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선 Jul 02. 2024

복식경기할 때 지켰으면 하는 것들

파트너에 대한 배려와 예의가 필요하다.

주 4회 탁구를 친다. 이틀은 야간반, 이틀은 주간반이다.

올림픽 나갈 것도 아닌데 이렇게 열심히 하는 것은 탁구를 즐기기 때문이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오늘은 주간반 개강일이다. 

운동하는 회원들은 어떨까? 분위기는? 

함께 운동하는 사람과 분위기가 중요하다. 나의 눈높이와 바람은.

호기심과 설렘을 안고 주민센터를 갔다.

몇 분이 와서 탁구를 치고 있다. 

"안녕하세요?"  큰 소리로 인사부터 한다.

모든 것이 낯선 신입회원은 인사만 잘해도 중간은 간다. 

무조건 눈 마주치는 회원에게는 인사를 한다. 

인사해서 손해 볼 일은 없고

인사는 사회생활의 기본이고 인사를 잘하는 것도 큰 장점이다. 

다행히 회원분들이 친절하고 환영도 해 준다.

코치선생님도 레슨을 성실히 해주시고 신입회원이라며 소개도 시켜준다.

이 정도면 열심히 운동도 하고 친해질 수 있겠다. 


레슨도 받고 열심히 랠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큰소리가 난다.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복식경기하는데.. 그건 아니지.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또 그러네. 기분 상하게.." 

수강등록할 때 봤던 나이가 좀 있고 목소리가 큰 왕언니다.

아마도 오래 탁구를 한 이 구역의 고참인 듯하다.

복식경기를 함께 했던 파트너에게 하는 말이다.

아마도 경기 중에 자신을 비키라고 한 것이 기분을 상하게 한 것 같다.

몇 번을 되뇌며 큰 소리를 낸다.

파트너였던 다른 언니는 우물우물 댓구도 않고 가만히 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이라도 한 걸까?

경기를 하다가 다툼이 있을 수 있겠구나 싶어 조마조마하다.

첫날부터 이건 뭐지?

계속 신경이 쓰인다. 잘 마무리가 되기를 바라본다.

다행히 사과도 화해도 없이 유야무야 끝이 났다.

다음에 두 분이 복식경기를 함께 할지는 두고 봐야겠다.

당분간은 서운한 마음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기에.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에서 서로 두 사람씩 짝을 지어서 하는 시합을 복식경기라고 한다.

단식경기는 나만 잘하면 되지만 복식경기는 나와 파트너의 호흡이 중요하다.

복식경기에서 선수들의 호흡은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단식 경기도 재밌지만 복식 경기도 좋아한다. 

마음에 맞는 편한 파트너를 만날 수 있다면.


나는 승부욕이 높은 편은 아니다. 평범한 보통 수준.

즐겁게 운동하고 기분 좋게 스트레스 풀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물론 이기면 기분이 좋고 지면 실망스럽고 속상하지만. 그러나 그뿐이다. 

잊어버리고 다음에 잘하면 된다.


복식경기를 할 때 마음 편한 파트너를 만나면 경기도 잘 풀린다. 

마음이 편하니 긴장감이 사라져서 그런가?

불편한 파트너와 경기를 같이 하게 되면 신경이 쓰이고 실력 발휘도 더 안된다.

실수도 더  많아지고.

세상만사. 마음 편한 것이 최고다.


"올려 올려. 올려야지~~ 아휴!! 때려요. 때려 ~~ "

복식경기를 하는 파트너 중에 이런 분이 꼭 있다.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도 속상한데 잔소리를 퍼부으니 사기도 떨어지고 실점을 하게 된다.

"나도 잘하고 싶다고요~오~~"

(나와는) 실력 차이도 별반 없는 것 같고 폼(자세)도 엉성한 것 같은데..

파트너가 되면 꼭 이런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하지만 기분이 상한다. 

본인은 더 실수를 많이 하면서... 웬 지적질?? 

반면, 실수를 해도 괜챤다고 다독여주고 잘한 것을 더 과하게 칭찬해 주는 파트너도 있다.

그럴 때는 더 잘해야지 생각이 들고 자신감도 생기고 집중을 하게 된다. 

내 파트너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게 되고 결과도 나쁘지 않다.


테니스


회사 다닐 때는 사내의 테니스 동우회에서 활동했다. 

친목도모도 하고 좋아하는 운동도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회원 중에 승부욕이 지나친(?) 분이 있었다. 

그와 파트너가 되면 시작 전부터 주눅이 들고 마음이 불편했다. 

실수나 실점을 하게 되면 그의 얼굴과 목소리가 달라졌다. 신경이 많이 쓰였다. 

복식경기를 할 때마다 매번 그랬던 것 같다.

다른 분들도 그와 파트너 되는 것을 꺼렸다. 

그의 지나친 승부욕을 잘 알고 있었기에.

경기는 질 때도 있고 이길 수도 있는 것인데

건강하고 즐길자고 하는 운동을 스트레스받으면서 했다.

복식경기를 할 때면 그는 피하고 싶은 파트너 1순위였다.


사람마다 승부욕의 정도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복식경기에서는 파트너에 대한 배려와 예의가 필요하다.

파트너도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하고 있는 것을 알아주고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파트너가 마음이 편해야 실력도 발휘하고

좋은 기분으로 운동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 편해야 운동도 인생도 편해진다.



지금 행복하자.

happy now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