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후, 여행에서 알게 된 한 문장의 힘
얼마 전 남편과 함께 중국 장가계 여행을 다녀왔다.
젊을 때는 늘 바쁘다는 이유로, 나중에 가자며 미뤄두었던 여행이었다.
오십을 넘기고 나서야 “지금 아니면 또 언제 갈까”라는 마음으로 떠난 길이었다.
여행지로 이동하는 관광버스에 올라탔을 때였다.
버스 앞 유리창에 큼지막하게 적힌 문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인생 뭐 있어?”
순간 웃음이 났다.
너무 툭 던진 말 같아서, 너무 가벼워 보여서.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이 여행 내내, 그리고 여행이 끝난 지금까지도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
웅장한 풍경 앞에서 작아진 욕심들
장가계의 산은 말 그대로 압도적이었다.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자, 그동안 내가 붙잡고 있던 고민들이
참 사소하게 느껴졌다.
‘그 일은 꼭 그렇게까지 애써야 했을까?’
‘남들보다 뒤처질까 봐 왜 그렇게 불안해했을까?’
평생을 아등바등 살았다.
가족을 위해서, 아이를 위해서,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쉬는 날에도 마음은 늘 바빴고, 잠시 멈추면 괜히 죄책감이 들었다.
그런데 높은 산 위에 서 있으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란 게 정말 별것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50대 이후에야 보이는 것들
젊을 때는 몰랐다.
인생이 얼마나 단순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행복이 얼마나 소박한 곳에 있는지.
50대 이후에 여행을 해보니 알겠더라.
비싼 옷도, 큰 집도, 남들의 부러움도
그 순간의 바람과 햇살, 옆에 있는 사람 하나면 충분하다는 걸.
건강하면 감사하고,
같이 웃을 사람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고,
오늘 하루 무사히 지나갔으면 그걸로 충분한 하루.
그런데 우리는 왜 그렇게
‘나중에’를 미루며 살아왔을까.
너무 많이 참으며 살아온 우리에게
“조금만 더 참자.”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야.”
“남들 다 이렇게 살아.”
그 말들 속에서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자신을 뒤로 미뤄왔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 뭐 있어? 꼭 이렇게까지 힘들어야 했을까?”
그 문장은 포기처럼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다독이는 말 같았다.
이제는 조금 내려놓아도 괜찮다고,
이제는 나를 위해 살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오십 이후의 삶은 달라도 괜찮다
오십 이후의 삶은
젊을 때와 같을 필요가 없다.
더 빨리 가지 않아도 되고,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되고,
모든 걸 증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하루에 한 번 웃을 수 있다면,
오늘 밤 편안히 잠들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살고 있는 인생이다.
아등바등 살지 말고,
조금은 즐기며,
조금은 느리게 살아도 괜찮은 나이.
“인생 뭐 있어?”라는 말이 위로가 되는 순간
여행 버스 앞에 적혀 있던
그 단순한 한 문장.
“인생 뭐 있어?”
이제는 그 말이
체념이 아니라 위로로 다가온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오십 이후의 당신에게도
그 말이 조금은 가볍게,
조금은 따뜻하게 닿았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만큼은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
인생, 생각보다
별거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