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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호 Sep 08. 2017

다가오는 그 남자, 진심일까?

장난인가? 아님 아무 생각이 없나?



이성이 갑자기 나에게 다가와 친근감을 표시하거나 친절을 베풀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줄곧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나?라는 의구심과 의심을 품게 된다. 만약 그 이성이 마음에 없거나 이성으로서 호감이 생기지 않는다면 더 깊게 고민할 필요도 없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아무리 그 이성이 나와 친해지고 연인으로 발전하고 싶어 한다고 해도 내가 그 사람에게 마음이 없으니 더 고민할 것도 없이 그저 친절한 사람이구나 하고 넘어가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그 사람의 호의와 친절이 싫지 않고 더 나아가 나에게 오는 호감이 나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 사람의 친절에 목말라하고 친절 그 이상이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고 그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의미를 찾으려 하게 된다. 나에게 호감을 표현하거나 가까워지기 위해 하는 행동 명백한 행동들이 과연 사람대 사람으로서, 동료대 동료로서, 친구대 친구로서 베푸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예의인 것인지 아니면 정말 나에게 이성으로서 호감을 느끼고 다가오는 것인지 구분을 하고 싶어 하게 된다.




Y양의 상황이 그렇다.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한 이 남자, 어느 순간 Y양의 마음에 들어와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Y양은 이 남자를 마음에서 내보내고 싶지도 않고 되려 남자의 마음에 Y양이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하고 있다. 우선,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순간이 왔음에 축하를 드린다. 연애를 전혀 해 보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정말 연애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운 정도의 연애 경험만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연애 경험이 없다고 말 한 Y양에게 따뜻한 봄날을 남자 친구와 함께 보낼 수 있었으면 한다. 



얼마 알게 되지 않은 남자가 Y양에게 친절을 베풀기 시작했고 알게 모르게 스킨십도 하고 있다. 친절한 말들을 건네고 따뜻한 시선과 화사한 미소를 Y양에게 보내고 있는데 이 남자가 과연 Y양을 정말 좋아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아닌지 Y양이 헷갈리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Y양이나 나에게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면 아마 연애 때문에  가슴 아파할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능력이 있었다면 연애나 사랑이 재미가 없어질 지도 모르겠다. 그 남자가 Y양을 정말 좋아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회에서 만난 좋은 동생이라는 생각에 그런 행동을 하는지 딱 집어 이렇다 저렇다 말해 줄 방법은 없다. 


남자가 워낙 성격이 좋고 이성과의 스킨십도 자연스럽게 하는 사람일 수도 있는 것이고 아니면 정말 Y양이 좋아서 그런 행동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 사람마다 다르고 남자마다 다르고 여자마다 다르다. 자라온 환경, 그 사람의 가치관, 생각, 버릇, 습관, 연애관 등등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통상적이라는 말이 있고 평균이라는 말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높은 횟수로 반복하는 행동들, 그 특정한 행동들이 가지는 통상적으로 사회 속에서 받아들여지는 의미가 있다. Y양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그 남자의 모습을 통상이라는 단어를 써서 설명을 해 보면 분명 Y 씨에게 관심이 있는 걸로 보인다. 아무리 남자가 늑대라는 평을 듣고 다닌다고 해도 나름 사회성이라는 것이 있고 사회적 교육을 받으며 자라는 동물들이기에 자신들이 하는 행동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생각을 하고 살아간다. 남자들이 마냥 동물은 아니다.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떠나서 Y양에게 어깨동무를 했다는 것은 Y양에게 관심이 있어 보인다고 해석이 된다.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통상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남자들 사이에서 알려진 통상적인 남자의 본능이 있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여성에게는 과도한 친절을 베풀지 않고 적절한 선을 넘는 스킨십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남자가 Y양에게 관심이 없다면 화사한 미소도, 챙겨주는 듯한 말과 행동도, 그리고 결정적으로 얼마 되지 않은 사이의 이성 간에 하지 않는 어깨동무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깨동무는 어느 정도 친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게 사회적인 통념이고 사람들이 친하지 않은 사람과는 하기 꺼려하는 행동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Y양이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좋을 듯하다. 다만, 사람이 언제나 긍정적인 면만을 보고 살아갈 수는 없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는 없다. 




환전소에 가보면 위조지폐를 감별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누가 봐도 완벽하게 위조지폐가 아님에도 환전소에서는 무조건적으로 그 장치를 이용해 위조지폐인지 아닌지 감별을 하고 환전을 해 준다. Y양도 이 사람과의 만남과 관계에 들떠 시야가 흐려지기 전에 이런 일련의 절차를 밟아 보는 게 옳을 듯하다. 돌다리도 두드려 본다 하지 않는가. 다음에 나올 이야기들은 Y양이 약간은 긍정과는 거리를 두고 생각을 해 봐야 할 문제들이다. 다만, 이럴 수도 있다는 것이지 둘의 상황은 매우 긍정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남자가 이미 30이 넘은 나이다. 나이가 30이 넘었고 둘의 나이차가 있어서 좋아하면 안 된다는 말은 아니다. 30이 넘은 남자도 사람이기에 20대 여자가 충분히 좋아해도 된다. 하지만 30대 남자들이 가지는 통상적인 이미지가 있다. 아니 어찌 보면 편견일 수 있겠다. Y양이 만나고 있는 그 남자, 하는 행동들은 통상적이고 편견을 가지고 바라 본 30대 남자의 모습일 수 있다. (이는 어디까지 통상적이고 편견일 수 있다. 그 남자는 이 범주 안에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 남자가 30대를 넘어가면 여자에게 다가가는 일을 부담 없이 하게 된다. 20대 초중반의 남자들이 자신이 너무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떨어가면서 고백하는 것과는 다르게 이런 과정을 겪고 연애를 하고 이별을 경험한 30대의 남자들은 뭐랄까... 노련하다고 할까. 한 번의 연애를 했건, 다수의 연애를 했건 긴 연애를 한 번이라도 연애를 제대로 해 본 남자들은 어느 정도 여자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이성과의 관계에 내성도 생기게 된다. 




