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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선 Dec 11. 2023

이제야 부모 마음을 알겠네요

작가의 서랍에서 꺼내 본 글..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 하고 둘이 앉아 옛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 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에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리라. 

 박목월 시인의 "부모"라는 시인데요.  

부모가 된 후에야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시의 의미를 저도 지금에서야 알 것 같습니다. 

두 아들을 키우면서.. 


어제는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하루였습니다. 

큰 아들 녀석이 수학 인증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기쁨을 주었는데요. 

퇴근길에 피자랑 햄버거를 사 갖고 가서 칭찬을 해주면서 자식 키우는 재미와 보람을 만끽했답니다.

자그마한 입속에 연신 피자를 오물거리면서 맛있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는 모습은 바라만 봐도 배를 

부르게 했는데요. 


저녁 운동을 하고 늦게 현관문을 열고 막 들어가는 순간, 큰 아이가 엄마 하며 뛰어나오다 실수로 

작은 아이의 발을 의자로 스쳤는지, 작은 아이가 후다닥 따라오면서 형의 어깨를 한 대 때립니다. 

이에 질세라 형도 한 대, 서로 한 대씩 치고받고.. 둘 다 현관 밖으로 쫓아버리고 문을 잠가버렸죠. 

저 자신도 너무 화가 나서 감정조절이 안 되더라고요.

그러기를 몇 분, 보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달래서 들어온 아이에게 매 갖고 오라고 했죠. 

전날도 싸워서 앞으로는 싸우면 무조건 다섯 대씩 때릴 거라고 약속을 해 두었거든요.

큰 아이가 들고 온 효자손(할아버지의 등 긁게)으로 엉덩이 다섯 대 싹을 때렸어요. 

눈물을 참고 있는 아이들에게 왜 싸우게 되었는지 각자 공책에 쓰라고 했습니다. 

큰 아이는 자신이 조심성이 없어서 실수한 것 같다고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쓰고 

작은 아이는 형아하고 싸운 것이 잘못된 것 같다고 썼더라고요.


엉덩이를 때려놓고는 갑자기 친정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저도 두 살 아래 여동생과 엄청 싸웠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말이죠. 방 어질렀다고 싸우고 내 옷 입고 갔다고 싸우고.. 

그땐 왜 그리 싸웠는지..

철없던 행동에 엄마도 지금 나처럼 많이 속상했겠구나 생각하니 더 후회되고 눈물이 솟구치더라고요.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으니 자꾸 눈물이 솟아 화장실 가서 숨죽여 한참을 울었어요. 

방에 들어오니 철없는 

우리 둘째 아들 왈, "엄마, 화장실에서 뭐 했어?" 알고 하는 소린 지 모르고 하는 소린지..


 저는 아이를 혼내고 나서는 꼭 껴안아 주면서 마음을 풀어줍니다. 

엉덩이에 약을 발라주고 누워서 꼭 안아주며 이렇게 말했어요. 

"너네 엉덩이 아픈 것 백 배, 천 배 엄마 마음은 더 아파. 싸우기 전에 조금 더 생각해 주라. 

 너희들 싸우면 엄마가 너무 속상해. 


우스개 소리로 불효자가 가장 즐겨 부르는 노래는 "불효자는 웁니다" 

아내에게 잘못하는 남편이 부르는 노래는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라고 합니다. 

부모님 살아생전에 마음 편히 해 드려야 하는데 철없는 자식은 항상 자신이 먼저 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 돌아가신 후에 불효자는 웁니다 부르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할 텐데.. 

오늘 밤은 친정엄마 생각에 잠을 뒤척일 것 같습니다.  


                                                                              작가의 서랍에서 꺼내 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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