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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잡남 Oct 21. 2022

[그 오빠 이야기]#2 그 오빠의 소개팅

4전 5기 소개팅 이야기

  두 번째 이야기는 나처럼 나이가 어느 정도 생긴 남자와 여자들이 자주 하게 되는 소개팅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이야기가 있다.


교회 내에서 1-2년 내에 연애를 하지 못한다면, 연애를 하기 어렵다고 한다. 처음에는 거짓말인 줄 알았다. 6년이 지나고 나서 깨달았다.


친동생처럼 친해진 자매들이 있다 하더라도 '연애'라는 이성의 감정으로 넘어가지 못하면, 교회 내에서는 연애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들어맞기라도 하는 듯 나 또한 친한 여자 사람 친구만 많은 상태가 되었다. 교회에서는 더 이상 연애를 꿈꿀 수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것이 소개팅이다. 이는 나 이외에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내 글을 읽는 당신의 나이가 20대라면 자연스럽게 만남을 추구해도 된다.


아직 20대에게는 풋풋한 연애를 할 수 있는 선택지가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30이 넘고, 30 중반이 넘으면 '자만추'는 거진 불가능하다.



30대가 넘으면 수십 번, 수백 번의 소개팅을 통해 당신의 짝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40으로 넘게 되고, 노총각 노처녀의 길로 들어서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을 곧 앞둔 나는 어떻게 소개팅을 했을까? 그리고 얼마나 했을까? 모태솔로였던 나도 소개팅은 그래도 평생 5번 정도를 했다.


그 경험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리고 소개팅에서 꿀팁을 알려주고자 한다.




첫 번째 소개팅


  첫 번째 소개팅은 25살 정도에 했다. 가장 친한 친구가 대구에 한 자매가 있는데 만나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마침 밸런타인데이도 다가오고, 처음 해보는 소개팅이었기에 무조건 오케이를 했다.


당시 청주 옆 오창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대구까지 대중교통을 통해 6시간이 걸려서 소개팅 장소에 도착하게 됐다.


소개받은 자매도 나름 꾸미고 온 상태였고, 나 또한 그랬다. 일단 옷차림도 좋았고 첫인상도 좋았다. 그러나 그다음부터 문제가 있었다.



내가 지나친 친절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좀 더 쉽게 풀이하면 부담 백배의 행동을 했다.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연인끼리 주고받을만한 선물을 사간 것과 갖은 행동이 덧붙여졌다.


금사빠에 가까웠던 나의 모습이 고스란히 25살에 투영이 된 것이다. 연애를 해본 적이 없었기에 어떻게 소개팅을 해야 하는지 몰랐던 것이다.


자매들이나 친한 여자 사람 친구와는 또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상대편이 나에 대해 알아보기도 전에 이미 관계성이 틀어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서 형제들에게 한 마디를 건네주고 싶다. 소개팅에 나가면 굳이 친절을 베풀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첫 소개팅이라고 밥도 사고 커피까지 모조리 살 필요도 없다.


어느 정도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커피정도는 여자가 산다. 사실 딱 하나의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신의 커피를 자신이 구매를 했다.


또, 소개팅은 그야말로 사람을 소개받는 자리다. 그 여자와 그 남자는 낯선 사람이다. 다만, 당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이야기를 하기 위해 나온 사람이다.


사귀는 사이가 아니다. 지나친 친절은 독이다. 무조건 독이다. 무조건적인 친절은 매력이 없다. 의자를 빼준다던가 마음에 든다고 상대방을 향하여 몸을 기울이지 말아라. 여자는 고양이와 같다.




두 번째 소개팅


  20대가 지나고 썸도 실패하면서 30대에 접어들게 됐다. 30대 초반에 소개팅이 이어질 줄 알았지만 소개팅이 이어지지 않았다.


학습지 선생님을 하고 있다 보니 불안정한 월급과 상황으로 인해 소개팅 시장에 뛰어들 수가 없었다. 안 되겠다 싶어서 2020년부터 블로그와 영상편집을 통해 프리랜서를 준비했다.


그 후, 순이익 월 300만 원을 찍으면서 내 나이 36살에 두 번째 소개팅을 하게 되었다. 두 번째로 만났던 분은 크리스천 싱글들을 위한 결혼정보회사에서 이루어졌다.


2022년 12월에 결혼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여기저기 문을 두드렸고, 그렇게 이어진 인연이었다. 광교에서 만남을 갖게 되었고 우선 만났을 때 분위기는 괜찮았다고 생각했다.


커피숍에서 만남이 이루어졌는데 자매님이 자기의 커피를 사겠다는 걸 굳이 뜯어말리고 내가 샀다. 형제들에게 감히 말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굳이 사겠다면 사게 두는 게 맞다.


