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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선 Dec 30. 2023

사주명리학을 접하며

운명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4주 차 사주명리학 마지막 강의시간!

재능기부였지만 열정적인 강의를 해주신 강사님께 질문을 했다.

"강의 첫 시간에 사주명리학은 사람공부라고 하셨는데,

강사님은 이 공부를 하면서 어떤 점이 좋으셨어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생겼어요. 와이프와 딸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왜 저럴까? 답답하고 부딪치기도 했고..

  그런데 사주명리학을 공부하고 난 후에는 딸아이의 기질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외모상(관상, 언어, 옷)으로 깐깐하고 깔끔해 보였다. 

은퇴 후 한자와 사주명리학 공부를 하셨다는데. 옛 선비(?) 스타일이다.

성격도 비슷하지 않을까 추측이 된다. 그분의 사주는 모르지만..


50대가 되면 빈둥지증후군을 겪게 된다. 

경제적인 활동도 마무리하는 시기가 되고 자녀들도 성장해서 곁을 떠나거나 

떠날 준비를 한다. 3.40대에 치열하게 먹고사는 문제로 고민하고 매진하던 시기를 벗어난다.

그래서 공허하고 외로운 마음이 들고, 노후에 대한 두려움, 걱정도 생긴다.

남은 인생 무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나?

어떻게 극복할까? 방법을 찾으면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


'아이고, 내 팔자야. 나만 이런 걸까? 남들은 아무 걱정 없이 잘 사는 것 같은데... '

살면서 많이 내뱉었던 푸념이다. 내 뜻대로 되지 않은 일도 많았고

정말 열심히 했는데 인정을 받지 못해 속상했고, 질투나 오해로 괴롭기도 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가족 간 갈등과 오해도 있었다.


팔자라는 것이 정말 있는 걸까? 팔자는 바꿀 수 없는 걸까? 

숙명이라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거지 운명은 거지로 살아야 하고

타고난 재복이 있으면 아무것도 안 해도 부자로 살 수 있는 걸까? 

그렇다면 너무 불공평한 것 아닌가? 타고난 사주팔자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닌데..


인터넷에서 사주팔자와 운세를 보면서 때로는 희망을 품었고 실망도 했다. 

평생 두 번쯤 점집을 찾았던 것 같다. 아이들 학업과 나의 진로(퇴사를 고민할 때) 문제로.

맞는 것도 있었지만 전혀 엉터리 점도 있었다.


결혼할 때 엄마의 반대가 심했다. 죽어도 안된다며 머리를 싸매고 누우셨다.

그래도 딸이 결혼을 하겠다니...  몰래 점을 보신 모양이다. (이 사실은 결혼하고 훨씬 뒤에 알았다.)

점쟁이 말이 '결혼을 하면 낳은 자식이 훌륭하게 잘 될 것이다'였고

이 점괘가 엄마의 마음을 조금 누그러뜨려서 결혼 허락을 했다는 것이다.

그 점괘가 없었다면 결혼을 못할 뻔했다.

사주팔자에 대한 맹신도 전적으로 무시하는 것만도 정답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다.


사주명리학을 짧게 겉핥기식으로 배웠지만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사람(상대)에 대한 이해, 공부라는 점에서 그렇다.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이해의 마음이 부족했던 것을 시인하고 후회한다.

사주에 타고난 기질이 있는데..  이해하지 않고(못 하고) 내 방식과 기준에만 맞추려고 했다.

그 기질에 맞게 조금 더 기다려주고 이해해 줬으면 어땠을까?

'빨리빨리' '남보다 뒤처지면 안 되는데..' 하면서 걱정과 조바심이 앞섰다.

자유방임(너희들 인생이니 알아서 해!)했지만 내식대로 따라와 주길 더 원했다.

빨리빨리로 독촉하고 한심스럽게 바라보며 내쉬었던 나의 한숨소리에 

아이들이 받았을 상처를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들의 타고난 기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게 맞추려고만 욕심을 부렸으니

서로를 답답해했고 때론 상처를 준 것만 같다.

지금은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니 화를 내고 부딪칠 일이 줄어든다.

사주명리를 쪼금(?) 공부한 덕분이다. 그나마.


50대 이후에 사주명리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은 것도 비슷한 이유 같다.

50대가 되면 절반이 지난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내 뜻대로 되는 인생도 살았고 그 반대도 많았다.

내 뜻과 맞는 사람도 있었지만 죽어도 맞지 않는 사람도 많았다. 상대의 행동을 이해하지 않았고 못했다.

갈등과 힘듦, 이해부족은 사람공부가 부족했던 때문이다.

이 나이가 되어서야 여유가 생기고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이 참 좋다. 

배움에서 길을 찾고 남은 인생을 설계할 수 있어서.

운명은 숙명이 아니고 변화하는 것이다. 

타고난 운명에 순응할 것이 아니라 그 운명을 개척하고

부족한 운은 보충(보완)하면서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간디도 말했다.

'운명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스스로의 가치가 스스로의 운명이 된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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