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망할놈의 연애는 정말 쉽지 않다.
H양이 겪는 대부분의 문제는 전형적인 남녀사이의 문제입니다. H양도 이번 연애경험 전에도 다른 분과의 연애경험이 있으셔서 아시겠지만, 보통 1년이 넘어가는 연인들은 서로에게 편해지고 예전과 같은 뜨거운, 그리고 초반과 같은 자상하고 끔찍하게 사랑스러운 모습을 잘 유지하지 못 합니다. 특히 남자 쪽에서 더 그런 경향이 있는 듯 합니다. 여자와 남자를 구분했을 때 남자의 사랑 속도는 매우 빠르고 타는 만큼 식는다고 하고, 여자의 속도는 물을 끓이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유를 합니다. 1년이 되면 보통 이런 문제로 많은 연인들이 무한반복적인 다툼을 시작하게 되는 듯 합니다. 1년을 넘게 연애하는 자신의 남자친구를 보면, 본인의 마음을 뜨겁게 끓이려하던 열정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나에게 관심은 있는 것인지 하는 의심까지 들게 합니다. 여기까지면 그나마 괜찮습니다, 다른 여자라도 생긴건 아닌지 하고 의심까지 들게 한다면, 요즘 하는 말로, '답이 없는 상태'가 되는 것 입니다.
남자들은 그렇습니다, 보통 1년이 되면 안정기에 접어 들었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는 모양입니다. 이즘되었을 때, 자신의 여자친구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미래도 함께 할 생각으로 여기고 있다면, 여자친구에 대한 집중력은 1순위에서 밀려나는 듯 합니다. 마음의 자리에서 1순위에서 밀려난다는 것이 아닌 자신이 집중해야 할 여러가지 중 1위에서 밀려난다는 뜻 입니다. H양께서도 말씀했듯이, 남자친구는 H양과의 단순한 연애만을 생각하고 있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현재 자신의 상황 그리고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 자신만의 걱정이 아닌 H양과 함께 꾸려나갈 미래에 대한 걱정 말입니다. 자신의 불안한 현재상황을 타계하고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위치에 들어가야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오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차 있는 듯 합니다. 이는 남자들이 하는 고민으로서, 자신의 여자와 함께 안정적인 미래를 함께 하고 싶다는 집착에 가까운 생존 본능이 작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보여줄 능력이 없는 남자만큼 자신의 여자에게 초라한 남자도 없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은 여전히 세상에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예전만큼의 연애에 집중을 하는 시간이 적어지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나는게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잘 되야 한다, 자신이 안정적인 상황에 들어서야만 한다는 강박관념 비슷한 무언가를 가지게 되면,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연애를 뒷전으로 몰아 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H양이 소중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H양을 소중하게 생각하기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 입니다. 만약 남자가 H양을 생각하지도, H양에게 어떠한 마음도 부담도 느끼지 않는다면, 이별 앞에서 그런 진솔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을 듯 합니다. 남자에게 일이 생기면 보통 이런 형태의 행동을 취하는 것으로 사료가 됩니다. 모든 남자가 그런 것은 아니나, H양의 설명만을 놓고 보자면 H양의 남자는 이런 단계에 들어선 남자친구로 보입니다.
연락의 문제는, 굳이 싸우려하거나, 닥달을 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음에 연락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장거리 연애를 하지 않는 연인들에게도 중요한 것이 연락인데(특히 한국에서는) 장거리 연애를 하는 연인들에서 연락을 빼면 무엇이 남겠습니까. 집에 갔는지, 잘 들어갔는지 조차 연락이 없다면 이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H양이 연락문제로 너무 심각하게 남자친구를 몰아붙이지 않았다면 이런 행동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다른 시간, 일을 한다거나, 개인적으로 용무를 보는 시간은 제외하더라도, 개인적인 시간이 있을 때 만큼은 적어도 보고차원의 연락은 해야 된다고 강력하게 밀어 붙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물론 H양이 이런 상황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지 않다면 먼저 연락을 안 해 보는 것도 답일 듯 합니다. 하지만 말씀하셨듯, 밀고 당기기니, 머리를 쓰거나, 너도 당해봐라 식의 연애를 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으니, 제 생각에는 상대방이 반감을 갖지 않도록 부드럽게 그리고 이성적으로 하지만 단호하게 H양 본인이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고 해결책을 제안해 보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사랑을 표현하지 않는다, 어째서 예전만큼 말이 많이 없는 것이냐와 같은 질문과 요구는 조금은 자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습니다. 굳이 해 봐야 남자의 대답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변하지 않는, 매일같이 똑같은 대답을 듣는 것도 의미는 없어 보입니다. 결국 H양과 남자친구 둘다 스트레스를 받는 지름길로만 갈 뿐입니다. 그냥 흐르는데로 놔두시길 바랍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조정할 수도, 특정한 사람의 성격도 바꿀 수 없습니다. 결국 누가 바뀌냐 바뀌지 않느냐의 싸움 입니다. H양이 변하지 않거나, 남자친구가 변하지 않으면 이 싸움은 절대 끝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자문제는 두 말 없이 딱 잘라 말하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H양의 겪는 상황에 제가 있다면, 저는 두 말 않고 상대방과 연락을 끊겠습니다. 제가 고지식한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부터 친구도 아닌 사람과 -예전부터 친구라고 할 지라도- 매일같이 연락을 하고 새벽까지 연락을 주고 받는 일은 제 상식선에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신뢰인데, 일부다처제나 일처다부제도 아닌 국가에서 다른 여인이나 남성과 연락을 해야 될 이유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업무상의 만남이나, 동창모임 또는 기타 간헐적인 모임에 이성이 참가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사적으로 연락을 할 이유는 전혀 없어 보입니다. 