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뿌린 말의 씨들은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추신수, 네티즌 고소 사건을 보며

by 김태선


요즘 온라인 세상을 보다 보면, 이런 생각이 자주 듭니다.

“말이 이렇게까지 가볍고 거칠어졌을까..."


%EA%B8%B0%EC%82%AC%EC%BA%A1%EC%B2%98.JPG?type=w773 관련기사 캡처(한국경제 26.4.15일 자)


최근 추신수 씨가 악성 댓글 작성자 40여 명을 고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한번 이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단순한 비판을 넘어, 가족까지 향한 도를 넘는 공격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추신수 씨 측은 유튜브와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욕설과 비방을 남긴

네티즌 47명을 모욕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특히 일부 댓글에는 그의 자녀들까지 언급하며 병역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부분이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산 이유이기도 합니다.


공인에 대한 비판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가족, 특히 자녀까지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추신수 씨 측은 그동안 상당 기간 이 상황을 참아왔다고 밝혔습니다.

“공인으로서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인내해 왔지만,

최근에는 그 수위가 점점 더 높아졌습니다.

아내와 자녀의 개인 SNS에까지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이 이어지고,

실명을 거론한 모욕이 반복되면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그는 법적 대응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합의나 선처 없이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한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말은 과연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익명성 뒤에 숨어 쉽게 말을 던집니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실에서는 하지 않을 표현도 거리낌 없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그 말은 결코 공중에 흩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상처로 남고, 때로는 삶 자체를 흔들기도 합니다.

특히 이번 사례처럼 가족까지 공격하는 경우, 그 영향은 훨씬 더 깊어집니다.

당사자가 아닌 주변 사람들까지 고통을 받게 되고, 그 상처는 쉽게 회복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악성 댓글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참는 것이 미덕’이 아닌 시대가 된 것입니다.


한편,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쉽게 누군가를 비난하고, 공격하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잃고 있는 걸까요.

비판과 비난은 다릅니다.

비판은 개선을 위한 것이지만, 비난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것입니다.

그 경계가 무너질 때, 결국 피해는 모두에게 돌아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 번쯤은 돌아보게 됩니다.

전화.jpg 나는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나는 온라인에서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그 말이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로 전달되고 있는지 말입니다.

말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힘은, 때로는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금 더 신중한 말 한마디 아닐까요.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조용히 읊조리며 나의 말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 이해인 수녀 시 '말을 위한 기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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