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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호

단언컨대 호텔에서 내 최고의 시간은 4층의 웨이터들을 도우러 갈 때였다. 작은 식료품 창고에서 일을 했는데 엘리베이터 통로로 카페테리아와 의사전달을 했었다. 지하에 비하면 기분 좋을 정도로 시원했다, 주로 식기구와 유리잔을 광 내는 일이었는데, 인간다운 작업이었다. 발렌틴, 이 웨이터는, 예절이 바르고, 둘이 있을 때는 거의 나를 동급으로 대해 주었다, 다른 사람들이 앞에서는 거칠게 말해야만 했는데, 웨이터들은 접시닦이들에게 친절함을 베풀어서는 안 됐기 때문이다. 가끔 그가 괜찮은 수입을 얻은 날에는 팁으로 5프랑을 나에게 주고는 했다. 그는 곱상한 외모에, 24살의 나이에도 18살처럼 보였다, 그리고 다른 웨이터들이 그렇듯, 그도 자기관리를 잘했고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잘 알았다. 연미복과 하얀 넥타이, 부드러운 갈색머리와 생기 넘치는 얼굴, 그는 꼭 이튼학교의 학생처럼 보였다. 다른 점은 그는 열두 살부터 스스로 먹고 살아왔고 실로 시궁창부터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거였다. 여권 없이 이탈리아 국경에서 장사도 했고, 북쪽 대로에서 수레를 끌고 밤을 팔았다, 런던에서는 허가증 없이 일을 하다 50일 동안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으며, 어느 호텔에서는 늙은 갑부 여자에게 몸을 팔아야 했는데, 그에게 선물로 다이아몬드를 주고는 나중에 도둑질 해 갔다며 그를 고소했다. 그의 경험들 중 일부가 이랬다. 쉬는 시간 엘리베이터 통로 옆에서 담배를 피우며 그와 대화를 나누는 게 나는 즐거웠었다.


즐겁지 않은 날은 식당에서 설거지를 할 때였다. 접시는 주방에서 해결해서 내가 닦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른 식기구들, 은제품, 포크, 칼 그리고 유리잔들을 닦아야 했다, 별러 어렵진 않았지만, 13시간을 일해야 했고, 하루에 30장에서 40장의 행주를 썼다. 프랑스에서 쓰는 구시대적 방법은 설거지를 갑절로 만들었다. 접시걸이는 거의 쓰이지 않았고, 주방 비누도 없었다, 당밀 비누만 있었는데, 프랑스의 센물에서는 거품도 일지 않았다. 더럽고 사람들로 가득 찬 식료품 저장고와 부엌이 붙어 있는 굴에서 일을 했다, 식당으로 곧장 통로가 이어져있었다. 설거지 외에도, 웨이터들에게 음식을 가져다주고 시중을 들어야 했다, 대부분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무례하고 버릇이 없었다, 상식선의 정중함을 얻기 위해 주먹도 몇 번이고 사용해야만 했다. 보통 그곳에서 설거지를 하는 사람은 여자였는데, 웨이터들은 그녀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더럽고 작은 부엌을 훑어보는 건 즐거웠다, 우리와 식당사이에 이중문 하나밖에 없었다는 게 놀랍기도 했다. 화려하게 차려 입고 앉아있는 손님들, 점 하나 없는 식탁보, 꽃병들, 거울과 천장을 두른 장식과 천사들로 찬 그림들, 그리고 단지 몇 발자국 떨어진, 이 곳에서 우리들의 역겨운 오물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정말 메스꺼울 정도로 불결했다. 저녁때까지는 바닥을 닦을 시간이 없어서, 양배추 입사귀, 찢긴 종이, 뭉개진 음식들과 비눗물이 섞인 복합물 바닥을 미끄러지듯 헤치고 다녔다. 많은 웨이터들은 상의를 벗고, 젖은 겨드랑이 부분을 보여주며 다녔다, 식탁에 앉아 엄지손가락은 크림 병에 담가 둔 채 샐러드를 비볐다. 그곳은 땀냄새와 음식 냄새가 섞여 더러운 냄새를 풍겼다. 모든 천장 안의 그릇들 뒤에는, 웨이터들이 훔쳐 둔 지저분한 음식들이 쌓여 있었다. 싱크대는 두 개 밖에 없었고, 세면대는 없었다, 웨이터들에게 헹궈진 그릇들이 올라오는 싱크대에 하는 세수는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손님들은 이런 걸 하나도 볼 수가 없었다. 식당 문 밖에는 거울과 코코넛 발이 달려 있었고, 웨이터들은 몸치장을 하고는 청결함을 담은 그림처럼 식당으로 들어갔다.


호텔 식당으로 들어가는 웨이터들을 보는 건 꽤나 교훈을 주는 광경이다. 문을 지나는 순간 그들에게 급격한 변화가 찾아온다. 어깨자세가 변한다, 더러움, 급함, 짜증을 모두 단번에 털어낸다. 목사 같은 근엄한 얼굴로 카펫 위를 공기같이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부지배인이 기억이 나는데, 불같은 성질의 이탈리아 사람이었다, 식당으로 나가는 문 옆에 멈춰 서서는 와인병을 깬 수습생에게 일장연설을 했다. 머리 위로 올린 손을 떨면서 소리를 쳐댔다(운이 좋겠도 거의 방음이 됐다)


'말해 봐라- 너 스스로를 웨이터라 부를 수 있겠냐, 피도 안 마른 자식아? 정신 차려! 네 엄마가 사는 창녀 굴의 바닥을 닦는 게 아니라고. 기둥서방 자식아!'


욕으로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그는 문 쪽으로 돌아섰다. 문을 열며 톰 존스의 인물 스콰이어 웨스턴이 했던 것처럼 마지막 모욕을 가했다.


그러고는 식당으로 들어가 접시를 들고는 항해하듯 가로질러 나아갔다, 한 마리의 백조처럼 우아하게. 십 초 후에는 경건한 자세로 손님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의 인사와 미소, 그 숙련된 웨이터의 상냥한 미소를 보고 나면, 손님이 이런 귀족을 자신에게 봉사하게 만들어 면목이 없어지겠구나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게 된다.


설거지는 지독히도 혐오스러운 일이었다-어렵진 않다, 하지만 굉장히 지루하고 하찮다. 누군가 이 직업에 몇십 년을 소비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무서워진다. 내가 대체한 여자는 60대 전후였는데, 일 년 내내, 하루 13시간을 싱크대에 앞에 서서, 일주일간 6일을 일했다, 그녀는, 게다가, 웨이터들에게 지긋지긋하게 괴롭힘도 당했다. 한 때 여배우였다고는 하는데-사실, 내 예상에는, 창녀가 아녔을까 한다, 대부분의 창녀들은 파출부가 된다. 그녀의 나이와 삶에도 불구하고 검게 칠한 눈과 20세 소녀 같은 화장, 밝은 금색 가발을 쓴 그녀를 보면 묘한기분이 들었다. 확실히 일주일 78시간의 노동 조차도 누군가에겐 약간의 활력은 남겨 주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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