혹시 남자친구가 그 여자분과 아직도 연락을 하고 있다면, 이 부분에서 만큼은 두 분의 관계를 심히 다시 고려해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남자라는 동물은 연애가 길어지면 질 수록, 자신에게 집중하고 일에 집중하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관계를 유지하고 안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껴서 그런 것인지, 책임감에서 오는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 해서 현실을 도피하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술 먹고, 자고, 오락을 하고 있음에도 연락이 잘 안된다면 이 또한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이제 와 돌이켜 보면 남자나이 20대 중반이면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니고 아직은 몇 프로가 부족한 남자라는 생각이 듭니다.(물론 나이가 사람의 성숙도를 완벽하게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그 나이 때 그럴 수 있습니다. 그 이유가 중압감이나 부담감을 해소하기 위한 이유인지, 아니면 그저 재미를 찾고 흥미를 찾기 위함인지, 어느 쪽이 되었던지 연애를 하는 남자라면 이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그렇지 못 해 헤어지는 연인들도 많고, 이 때문에 이혼까지 하는 부부들도 있으니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H양이 남자친구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어디서 누구와 함께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질문을 하기 조차 조심스럽다면, 이 또한 문제로 보입니다. 그런 연애는 건강한 연애가 아닌듯 합니다. 1분 1초를 가만히 있지 못 하고, 남자친구에게 연락을 하라는 것도 아닌 이상, 남자친구가 어디있는지 누구와 있는지는 물어봐도 전혀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 반대 일 때가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한국에서 연애를 한다는 것은 연락으로 시작해 연락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입니다. 연락은 기본이라는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에서 남자친구가 어디 있는지 뭐 하고 있는지 물어보는게 조심스럽다는 건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과연 닥달을 하는 사람이 두 사람의 관계를 망치고 있는 것인지, 닥달을 하게 만드는 사람이 관계를 망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던지 적어도 서로가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행동은 해야 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남자친구의 입을 트게 하는 법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말이 많은 편이 아니기에 꽤나 많은 핀잔을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연락의 중요성만큼은 몇 번을 강조하셔도 부족함이 없을 듯 합니다. 적어도 연락이 안 됐다면 왜 안 됐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는게 정상이 아닐까 합니다. 남자친구에 딱 놓고 말하시면 됍니다, 다만 말을 할 때, 섭섭하다는 식의 어조, 짜증을 내는 어조, 화를 내는 듯한 어투만 피하시면 될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런 진중한 이야기는 상황이 허락한다면 만나서 하시길 바랍니다. 전화는 상대방의 얼굴을 볼 수 없기에 뜻과 의미가 변질되어 전달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전화만 하면 사소한 것 가지고도 싸우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이성친구의 문제점은, 정답이 없습니다만, 저라면 절대 이해 못 할 행동으로 못 밖고, 매우 심각하게 두 사람의 관계에 영향을 주는 일로 여기고 대처할 것 같습니다. 어디 애인이 있는 사람이 야심한 새벽에 다른 사람과 연락을 한단 말입니까. 뭐 할 수도 있습니다, 이해를 받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해를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라면 이해 못 하고, 안 하고 인정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H양이 이런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딱 잘라 말 하십시요. 이 부분에서는 양보가 필요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H양이 남자친구의 이성친구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느낌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제 의견은 위와 같습니다.
권태기 문제에 있어서는, 글쎄요, 이건 정말 답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른 색다른 것을 시도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같으나, 이게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 할 때도 있습니다. 권태기에 약은 시간이 답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 부모님네들이 평생을 사시면서 몇 번의 권태기를 겪으 셨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면, 그저 답은 참고 서로를 믿고 곁에 있어주는게 아닐까 합니다. 10년 미만을 함께 산 부부들도, 권태기를 겪었으면 몇 번을 겪지 않았을까라는 예상을 해 봅니다. 그리고 권태기에 빠졌다는 생각이 들면, 어떤 행동을 해도 즐겁지 않고, 어떤 것을 먹어도 달콤한지 쓴지 못 느끼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니 권태기를 어떻게 해결해야 겠다는 생각 보다는, 두 분의 신뢰도를 더 높여가는 단계에 대해 고민해 봄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당장 결혼을 고민하고 있지 않거나 약속을 할 단계가 아니라면, 그저 지금하는 연애에 집중하시고, 지금까지 해 오지 않은 색다른 데이트를 낮과 밤에 모두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참 사람이 나약한 동물인 것이, 가질 수 없을 때는 가지고 싶어하고, 가지게 되면 기뻐하는 순간은 찰나이며, 소중함을 망각하는 것도 순식간 입니다, 하지만 잃고난 후에 생기는 후회는 평생을 가기도 합니다. 이를 경험하고 알면서도 자신의 마음 조절 못 하는게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근래까지 잊고있던 말이 있습니다, 어제 밤에 우연찮게 다시 듣게되었는데, 의외로 마음의 짐이 조금은 가벼워 지더군요. 이미 알고 있었고, 어찌보면 인생의 중요한 잣대 중 하나였는데, 전혀 생각도 못 하고 있었습니다. '내일을 두려워 하지 마십시요, 미래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늘을 사는 일 뿐입니다.' 이 관계가 언제 어떻게 끝이 날지, 남자친구가 날 떠나거나 바람이 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H양이 자유로운 사람이듯, 남자친구 또한 자유로운 한 명의 사람으로 인정해 보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말은 쉽습니다만, 모든 사람이 완벽할 수 없든, 모든 관계가 완벽할 수 없음은 만고불변의 진리 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