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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연애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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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호 Feb 26. 2018

짝사랑에 가슴앓이 하는 여학생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를 사실이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다는 일은 열살짜리 꼬마가 60세 할아버지가 된다 해도 통달하기란 매우 쉽지 않은 듯 하다.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시절에도 사랑이 어려웠지만, 어느 덧 세상을 보고 겪으며 순수함을 잃어가는 댓가로 얻어낸 이성을 가지고도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은 쉬워지지 않는 듯 하다. 단순한 문제 같으면서도 단순하지 않은, 복잡하지만 사실 복잡할 것도 없는 연애에 득도의 단계까지 갈 사람은 거의 전무하지 않을까 싶다. 사랑하면 그저 사랑하면 되는건데, 세상사인지 사람마음이 그런 것인지, 연애는 쉽고 간단명료했던 일이 복잡하게 변하게 하기도 하고 복잡했던 상황을 매우 허탈 그 이상 하지만 매우 깔끔하게 정리를 시켜버리기도 한다. 정말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안녕 K양, 고등학생이라고 했으니 삼촌 뻘 되는 나이를 가진 내가 말을 놓더라도, 이해를 해 주길 바래, 가끔 고등학생들도 상담을 해 주는데, 그 때 만큼은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으니 왜 저한테만 반말 하세요? 라고 묻지는 말아줘. 공부, 친구, 가족, 음 또 뭐가 있으려나, 연예인, 드라마, 영화, 음악, 그리고 인간은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대체 나는 무엇을 위한 존재란 말인가와 같은 등등의 생각과 고민들로 머리가 복잡 할 텐데, 한 남자가 너의 고민을 늘려 주는구나. 하지만 현재로서는 마지막 고민만큼 중요한 고민은 없어 보이네. 나도 그런 적이 어서 네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할 것 같아, 네 나이 때즘에 말이야, 한 달에 한 두번 길거리에서 마주칠까 말까한 그녀를 짝사랑 한적이 있었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그 순간들이 잘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시간이 가버렸구나. 


보기만 해도 심장이 말을 안듣겠지 아마도, 떨리다가, 덜컹하고 떨어질 것 같고, 갑자기 목구멍까지 턱하고 올라와 숨통을 막는 것 같기도 하고, 심장 위에 엄청난 무게의 뭔가가 올려진 것 같기도 하고, 갑자기 송곳으로 누가 푹 찌르는 느낌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아니라면, 사람마다 다른 증상을 겪을 수 있으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그 남자 볼 때마다 떨리고, 안 보고 있어도 생각나면 떨리고, 내일 볼 생각에 기분 좋아지고, 근데 또 막상보면 좋다가도 가슴 답답해지고, 그렇게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다가, 다시금 세상 끝난 듯한 기분이 몰려와 우울해지기도 하고, 아 좋을 때 구나. 나는 이렇게 힘들어 죽겠는데, 좋을 때라니 이런 막말 하는 사람을 봤나 라고 생각해도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참 좋아 보이는 때구나.


우선, 내 의견과 생각을 나누기 전에 해 줄 말이 있으니, 이 점을 기억해 줬으면 해. 분명 나이는 내가 너보다 많고, 어른된 입장이지만, 아직도 사람을 상대하는데 서투른 점이 있고, 이성을 상대하는 점에 있어서 모든 걸 다 아는 사람은 아니라는걸. 어른이 된다고해서 모르던 부분에 대해서 모든 지식을 얻게되거나 하지 못 하던 일들을 갑자기 잘 하게 되는 건 아니더라고.그러니, 내가 말하는건 한 개인의 의견과 생각일 뿐이라는 걸 잊지 말아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따르지 않아도 좋고, 공감할 수 없다면 그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참고만 해주길 바래.  




우선,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구나. 지금도 그 남자아이와 친하게 지내고 있고, 함께 지내는데 문제가 없는데 굳이 서둘러서 이 사람을 내 사람 만들어야 돼! 라고 혼자서 조급해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물론, 그 남자애가 너무 멋져 보여서 누가 낚아 채가면 어쩌나, 평생 나는 친구로 대하고 다른 여자들과 데이트하고 다니면 어쩌나 라는 두려움이나 걱정이 될 거라고는 생각해. 그 친구가 얼만큼 인기가 많고 다른 이성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는 잘 모르겠어,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K양 너와 가장 친한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이는데, 이게 맞는 가정이라면 지금의 상황에서 굳이 걱정과 고민을 해야 될 이유가 있을까 싶어. 매일같이 연락하고, 학교에 가서 만나고 지내는데 문제가 없다면 말이야. 지금보다 더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고 더 자주 만나고 더 자주 연락을 하고 싶다면 먼저 다가가고, 지금보다 더 함께 있을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해. 네가 용기를 내서 먼저 연락을 했듯이, 지금의 상황도 네가 주도를 하면 어떨까 싶어. 어떻게냐고 물어보면 사실 이 부분은 잘 모르겠어, 하지만 내가 가진 고정관념으로는, 여자들은 남자를 이끄는 부분에서 타고 난 것 같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고나 할까. 


