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지 않는다고 해서 사랑이 아닌 건 아니다.
사랑한다고 해서 마음이 꼭 설레어하는 건 아니다. 우리는 착각한다. 설렘이 사라지면 사랑도 사라지는 줄 안다. 하지만 우리는 두근 거리는 마음이 없더라도 누군가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은 가족이다. 가족과 연 끊을 정도의 문제가 없다면 누구나 가족을 사랑한다. 하지만 가족에게 설렘을 바라지 않는다. 단지 그들이 언제나 내 곁에서 행복하고 나도 그들 곁에서 행복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가족에게 설레지 않는다고 해서 사랑을 안 하는 게 안 하듯, 연애, 결혼 또한 똑같다. 그 사람이 내 곁에 있어주고 내가 그 사람 곁에 있을 때 행복하다면 그건 사랑이다. 두근 거림으로 사랑의 척도를 따질 수 없다. 그 사람이 떠나지 않고 내 곁에 있을 때 소중함을 느낀다면, 그 사람이 곁에 있어 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면 당신은 그 누구보다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가족에게 사랑 표현이 가장 인색하다. 언제나 함께 했기에 말하지 않아도 당연하다 느끼기 때문일 수 있다. 표현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건강을 챙기고 식사를 했는지 물으며 중요한 순간에는 당연히 함께 하려 한다. 언제가 되었든 가족과 함께 하고 싶어 하는 게 우리의 마음이다.
떠나면 슬프고 다른 사람을 만나면 질투심이 일어난다면 그건 사랑이다. 좋은 일이 있으면 그 사람이 생각나고 함께 하고 싶다면 그건 사랑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역설이지만, 사랑 그 단어가 입에서 쉽사리 나오지 않음에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건 진심으로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 될 수 있다.
세간이 만들어 낸 사랑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갖지 말자. 사랑의 형태도 다양하고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이 사람을 사랑하는 감정을 처음 느꼈기에 사랑인지 아닌지 혼란이 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사람과 함께 평생을 하고 싶다면 이건 예전부터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내린 정의 중 하나다.
어떤 일이 있어도 그 사람 곁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 설렘을 기대하지 않아도 평생을 사랑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 되는 것 아닐까. 그 사람이 내 곁에 있음에 안도하고, 내가 그 사람 곁에 머물게 해줌에 감사함을 느낀다면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에세이 : 사랑을 하는 걸까 연애를 하는 걸까
저자 : Ko Ho
http://www.bookk.co.kr/book/view/20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