지금 Y양에게 다가오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그렇다.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는 더 만나보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너무 섣부르게 지금 아니면 이 남자가 떠날 것 같고, 지금 당장이라도 연인이 되어 손 맞잡고 거리를 거닐고 싶겠지만 조금은 이성을 사용하여 지금의 상황을 바라 볼 필요가 있다.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지는 더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Y양에게 어깨동무를 했다는 건 이 남자가 매우 높은 노련함을 갖춘 남자로 보인다. 물론 Y양이 이 남자를 편하게 해 주고 더 다가 올 수록 자신도 모르게 더 친근하게 대해 주었기에 가능했을 수도 있다. 잘 생각해 보고 조금 더 관찰해 보도록 하자 과연 이 남자가 원래 여성들에게 편하게 다가가고 스킨십을 매우 자연스럽게 하는 남자인지를. 그 사람 성격이 원래 그래서 이 여자 저 여자한테 그러는 남자 일 수도 있다. 





남자가 먼저 연락을 해오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일 수 있다. Y양 말대로 Y양을 그저 아는 동생, 친한 동생으로 인식해서 만났을 때만 친절을 베풀고 호감을 표시하는 것일 수 있다. 사회적인 행동으로서 말이다. 하지만 다른 식으로 생각을 해 보면 Y양이 정말 마음에 들어 먼저 다가오기를 머뭇거리는 것일 수도 있다. Y양 또한 그 남자를 친한 오빠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서 괜히 사적으로 다가갔다가 Y양이 부담을 가지고 도망갈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선뜻 연락을 못 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일지 알아내는 방법은 더 기다려 보며 상황을 지켜보던가 Y양이 먼저 연락을 해 보는 방법이 있다.  혹시 제가 잘 못 생각해서 먼저 연락했다 그 남자가 부담 느낄까 봐, 그래서 저는 먼저 연락할 마음이 없습니다.라고 한 다면 할 말은 없다. 그래도 말을 좀 해 보면 남자들이 의외로 먼저 연락을 해 주는 여자들에게 고마워하고 반가워하고 용기를 얻기도 한다. 정말 왜 이 남자가 나랑 연락을 먼저 안 하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먼저 연락을 해도 누가 붙잡아 가거나 남자가 퉁명스럽게 연락하지 말라고 딱 잘라 말하지도 않을 것이니 걱정 말고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 보도록 하자. 게다가 연락을 하기 시작하고 연락이 지속되다 보면 이 남자가 정말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종합해  보면 Y양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천천히 하지만 당당하게 겁먹지 말고 이번 만남을 잘 이어나가 보라는 것이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다급해할 필요도 없다. 이 남자가 정말 나를 좋아한다면 걱정할 게 없다 언젠가는 알아서 고백을 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천천히 가야 하는 이유는 남자가 바람둥이인지, 30대의 노련함으로 Y양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만 하고 떠날 남자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이 주는 사탕은 덥석 무는 게 아니다. 아직 둘이 만나지 정말 얼마 되지도 않았고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단계다. 서로를 알아가다 보면 남자의 마음을 Y양이 알아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알아 가는 단계에서 Y양이 너무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다 보면 남자가 지쳐 떨어져 나갈 수 있다. 그 남자가 보여 준 적극적인 모습처럼 그저 호응해 주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먼저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남자가 용기를 낼 수도 있다. 남자가 고백을 하지 않는 이유는 남자가 여자에게 차일 때 느끼는 그 고통은 나라를 잃은 그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남자가 여자에게 정말 마음이 있을 때는 언제나 조심하게 되고 고백을 최대한 뒤로 미루려 한다. 그 남자와 정말 잘 되고 싶다면 쿵작을 맞춰 주도록 해 보자. 남자가 다가올 때 잘 받아주고 남자가 다가오지 않을 땐 먼저 다가도 가보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더 친해지고 가까워져 있는 둘의 관계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만약 둘이 잘 되지 않는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다음번에 찾아오게 될 비슷한 일에 대해서 조금 더 노련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험을 얻을 수 있다. 그것도 아닌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상황이니 지금 상황을 최대한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자 친구, 진작에, 유무 여부는 확인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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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 사랑을 하는 걸까 연애를 하는 걸까 

저자 : Ko Ho

http://www.bookk.co.kr/book/view/20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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