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좋은 친구이자 경쟁자

형제자매는 부모님이 주신 좋은 친구이자 경쟁자.

by 김태선

“왜 형만 달걀부침해 주는데..?”

막내아들이 배고프다고 재촉하길래 대충 차려 먹이고 나니 뒤이어 큰아들이 밥 달라고 했다.

부리나케 달걀부침하는 모습을 막내아들에게 들킨 것인데 자기는 안 주고 형만 달걀부침을 준다는

질투와 불만이다.

“너는 빨리 밥 달라고 해서 달걀부침을 못 해준 거지.” 달래 보지만 소용없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당시 민망하고 황당했던 기억이다.

아들 둘 키우는 엄마는 반 깡패.

딸 둘은 금메달, 딸 아들은 은메달, 아들 둘은 목매달 이라는 소리와 동정(?)을 받았다.

아이들 어렸을 적..

한 뱃속에서 나온 아이 둘이 성격도 취향도 많이 다르다. 깨 벗고(알몸으로) 목욕도 하고 장난치던 모습이 귀엽고 흐뭇했는데 사춘기를 겪고는 말수도 줄고 얘기도 잘 안 하는 어색한 사이가 되었다.

형하고 인사해라. 악수해라고 해야 멋쩍게 반응한다. 왜 그럴까?

사연(우리가 모르는 둘 사이의 사건이 있었나?)을 물어봐도 아무 일 없다는 대답뿐이다. 형을 무서워하는 건가? 어렸을 때 싸우다가 된 통 혼이 났던 걸까? 둘 사이에 일어난 일을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오누이나 형제간에 몇 년씩 말을 안 해서 부모가

고민상담을 하는 방송을 볼 때면 그럴 수가 있나 생각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그런 사이가 될 줄이야! 가끔은 속상하고 결혼하면 괜챤아지겠지 하는 바람과 기대를 가져 본다.



오 남매 중 장녀이고 순번은 정확히 센터다. 위로 오빠 둘 아래로 여동생 둘!

IQ와 기질은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대물림이 된다는 말이 있던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부모님은 먹고사는 것이 바빠서 자식들을 잘 건사하지 못하셨다. 알아서 잘 자란 오 남매는 성격도 취향도 다르고 외모는 친가와 외가를 나눠서 닮았다.

집안의 대들보인 서열 1위 큰 오빠는 책임감이 강하고 카리스마가 있다. 대한민국의 장남으로서 그 책임감과 무게감을 느끼며 살고 있고 든든한 장남 덕분에 동생들은 늘 의지가 되고 믿고 따르기만 하면 된다.

둘째인 작은 오빠는 속 정은 깊지만 말수가 무지무지 적다. 속시원히 얘기를 털어놓지 않으니 호미로 막을

걱정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부담을 끼치기도 했다. (그 뒷수습을 큰 오빠가 많이 감당했던 것이 사실이다.)

엄마는 둘째 오빠를 늘 아픈 손가락이라 여겼다. 돌봐줘야 하고 어린아이처럼 달래줘야 하는 존재! 그런 엄마의 태도가 큰 오빠는 불만이었다. 감싸니까 자꾸 엇나가는 것이라고~ (예전엔 그랬다.)

그러나 엄마는 부족해도 내 자식인데 누가 감싸냐며 오히려 큰 오빠를 나무랐다.

그런 엄마에게 큰 오빠는 서운함과 억울한 감정이 있는 듯하고 가끔 그런 내심을 표현한다.

여동생과 나의 성격과 취향도 많이 다르다. 내성적이고 말수 적은 나와 말이 많고 외향적인 여동생.

방 청소 안 한다고 몰래 내 옷 입고 간다며 사소한 문제로 토닥거렸다. 여동생은 아무렇지 않아 했고

혼자 속상해하고 화가 나서 동동거렸다.

다툼이 있을 때면 엄마는 늘 여동생 편을 들었던 것 같고 꼭 한 마디를 덧붙였다.

“너는 니 애비 닮아서 성격이 그렇다고.” 속 썩이고 밉던 남편의 흠을 (외모와 성격을 빼닮은) 내게 화풀이한 것이었고 그 말에 상처받고 서러워하며 여동생을 미워하고 시기. 질투했다. 여동생은 외모와 성격, 식성까지 엄마를 닮고 공부도 잘해서 편애한다고 오해(?)하면서..


지난 옛 얘기를 하면서 놀란 적이 있다.

내 기억에는 엄마가 여동생을 더 챙기고 예뻐했던 것 같은데

여동생은 오히려 엄마가 언니만 예뻐하고 옷 사주고 자기는 물려받은 헌 옷만 입었다고 기억했다.

형제자매간에도 성격이 잘 맞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우리 집은 큰 오빠와 여동생이 잘 맞고 둘째 오빠와 내가 비슷하고 막내 여동생은 중립이다. 결혼 후에도 이런 성격과 관계는 그대로 지속하는 것 같다.

family-g9fa5e89d0_640.png

부모님이 늘 당부하는 말씀은

"다른 거 필요 없고 형제간 우애 있게 지내는 것이 제일 큰 바람이다."

어느 집은 형제간에 원수가 되었다고 하더라.

부모 죽고 나서는 형제간에 왕래도 안 한다더라.

이런저런 지인들의 얘기를 듣고는 걱정이 반, 당부가 반이다.

형제자매가 조금 안색이 이상해도 걱정을 하신다. 서로 작은 다툼이라도 있었나 싶어서!

이제는 두 아들에게 부모님의 얘기를 똑 같이 하고 있다.

“엄마 아빠 죽고 나면 울 아들 둘 뿐이니까 사이좋게 잘 지내야 한다.

결혼해서도 형제간에 우애하고.. 그것이 엄마 소원이다."


형제자매는 좋은 친구이자 경쟁자이다.

부모님이 세상에 남겨 주신 친구이며 경쟁자인 형제자매와 오래도록 화목하게 잘 살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울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