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타다. 신조어다. 남자와 여자사이에 something(무언가가 있다, 오고가고 있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영어를 한국어로 옮긴 신조어다.썸을 타는 일은 매우 재미지다. 너무 재미져서 실제 연애보다 썸만 타는 걸 즐기는 사람이 있을 것도 같다. (물론 근거 없는 내 예상이다.) 어쨌든 썸이 재미진 이유는 희망이 보이고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무언가 서로 사이에 있지만 아직은 그 무언가가 정확히 모르는 단계. 줄을 타는 곡예사를 보면서 저 사람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며 조마조마 하며 보는 것 보다 더 썸타는게 더 아슬아슬하고 조마조마 하다. 왜? 그 줄 타는 사람이 바로 나니까. 밑으로 광할하게 쭉 펼쳐진 싱글이라는 거대한 평야로 다시 떨어질 것인가 줄을 안전하게 잘 타 연애라는 반대편 목적지까지 잘 갈 수도 있기에 썸 타는 일은 흥미진진하고 짜릿하고 사람을 흥분시킨다.
하지만, 우리는 보아왔고 경험해 왔다. 수 없이 많은 사람이 "그냥 썸타다 끝났어." "썸타는 중인데 잘 안 되네." "그냥 썸으로 끝났어." 이런 경험담을 듣다 보면 썸을 타는 사람은 수 없이 많지만 실제 연애로 귀결 되는 사람은 얼마 없는 듯 하다. 썸타다 만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보니 내가 썸을 타다 끝난것도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면, 그렇지 뭐" 라는 자조 섞인 되내임을 곱 씹으며 다시금 멋지게 싱글로 돌아간다. 누차 말하지만 싱글로 지내는건 범죄도 아니고 손가락질 받을 일도 아니며 누군가에게 지탄 받을 일도 아니다. 싱글로 재밌고 멋지고 신나고 흥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썸을 게되고 싱글을 벗어나 썸타는 단계를 벗어나 커플이라는 이름을 달고 싶다면 다음 행동들에 대해 고민 해 보는게 이로울 수 있다.
1. 지나친 친밀감 및 소유욕
썸을 타기 시작했을 때나 소개팅이 잘 되어 한 두번의 데이트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남자들이 하는 실수가 있다. 이미 둘이 사귀는 사이처럼 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자 쪽에서 반응도 좋고 사귀는 것처럼 행동을 한다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이미 자기 연애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 썸을 탄다는 건 연애 하기 직전의 단계다. 연애를 하고 있다는 말이 아니다. 혼자 착각해서 이미 연애를 시작했다고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자. 아침에 일어나 모닝콜 해주기, 카톡 날려주기, 점심에 전화하기, 카톡 날려주기, 어디가는지 보고 해 주기, 어디 갔는지 보고 안 해 줬다고 화내기, 자기 전에 통화하기, 잘 자라고 매번 굿나잇 카톡 날려주기 등등 이건 실제 연인들이 하는 행동이다. 저 행동들이 너무 하고 싶어 안 달이 날 수 도 있지만 썸타는 단계라면 자제하자. 상대 여성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던 당신의 모습에서 숨막히는 연애 스타일을 발견 할 수도 있고 당신도 모르는 숨겨진 스토커 기질을 알아 차릴 수 있다. 저런 행동은 썸이 끝나고 둘이 공식적으로 연인 사이가 되었을 때 해도 늦지 않는다. 너무 잦은 문자, 카톡, 전화는 상대 여성에게 부담으로 다가 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밀당한다고 하루이틀 연락 먼저 안 해 놓고, 먼저 연락 안 한다고 타박하지 말자. 기억하라. 둘이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2. 약속, 약속, 약속해줘~
