연애를 안 한 이성이 없었다. 심지어 결혼도 속전속결로 끝낸 케이스도 있었다.


친한 상대이기 때문에, 에둘러서 빙빙 돌려서 표현한 것일 뿐이다. 그러니 형제들이여. 정신 차리라. 형제들은 조금만 잘해줘도 관심이 있는 줄 안다. 그렇지 않다.


자매들은 기본적으로 관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친한 경우, 기본적으로 잘해주는 경우가 많다. 연애의 감정이 있어서 잘해주는 것과 결이 다르다.




하나님 키는 이 정도, 돈은 이 정도, 피아노도 좀...


  배우자를 놓고 기도할 때, 모든 목록을 적어서 기도해야 한다는 순수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키는 175 이상에 대기업 다니고, 피아노도 치고, 기타도 좀 치고, 교회 생활도 잘하는 형제를 주소서!'



혹은, '긴 생머리에 피부가 하얗고, 여성 여성 하고, 청순하고, 이뻤으면 좋겠다!, 거기에 돈도 좀!' 형제들도 자매들도 모두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거꾸로 물어보도록 하겠다.


자매들이여...
그대는 청순하고 이쁘고
성격도 좋고 돈을 잘 버는가?


형제들이여...
그대는 피부가 좋고, 키도 크고
외모가 좋은 편인가?


열에 아홉은 2개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것이든지 한 가지가 빠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즉, 배우자를 위한 목록을 적고 기도하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발상이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교회를 다니며 겪었던 사람들 중 자기 객관화를 잘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나는 할 수 없지만 상대편은 이런 조건 저런 조건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못된 심보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거든, 그에 맞는 조건을 갖추는 노력을 해야 만날 수 있는 법이다. 따라서 잠언 31장을 놓고 기도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이상형이 있다면, 그 이상형을 만날 수 있는 노력을 하나씩 갖추어 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투잡남은 어떻게 기도했을까?


  내가 기도한 방식은 심플했다. 2008년도 필리핀에서 1년간 단기선교를 하며 함께 살았던 간사님의 이야기를 토대로 기도를 했다.


잠언 31장에는 현숙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여성이 현숙하고 지혜로운 여성인지 등장한다. 나는 31장에 등장하는 여인을 닮아가는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다.


어떤 조건이나 그 사람의 스펙이나 능력을 달라고 하지 않았다. 성경에 근거하여 기도를 하고, 100%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이 아니라 노력하는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단순하게 기도를 했다.


그랬더니 정말로 노력하는 사람을 만났다. 주어진 것을 가지고 잘 관리하고, 기획을 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연구하고 분석하는 여자를 만났다.


그야말로 현숙한 여인을 만난 것이다. 그러니 형제들도, 자매들도 모두 마찬가지로 잠언 31장을 놓고 기도해 보라. 그러면, 여러분의 짝을 만날 것이다.




끝을 맺으며....


여러분 스스로 반드시 자기 객관화를 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못하는지, 나와 잘 어울리는 색깔은 무엇인지, 어떤 옷이 잘 어울리는지 분석해 보라.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필요한지, 어울리는지도 모르는데 누군가를 만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상대편을 고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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