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연애상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호 Mar 08. 2018

헤어진 여자친구 잡고 싶은 남자

어려운 질문이다. 깨진 그릇과 엎어진 물은 원상태로 복구 할 수 없다고 한다. 할 수 있다고 할 지라도 이전 모습과 완벽히 같을 수 없음을 감수해야 한다. 이전 모습에 대한 추억과 기억을 잊지 못하고 깨진 그릇을 다시 붙여도 기대했던 모양이 나오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깨져버린 그릇을 원상복구 시킨 후 문제는, 여기저기 금이 가 버린 그릇을 이전 모습처럼 여전히 사랑하고 아낄 수 있을지는 그릇을 고치고 나야 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P군은 후회를 하고 있다. 아 예전에 잘 해 줄걸, 아 그 때 화를 참아 볼 걸, P군도 알겠지만 이미 지나버린 일은 후회해 봐야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전 기억나고 그 날들 덕에 슬프고 그 아름다웠던 날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지만, 혼자서 아무리 생각해도 그 날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P군은 지금 예전의 여자친구에게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생각을 하면 할 수록 예전 좋았던 일들만 기억나게 될지 모른다. 여자친구에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들면 들 수록 자신이 생각하고 원하는 마음에 대한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겠다. 그 좋았던 날들,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웃으며 함께 지냈던 날들 말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자. P군은 정말 그 때 화를 참을 수 있었을까? 화를 낸 이유가 전적으로 P군에게 있던 것일까? 분명 화가 난 일이 있었을 것이고, P군 P군 나름대로 화를 내야 할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전적으로 P군의 실수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박수는 양손이 마주쳐야 나지 않는가. 잘 기억해 보자. 그 2년이 정말 행복했는지, 아름다웠는지. 그 여자친구가 아니었다면 그 2년이 정말 불행하고 지옥같은 나날들이었을지. 헤어지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마음이 떠나는 것에는 이유가 없을지 모르지만, 헤어짐에는 이유가 있다. 잘 생각해 보자 P군은 정말 전여자친구가 자신에게 가장 헌신적이고 아름다운 날들만 기억되게 해 주던 존재였는지. 그러니 우선 과거에 대한 후회는 접어 두도록 하자. 연애를 하다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한 쪽이 다른 쪽에게 아픔을 주기도 한다. 반면 한 쪽이 희생하기도 하고 한 쪽이 손해를 보기도 한다. P군도 분명 희생할 때는 했을 것이고, 본인을 죽이고 여자친구를 먼저 생각했던 적도 많았을 것이다. 여자친구를 P군이 노예처럼 대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정말 만에 하나 그럴수도 있다. P군의 성격이 너무 모가 나고 안타까울 정도로 사회성이 부족해서 전여자친구가 감싸 주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런 이유로 전여자친구는 포기하자. 여자친구를 그렇게 대해 놓고 다시 금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건 P군의 이기심이다. 



과거를 객관적으로 복기하고 기억해봐도 여전히 여자친구를 원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 우선이다. 그 다음 생각해 볼 부분은, 지금 당장이 너무 힘들어, 있던 여자친구가 없는 것이 허전하고 너무 그리워서 인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봐야 한다. 이런 이유라면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해 보길 권한다. 단지 외로움에, 예전과 같은 연애는 할 수 없다는 막연한 두려움에, 아니면 단순한 허전함에 여자친구와의 재회를 원하고 있는 것이라면 시간을 두고 머리가 차가워 질 때까지 기다려 보자. 지금까지 힘든 것을 참았다면 앞으로 한 두달 더 참는 건 할 수 있을 듯 하다. 머리가 지금보다 차가워 지고 이성적이 되었을 때도, 이성적인 판단을 해도 예전 여자친구에게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과 판단이 선다면 그 때 여자친구의 재회를 시도해 봐도 늦지 않는다. 


이미 전여자친구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겼다. 두 사람이 헤어진 후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난 뒤 남자친구가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나였다면 남자친구가 생긴 전여자친구와의 재회는 꿈꾸지 않을 듯 하다.- 이미 지금 전여자친구를 찾아가도 긍정적인 소리를 들을 확률은 매우 낮다. 그리고 만약 돌아가서 여자친구의 재회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문제다. 자신과 이별하고 다른 남자를 만났던, -P군이 그 동안 다른 여자를 만났다면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일을 어떻게 받아 들일지도 고민해 보기를 바란다. 2년을 만났던 여자친구에게, 자신과의 공백기간 동안 다른 남자가 있었다는 일을 P군 본인이 문제없이 받아 들일 수 있을지 말이다. 물론, 다 큰 성인들이니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각자 개인이 할 일이다. 사람의 마음이 긍정적인 부분만 보고, 밝은 부분만 보도록 설계 되있다면 단순한 문제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이 부분도-재회가 성공한다고 해도,- 진지하게 고려를 해 보기를 바란다. 


사람은 옆에서 뭐라고 하던, 환경이 어떻던,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P군의 마음이 전여자친구를 원하고 다시 만나고 싶다는 열망에 불타고 있다면, 깨지고 다시 상처를 받더라도 다시 도전해 보기를 바란다. 지금 당장 도전해 보지 않음이 훗날의 후회의 원인이 될 것 같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연락을 먼저 해 보자. 하지만, 최대한 이성적이고 차분한 마음을 전여자친구를 찾아 갔을 때는 갖추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 사람이 차지하는 내 인생의 부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