첫 데이트를 했거나, 연락처만 알고 연락만 하는 상태에서 여자가 나를 좋아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신조차 없는 상태에서 연속적으로 만나자고 들이 미는 건 좋지 않다. "오늘 바뻐요, 내일 바뻐요, 시간이 잘 안 날 듯 해요." 라고 말하는 상대에게 그럼 "언제?""언제?""언제?" 를 물으며 약속을 강요하지 말자. 반대로 생각해 보자. 어느 마음에도 없는 여성이 시간 내달라고 조르는 상상을 해 보자. 물론 기분이 좋아질 수 있지만 만약 그 여자와는 절대로 이성관계가 형성이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차마 그 여자의 만나자는 요청을 딱 잘라 거부하지 못 하는 당신의 모습을 생각해 보자. (경험이 없다면 억지로 상상이라도 해 보자.) 썸이라는 작은 불씨가 연애라는 산을 태울 수 있을 정도의 불로 번지려면 연락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연히 만나야 한다. 하지만 상대방이 계속해서 약속이 있다고 빼거나 말을 돌리면 그냥 포기하거나 연락을 슬슬 줄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너무 들이대지 말고 조르지 말자. 경제학에 희소성에 원칙이라는 말이 있다. 원빈이 원빈일 수 있는 이유는 잘 생긴 것도 있지만 평소에 볼 수 없는 사람이며 누구나 그 남자와 연애를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엄청난 희소성 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카톡에 문자에 전화에 언제 만나자고 조르는 사람의 희소성은 높아 질래야 높아 질 수 없다. 반면 조름을 당하는 사람의 희소성은 조름을 당하면 당 할 수록 높아진다. 희소성이 높은 제품과 낮은 제품의 거래는 왠만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영은 누가 가르쳐 준다는 것 만으로도 배울 수 없다. 가르침을 받고 직접 물에 들어가 팔을 젓고 발을 쓰고 숨들이키는 법을 배워야 한다. 게다가 힘들게 수영을 배운다고 해서 누구나 박태환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수영을 배우면 수영을 할 줄 알게 되고 수영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 연애도 배우고 연습하고 실습해야 한다.
3. 나는야 남자다운 남자
안 만나 준다고 회사 앞, 집 앞 등 아무 곳에나 연락 없이 뜬금없이 나타나지 말자. 그녀가 연락으로는 너무 잘 대해주고 그녀와의 관계가 잘 진행 될 것 같다고 해도 절대, 절대, never, 연락없이 찾아가지 말자. 연락없이 찾아가는 행동은 연인과 싸우고 깜짝 화해를 위해서나 하자. 여자들은 자신이 마음에 드는 남자 앞에선 잘 차려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기에 약속없이 찾아 온 당신에게 일을 마치고 꾀죄죄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가 약속도 없이 나타 난다면 두 말 없이 이런 생각을 할 거다. (이런 미x 스토커를 봤나.)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썸 타는게 지겨워서 담판을 짓겠다고 찾아가지 말고 조금만 인내하자. 썸을 타고 있다는 건 어쨌든 상대방도 어느 정도 호감이 있다는 것이니 크게 조급해 할 필요 없다.
4. 썸이 끝난다고 세상이 끝난 건 아니다.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니다. 절대 아니다. 그러니 오늘은 꼭 담판 지리라는 생각은 버리자. 내일도 있고 내일 모레도 있고 일주일 뒤도 있고 언제 어떻게 상황이 변 할지 모른다. 이순신 장군께서 이런 말을 하지 않았는가. "죽고자 하면 살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썸과 이순신 장군님의 말씀의 상관관계는 직접 잘 생각해서 만들어 보길 바란다. 연애에 목매지 말자. 그 여자 한테 목 매지 말자. 썸은 가을 바람에 낙엽 떨어지듯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의 수는 엄청나다.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잘 연관해서 생각 해 보면 좋을 듯 하다. 너무 마음 조리며 이 사람이 나를 떠나면 어떡하지, 다시 썸을 탈 수 없으면 어쩌지, 다시는 이 여자 같은 여자 못 만나면 어쩌지 라는 조급증은 저 멀리 버려두자. 사람은 가도 썸은 다시 온다. 그 평생에 한 번 볼 수 있을 것 같은 여자, 누군가에게는 지겨운 여자친구 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