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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잡남 Sep 23. 2018

#4. 결전의 날, 치즈빵, 저녁식사, 커피

feat. 가장 많이 먹고 가장 많이 떨었던 그런 날

  드디어 3일간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일요일 아침이었고 팀별로 5분간 영어로 피칭을 해야했다. 18개팀이 경쟁해서 10팀이 뽑히고 10팀이 추가로 5분을 발표하고 5분간 답변을 하게 되는 토너먼트피칭대회였다. 치열하고 힘든 시간임을 모두가 아는지 쉬는 시간마다 매시간마다 간식이 나왔다. 스파게티가 나오는가 하면 상시 커피와 아이스티가 대기중이었다. 치즈가 올라간 치즈빵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 사전에 발표 순서를 뽑았고 2번째로 발표를 진행하게 되었다. 100% 완벽한 실력이 아닌 것은 둘째치고 내가 열정을 쏟아서 만든 아이템도 아니었고 전문 분야도 아니었다. 그래서였는지 생각보다 더 긴장했고 무엇인가 리드미컬하거나 영혼이 담긴 피칭이 아니라 압박에 쫓겨서 진행하게되는 피칭이었다. 그래도 해야했고 나에게 주어진 미션을 완료해야했다. 어찌됐건 쫓기는 5분간 발표를 마칠 수 있었다.



  발표를 마치고 나서 안도의 쉼과 표정을 풀 수 있었다. 모든 팀의 발표가 끝나고 결과가 바로 나왔다. 두구두구두구~!! 결과는 아쉽게도 10팀 안에 들지 못했고 앉아서 10팀의 피칭을 들어야 했다. 사실 통과해도 문제였고 통과하지 못해도 문제였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마무리 지었다. 


  10팀의 발표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날카롭고 진중한 질문이 오갔다. 실제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그리고 경쟁력은 분명히 존재하는지 등등 디테일한 공격과 방어가 이루어졌다. 답변이 이어질때마다 얼마만큼 고민하고 생각하고 사업을 준비했는지에 대한 내공이 보였다. 참여자에서 시청자의 입장이었지만 고민한 흔적들에 대한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그렇게 발표도 끝났고 이후에 갈라 디너쇼까지 마치면서 한국에서 진행될 최종 심사에 나갈 4팀이 정해졌다. 속이 후련했다. 압박을 느끼던 일이었고 결과가 어찌됐건 마무리 되었으니까.


  이번 여행은 여행이라고 하기엔 참 빡빡한 일정이었다. 강의와 피칭의 연속이었고 아이디어회의와 멘토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사람들과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도 사업아이템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고 서로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덕분에 동남아의 상황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생겼다. 새로운 가능성도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알던 필리핀보다 더 발전한 필리핀을 만났다. 제 2의 고향이라고 여겼던 곳이 더 재밌는 곳으로 변했다. 물론 두테르테를 두고 생각해 본다면 발전하기가 참 힘든 곳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비지니스를 이어가는 이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필리핀의 그 여정도 이렇듯 마무리가 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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