여전히 30대가 된 나는 몰랐다. 핵심은 이것은 아니지만 너무 잘해주려는 남자는 사실상 매력이 없다. 이것은 여성도 마찬가지다. 첫 만남에 모든 것을 다해줄 필요는 없다.


커피를 마시면서 즐거운 대화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다. 이야기가 통했다고 여겼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이때 알게 된 것은 여성은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관계성을 위해서 얼마든지 리액션이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만났던 여성분은 상대편의 이야기에 대한 리액션이 좋았다. 나는 과감히 두 번째 만남을 권했지만 머뭇거리면서 당황하여 초점이 흔들리는 것을 발견했다. 즉, 리액션이 좋다고 확률이 높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상대편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그 자리에서 다음에 만나자고 했을 때 반응이 없다면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녀와 그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소개팅


  세 번째 소개팅은 아는 지인이 소개를 해주었다. 나에 대해 좋은 인상이 있었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평가를 한 것이다. 이때 만난 분은 나보다 연상이었다.


내가 다짐했던 것은 너무 심각하게 나이 차이가 나는 게 아니라면 연상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했다는 사실이다. 형제들도 자매들도 상대편의 나이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게 된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라. 당신의 나이도 적지 않다. 30대 중반 이상이면 생각보다 많은 나이다. 그리고 40대가 넘었는데도 연하만 고집한다면 결혼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특히 10살 차이가 나는 자매와 만나려는 교회 형제들이 많은데, 10살 차이 나는 자매는 당신을 만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자매들이 생각하는 나이 차이는 6살 정도가 실질적인 멕시멈이다. 가끔씩 10살 차이가 나는 커플들이 나타나는데 일반적인 케이스가 아니다. 예외적인 케이스다.


당신이 그 주인공이 되리라고 생각지 말라. 일단 나이 상관없이 만나겠다는 목표로 소개팅 시장에 나서야 한다. 자매들도 다르지 않다. 30대 중후반, 40대 초반인데도 연하 남자 친구이나 남편을 만나려는 모습이 보인다.



잘 생각해 보시라. 형제가 30대 중후반이면 못해도 동갑이나 최대 3살 연상까지가 보통 최대라고 생각을 한다. 그 이상은 만나서 결혼까지 연결되기가 쉽지 않다. 당신이 김사랑 님이나 한지민 님만큼 뛰어난 외모를 지니고 있다면 가능하다.


하다못해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김성령 님처럼 초특급 미인이라면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나도 10살 차이 나는 자매를 보지 않았다.


1살 위였지만 사람만 괜찮다면 만나겠다는 목표를 가졌다. 그렇게 만나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야기가 제법 통하는 듯했으나 결혼관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결혼 후에 서로 가고자 하는 방향에 차이가 있었다. 나는 그 사실을 어렴풋이 느끼기만 했기 때문에 한 번 더 만나자는 이야기를 건넸다. 하지만 거절당했다. 서로의 결혼관과 가치관이 달랐기 때문이었으리라.


실패로 돌아갔지만 나이 상관없이 결혼을 위해서라면 누구든 만나겠다는 마음으로 소개팅에 임해야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생기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네 번째 소개팅


  네 번째 소개팅도 역시나 지인에게 소개를 받았다. 기본적으로 돈을 벌어야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이때 알게 됐다. 형제들은 일이 없다면 일부터 구해야 한다.


평강공주가 나타나면 정말 감사하겠지만 0.00001%의 확률로 만나기도 어렵다. 그러니 한 달에 2백만 원이라도 버는 직장에 들어가서 일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소개팅을 할 수가 있다.


네 번째로 만났던 사람은 나처럼 프리랜서로 아이들과 성인들을 가르치는 강사였다. 정확히는 악기를 연주하는 강사였다.


처음으로 첫 만남 이후에 세 번째 만남까지 가진 사람이었다. 5번째까지 만남이 이어졌고, 고백을 했다. 마음에 든다고 고백을 했다.


3-5번 정도 만나면 보통 마음을 정하기 마련이다. 더 정확히는 1-2번 만나면 이미 상대편은 결정을 한다. 그러나 내가 만났던 여성은 거절을 하는 듯했다.



애매한 대답에 나는 풀이 죽어서 연락을 끊으려 했다. 이때 끊는 게 옳았지만 뭔가 미련이 남았다. 여기에서 한마디 하자면 미련이 남는다고 더 만날 필요가 없다.


애매한 대답이라도 연애를 시작하겠다는 반응이 없다면 끝내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놓쳐도 된다는 마음으로 소개팅에 임해야 어려움을 없앨 수가 있다. 나처럼 지지부진하면 머리가 아프고 괴로워진다.


진짜 옆에 있는 진주를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나는 지지부진했고 2번을 더 만났다. 이것이 크나큰 실수였다. 그분은 7번을 만나는 동안 단 한 번의 데이트 비용을 내지 않았다.


