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가방을 두고 내렸다.
분실물을 잊어버렸을 때 행동 요령
식겁했다.(뜻밖에 놀라 겁을 먹었다)
번거로울 뻔했는데... 천만다행이다. 휴~~
아침 일찍 천안에서 1호선 급행열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가산디지털역에서 내려 7호선 지하철로 환승해서 뚝섬유원지역에서 내렸다.
(서서 오느라) 선반 위에 작은 가방(백팩)을 올려 두고 짐을 담은 쇼핑백은 바닥에 두고 있었는데...
내릴 때 그만 선반 위 가방은 깜빡 잊어버리고 쇼핑백만 들고 내린 것이다.
그런 사실도 모른 채.. 유유히!!
근처 스타벅스에서 조각케이크를 사들고 집으로 향하던 중...
아뿔싸! 등이 허전하다. 가방이 없다.
급히 스타벅스로 가서 가방을 찾았는데.. 없다.
역으로 향했다. 속으로 가방을 잊어버리면 어쩌나 걱정 걱정하면서..
역무실에 가서 전후사정을 얘기했다. 5-1 정차칸 선반 위에 가방을 두고 내린 것 같다고..
역 개찰구를 통과할 때 가방을 메고 있었는지 CCTV를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역시 가방은 메지 않은 상태로 내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하철 선반 위에 두고 내린 것이 분명하다.
역무원께서 친절히 설명해 주셨다.
가방의 특징이며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적어달라고 했다.
혹시 가방에 신용카드가 들어있으면 카드사에 정지요청도 해야 한다면서.
도봉산역 역무실로 가방 분실물을 찾아봐달라고 연락해 주셨다.
지하철의 종착지는 도봉산역이고 역사에서 잠깐 멈추는 동안 청소를 하는데 그때 발견된 분실물이 있으면
챙겨둔다고 했다. 물론 다른 사람이 가지고 가버렸으면 찾을 도리가 없다는 말도 함께.
찾을 수 없으면 경찰청 유실물 종합관리시스템으로 신고를 하라면서 웹사이트를 알려주셨다.
로스트 112
열차가 종착지인 도봉산역에 도착하기까지 10여 분이 남았고 청소하고 분실물을 확인하기까지
20여 분을 역무실 앞에서 기다렸다.
초조한 기다림의 시간이 흐른다.
가방 안에는 지갑과 신분증, 약간의 현금이 있었고, 탁구라켓(케이스에 내 전화번호를 적어둔)이 있다.
분실하면 이것저것 번거로운 일이 생긴다.
제발.. 제발, 가방을 찾을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기다렸다.
얼마 후, 역무실로 연락이 왔다.
다행히 도봉산역에서 청소하던 중 선반 위에 있는 가방을 발견했고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도봉산역으로 향했다. 30여 분을 달려 도착하니... i센터에 가방이 있었다.
그곳 역무원분도 가방을 찾아서 천만다행이라고 기뻐해주셨다.
"감사합니다."
도봉산역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도 나와 비슷한 분이 있었다.
역에 도착하니 허겁지겁하다가 핸드폰이 의자 위에 빠진 것을 모르고 내릴 뻔한 분을
맞은편에 앉아있던 분이 큰 소리로 '핸드폰 갖고 내리라'라고 알려주었다.
모르고 그냥 내렸더라면 그도 나처럼 당황하고 크게 걱정했을 것이다.
왕복 1시간을 오가며 힘들었지만 가방을 찾았으니 다행이다.
애써주신 뚝섬유원지역과 도봉산역 역무원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집에 오니 온몸에 진이 다 빠진다.
아들에게 가방 잊어버린 사연을 얘기하니..
아무렇지 않은 듯 "요새 남의 물건 갖고 가는 사람 없는데... "한다.
아직 그런 경험이 없어서다.
"그래도 모르지? 남의 물건이라도 그냥 가져갈 수 있으니까 아들도 조심해. 잊어버리지 않게."
로스트 112(경찰청 웹사이트)에 보니 유실물도 많이 등록되어 있다.
잃어버린 물건들이다.
인천공항에서 발견된 커리어(여행용 가방), 작은 가방, 이런저런 잡다한 것들이.
'총기가 흐려졌다' 가끔(?) 이런 소리도 듣고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예전엔 기억력 좋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ㅠㅠ
깜빡 깜빡이 일상이다.
핸드폰이 안 보이면 이리저리 찾느라 정신이 없다.
방금 해야 할 일을 생각했는데 몇 분도 안 지나서 잊어버린다.
'정신 똑바로 챙겨야지..... 나이는 어쩔 수 없나?' 세월의 무상함이여~~
흐려지는 총기가 아쉽다. 그러니 더 단단히 정신줄(?)을 잡을 수밖에.. ㅠㅠ
경험은 소중하다. 그 경험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배울 점은 항상 있다.
이번의 경험을 통해
지하철에서 분실물을 잊어버렸을 때 행동 요령을 알게 되었다.
첫째. 가까운 역(내린 곳의) 역무실로 가서 확인한다. (분실물의 특징, 내용물 등을 써서 알려준다)
역무실간의 연락을 통해 분실물을 확인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찾을 수 있다.
(최종 종착역에서는 정차 후 청소를 하면서 분실물이 확인되면 역사 내 보관소에 보관한다)
둘째. 역무실에서 확인이 안 되면 로스트112(웹 사이트)에 분실물 신고를 한다.
끝으로. 로스트112에 등록된 습득물이 있는지 수시로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