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변신은 무죄?

난생처음 강남에서 메이크업을 받다.

by 김태선


강남에서 메이크업을 받아본 건, 정말 난생처음이다.

그것도 무려 결혼식 이후 30여만이라니…

특별한 경험이었다.


조카 덕분이다.

조카가 블로그 체험단에 신청했는데 운 좋게 당첨이 되었고,

덕분에 남편과 같이 ‘혼주 메이크업’을 무료로 받아보는 특별한 기회를 얻었다.

올 11월에 아들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어 미리 예행연습을 하게 된 셈.


사실 처음엔 “내가 이런 걸 받아도 되나?” 싶은 마음도 컸다.

돈(?)을 내고 메이크업을 받기는 부담스럽고..

아들 결혼식 때나 메이크업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직장을 퇴사한 후에는

평소 화장이라고 해봐야 기초에 립스틱 정도였으니,

강남 메이크업숍은 나와는 조금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조금은 어색한 마음으로 찾은 곳이 바로 C&K 187.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이곳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남달랐다.

신논현역에서 도보로 채 10분이 되지 않은 곳이다.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공간, 그리고 무엇보다 직원분들의 친절한 응대 덕분에

긴장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먼저 헤어를 손질했다. 평생을 긴 머리를 한 적이 없이 단발이나 커트로 살아왔는데..

아들 결혼식을 앞두고 머리를 올려야 하나? 고민하면서

일단 머리를 기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디자이너 분이 올림머리보다 단발이 더 자연스럽고 어울린다고 하셨다.

"휴.. 다행. 올림머리는 부담이고 머리 기르는 것도 인내심이 필요한데..."

O.K 너무 좋아요~~


이어서 메이크업.

메이크업은 생각보다 훨씬 섬세했다.

단순히 화장을 ‘해준다’는 느낌이 아니라,

내 얼굴을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가장 자연스럽고 품격 있게 보일 수 있는

방향을 찾아주는 과정이었다.

피부 톤에 맞춘 베이스부터 눈매를 살리는 포인트까지,

전문가의 손길이 닿으니 거울 속 얼굴이 점점 달라지는 게 느껴졌다.

"너무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해 주세요~~" 나의 바람이었다.

인상적이었던 건 ‘과하지 않음’이었다.


%EB%A9%94%EC%9D%B4%ED%81%AC%EC%97%85.jpg?type=w773


혼주 메이크업이라고 하면 왠지 진하고 부담스러울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자연스럽고 단정하면서도 훨씬 또렷해 보이는 느낌이었다.

“아, 이게 전문가의 차이구나” 싶었다.

메이크업이 끝나고 거울을 봤을 때, 솔직히 조금 낯설었다.

그런데 그 낯섦이 싫지 않았다.


"오~~ 예뻐요. 십 년은 젊어 보이네... "

ㅋㅋ 만족 만족~~ 조카도 남편도 옆에서 예쁘다고 한다.

가족 단톡방에 사진을 올리니... 반응이 폭발적(?)


'머리 스타일이 여자 아나운서 스타일이다. 고상해 보인다..

'형부는 국회의원 필이다. 출마하셔야겠다.

'둘이 리마인드 웨딩사진이라도 찍어야 하는 것 아니냐.

'회춘하셨네요.. (둘째 아들)

한바탕 사진과 반응으로 단톡방이 시끌시끌.


메이크업한 나의 모습을 보니

‘내가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하는 새로운 발견 같은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생소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이랄까.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꾸미는 일에서 멀어졌는데,

오늘만큼은 다시 한번 ‘나를 돌보는 즐거움’을 느꼈다.


강남까지 가서 메이크업을 받는 일이 내 삶에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이런 경험을 하게 되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가끔은 이렇게 새로운 시도(호사를 누려보는 것도?)를 해보는 것도

참 좋다는 걸 느꼈다.

혹시 나처럼 “이 나이에 무슨 메이크업이야”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한 번쯤 경험해 보시길 추천드리고 싶다.

여동생들도 변신한 내 모습을 보고는 자신들도 하고 싶다고 난리다.


단순히 예뻐지는 걸 넘어서, 잊고 있던 자신을 다시 만나는 시간이 될 수도 있으니까.

30여 년 만에 받아본 메이크업, 생각보다 훨씬 특별했고…

오래 기억에 남을 하루였다.


%EB%A9%94%EC%9D%B4%ED%81%AC%EC%97%852.jpg?type=w773 여자의 변신은 무죄

여자의 변신은 무죄.

고로, 오늘 나의 변신도 무죄(?)다.




작가의 이전글자식에게 반드시 해줘야 할 3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