마지막 만남에서야 자신이 내겠다고 했지만 이미 나는 기분이 상했다. 이미 기분이 상해서 마지막까지 계산을 했다. 혹시 내 이야기를 듣고 속 좁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그 마인드를 뜯어고치기를 바란다. 상대편이 돈이 많아서 밥을 사는 게 아니다. 똑같이 피땀 흘려서 돈을 번다. 내 돈이 귀하면 상대편의 돈도 귀한 법이다.


그리고 형제들과 자매들에게 명확하게 고한다. 상대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확실히 선을 긋고 말을 해줘야 한다. 애매하게 말하면 애매해지기 때문에 오해를 산다. 확실하게 말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다.


물건을 살 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취소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확답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편이 시간도 아끼고 에너지를 아낄 수가 있다. 기본적인 예의이자 매너다.




인생의 마지막 소개팅


  네 번째 소개팅이 어그러지는 그 마지막 순간에 CCC프로필 매칭이 이루어졌다. 처음에 가입하고 났을 때 연락을 안 했다. 이미 네 번째 소개팅녀와 만남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두 번째 프로필 매칭이 이루어졌을 때, 고민이 됐다. 만나고 있는 만남을 정리하고 새로운 만남을 이어갈 것인지 고민이 됐다. 그러던 중 결혼하게 된 지금의 내 여자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CCC프로필 매칭을 보고 연락을 준 것이다. 이때, 나는 선택을 내려야 했다. 네 번째 소개팅녀와 만남을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정리를 할 것인가.


결국, 지지부진하던 만남에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 7번 만나고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본 후 그 대답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사실, 5번 정도 만났을 때 정리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처음이었고, 상황을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네 번째 소개팅녀를 만나 나에 대해 질문을 했다.


"이성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노코멘트할게요"라고 답했다. 이때 확실하게 알았다. 나와의 만남을 이어갈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집으로 돌아와 바로 문자로 관계를 정리했고, CCC 프로필 매칭으로 이어진 여자 친구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삶을 통해 내가 생각하고 있던 가치나 세계관을 이해해주었다. 다녀온 해외도 비슷했고, 관심사도 비슷했다.



1주일 동안은 서로 카톡만 주고받다가 2주 차부터는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황금 휴일이 있었던 5월 5일 우리는 호수 앞에 있는 식당에서 소개팅을 했다.


확실히 여태까지의 소개팅과는 다른 부분이 있었다. 1주일 안에 약속을 잡는 게 좋다는 말에 빠르게 약속을 잡았던 것과 달리 2주 동안 충분한 라포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빠르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어쩌면 만나기 전에 라포를 형성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만나기 전에 대화가 통했는데 만나고 나서도 통한다면 잘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락한 지 2주 만에 만나서 7시간을 떠들었다. 첫날은 내가 책을 읽으면서 10분을 기다렸다. 나는 약속시간에 대해 칼 같은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그 10분을 충분히 누렸다.


그 모습이 좋았는지 함께 책, 문화, 여행,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5월 5일, 어느 정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밥과 커피를 샀다.


마음에 들어서 한 번 더 만나기로 했다. 그리고 5월 6일에 한 번 더 만남을 가졌다. 이 날 내 여자친구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첫 만남에 내가 밥을 샀으니 멀티 게임방 비용을 본인이 내겠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청바지와 하얀 블라우스가 너무나 잘 어울렸다. 앞뒤를 보고 반해버렸다.


자매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이 이 지점이다. 형제들에게 잘 보이고 싶다면, 그 형제를 대신해서 밥을 사라. 그러면 당신에게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형제들은 생각 이상으로 단순하다. 인정해주고, 한 번이라도 챙겨주면 매력을 느끼는 게 교회 형제들이다.


두 번째 만남도 잘 이어진 우리는 5월 14일에 청계산에서 만났다. 사귀자고 고백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생각보다 헐떡이는 목소리로 산 중턱에서 고백을 했다.


힘들어하는 나에게 이어폰을 준 여자 친구가 틀어준 윤종신의 '오르막길'을 들었고,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형제가 나에게 고백하게 만들고 싶은가? 윤종신의 '오르막길'과 같은 노래를 귀에 들려주어라.


그러면 바로 넘어올 것이다.





 나는 내 인생 가운데 5번의 소개팅을 거쳤다. 20대들은 나의 이야기가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처럼 자매들과 스스럼없이 지내지만 모태솔로인 경우가 생각보다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런 30대 형제들과 아직 짝이 없어서 매일 밤 허벅지를 벅벅 긁고 있는 형제들과 자매들에게 고한다.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소개팅 기회를 어떡해서든 만들고, 요청하고 두드려라.


성경에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고 했다. 일단, 일을 안 하고 있다면 일을 구해라. 그리고 찾고 두드리고 구하라. 그리하면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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