그 나이 때 남자애들이 둔한 경우가 굉장히 많아. 이성에 전혀 관심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이성친구를 굳이 만들어야 하는 생각을 하는 남자애들도 많거든, 아니면 믿기 힘들겠지만, 정말 관심조차 없는 남자들도 있어. 아마도 남자가 정신적으로 성숙하는 속도가 여자보다 늦다는 가설이 설명해 주지 않을까 하네. 하지만 그 남자애는 그런것 같지는 않아, 하지만 이 부분에는 여전히 둔할 수는 있어.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그 애도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서 그럴수도 있어. 그리고 그 아이도 고등학생이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마.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 고등학생 남자들이 갑자기 여주인공 손목 딱 잡고 '나를 따르라!' 라는 현실은 드라마로만 만족하길 바래. 그러니, 너무 이 아이가 내 마음 몰라준다, 얘가 나한테 관심은 있는걸까?  


두번째는, 고백을 하는건데, 만약 고백을 하지않으면 죽을 것 같다, 이러다 이 남자애 놓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아니면 기회는 영영 오지 않는다, 한 번의 기회, 한 번의 성공이라는 마음가짐을 접을 수 없다면 시도해도 나쁘진 않다고 봐. 당연히 결과는 50대 50이겠지,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는 내가 봐도 둘이 사귈 수 있는 확률도 높다고 봐. 그렇지만 만약에 하나, 언제나 이 만약에 하나 때문에 사람의 마음이 약해지지, 남자애가 꽁무니를 빼거나, 그 나이대의 어리숙함에 제대로 대처하지도 못 하고, 속마음도 못 보여주는 수가 생길 수도 있어. 본심은 그게 아닌데 자기도 모르게 부끄러움이나 당혹감에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고 딴 소리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거든. 그렇게되면 K양도 상처를 받고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게 된 그 남자애도 상처와 후회를 얻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가정때문에 겁을 먹고 고백을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야, 위에서 말했듯이, 굳이 지금같이 좋은 분위기에서 더 확고한 상황을 만들어 나가는건 어떨까라는 생각인 것이지, 고백은 안돼! 하지마! 이런 생각은 아니니 오해는 안 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주변 친구들이 '빨리 사겨라' 라고 재촉하는 건 무시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 주변 친구들의 의견에 괜한 부담감을 느끼고 스스로를 재촉하지 않았으면 해. K양의 인생이니 결정은 K양이 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휘둘리기 보다는, 결정을 내림에 있어 K양이 진심으로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봐.  


그리고 고백의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어, 진지하게 오늘 네가 아니요 라고 하면 우리는 다시 못 본다라는 식의 고백도 좋지만, 아니면 평소에 나 너 좋아해 라고 계속해서 주입하는 방법, 넌 날 좋아해라고 세뇌시키는 방법. 첫 번째 방법은 진지한 방법이겠고, 나머지 방법들은 자칫하면 장난으로 받아들여진 방법들이겠지. 이 외에도 많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내가 K양의 상황이 아니니 말이야. 그럼에도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고백이라는 일련의 행동에 너무 큰 의미를 두거나 너무 진지하게만 받아 들일 필요는 없다고 봐. 어른이 되서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굳이 '도 아니면 모' 식의 한가지 방법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거지.   




자, 이야기를 다시 정리해 보자. 내 생각엔 지금의 상황이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아, 둘이 친하게 지내고 있고, 다른 이성보다는 K양에게 더 특별하게 대해주는 것 같아.(원래 이 남자애 성격이 이럴수도 있겠지만). 지금 상황을 유지하면서 조급하지 않게 하지만 너무 늦지않게 이 남자애와 둘만이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봤으면 좋겠어. 만들지 않아도 찾아 오겠지만, 지금처럼 마음이 힘든 상황에서는 어떤 노력이라도 하지 않으면 더 힘들어질테니, 스스로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을 해보는게 어떨까 싶어. 아니면, 아 이러다 내가 죽겠다 싶으면 결과가 어떻든 고백하고 딱 결정을 내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아. 고백을 어떻게 하느냐는 K양이 한 번 잘 생각을 해 봤으면 좋겠어.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던 무서워하거나 겁을 먹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도 그 나이때 벙어리 냉가슴 앓듯 고백도 못 하고 그랬었어. 거절 당하는게 무섭고, 가슴 아플것 같고, 힘들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시도조차 안 하게 되는거지. 맞는 말이야, 거절이라는게 나이를 먹어서 겪어도 그리 달콤하거나, 부드럽지는 않더라고, 몸에 좋은 약은 쓰다는데, 이건 몸에 좋은 것 같지도 않고 매번 겪을 때마다 새로워. 근데, 그렇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때 찾아오는 후회가 고통보다 나은 것도 아닌것 같아. 고통은 순간이지만 후회는 평생이라는 말을 들어 봤지 않을까 싶어. 



지금까지가 내 의견이고 생각이야, 아마 매번 달라지는 상황과 생각 때문에 매일이 혼동이고 힘들거라고 예상이 돼, 하지만 처음에 말했듯이, 너무 조급해 하지마,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고, 지금의 상황에서 서둘러서 어떤 결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에 집중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어. 좋은 하루돼고, 만약 내 의견이 이해가 안가거나, 더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언제든 메일줘도 괜찮아.




K양은 매우 용기가 있어 보여. 그 남자애게 먼저 연락을 하고, 그 남자애게 어느 정도 마음을 들킨 상태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걸 보니 그런 꽤나 마음이 넓은 여성이 아닐까 싶어. 너무 다급한 마음이나, 두려워 하는 마음에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과중한 고민을 안겨주지 않았으면 좋겠어. 다 잘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 그 남자애가 K양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 거리며 못 빠져 나올 날이 멀지 않았어! 좋은 하루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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