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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호 Apr 09. 2018

두달간의 썸 그리고 2주만에 끝난 연애


서류에 도장을 찍어야만 남녀사이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법적인 책임과 지위는 바뀌지 않더라도, 사귀자, 우리는 이제부터 연인사이, 오늘 부터 1일 같은 구두합의로도 두 사람의 관계는 친구,아는사이,동생오빠, 누나동생 사이에서 연인으로 바뀌게 된다. 양자의 동의가 담긴 말 한마디에 두 사람의 관계는 절대 이전과는 똑같은 상황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된다. 결혼만큼은 아닐지라도 무시하지 못 할만큼 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기간은 얼마나 되야 충분한 기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소위 말하는 썸이라는 단계가 너무 길어도 두 사람의 관계가 싱거워 질 수 있고, 너무 짧은 기간 서로에 대한 마음과 성격을 탐색하고 두 사람이 연인이 되기로 결정한다면 예견하지 못 한 서로의 모습에 쉽사리 등을 돌리게 될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T양은 스스럼없이 남자다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전남자친구의 모습에 소나기에 옷 젖듯 넘어가 버렸다. 연락처를 물어온 것은 남자친구였지만 연락없는 그 사람 앞에 참지 못 하고 먼저 연락을 취했다. 서로 각별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주변사람들의 시선과 참견을 견디지 못 하고 T양은 남자친구에게 독촉에 가까운 결정을 내리도록 다그친 것처럼도 보인다. 남자가 T양에게 첫눈에 반해 이 여자는 정말 놓칠 수 없다 수준으로 반한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지간히 호감이 있엇던 모양이긴 하다. 누가 먼저다, 할 것없이 호감이 통한 두 사람은 사귀게 되었고, 여느 연인들처럼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가 가진 다름을 조율하며 밤을 보냈을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을 서로가 뜨거운 마음으로 연인되었으니 이성보다 더 큰 감성이 두 사람을 지배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거기에 혼자 지내오던 습성에 젖어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생긴 두 사람이 함께 해야 하는 생활 방식에 적응하지 못 하는 모습도 보인다. 특히 T양 쪽에서 말이다. T양이 모든 걸 잘 못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T양이 보내준 사연만 읽어보면 자신이 잘 못 한 것 같은 이야기가 두리뭉실하게 적혀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자연스레 들 뿐이다. 


우선, 잠수를 탄 건 남자친구가 전적으로 잘 못 한 일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잠수를 탔으면 안된다. 아무 이유없이, 아니 이유가 있었다고 할지라도 연인간에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리와 도덕이라는 것이 있다. 사귄지 얼마되지도 않아 잠수를 타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행동이란 말인가. 절대 해서는 안 됄,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남자친구의 실책이다. 하지만,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선, 둘 보다는 혼자 지내는게 익숙했던 T양은 남자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이 여전히 있음에도 아주 쉽게 이럴거면 이별을 고하고 만다 .굳이 따지자면 T양의 잘 못은 없다. 남자친구가 잠수를 탔고, 그에 상응하는 대응은 이별이 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T양이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지도 못 한 상태에서 그저 화가나고 자존심이 상한다는 이유로 이별을 고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T양이 남자친구에 대한 마음이 없는 상태였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남자친구도 T양의 이별요청에 군말없이 동의하지 않았는가, T양이 원하는데로 되었으니 더 이상 고민할 것도 문제가 될 것도 없다, T양이 남자친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전제라면 말이다. 


T양의 잘 못은 그리 많아 보이진 않는다. 남자친구는 연락을 자주하기를 원하고, T양도 그러고 싶지만 바쁜 남친에게 폐끼치기 싫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 뿐이고 거기에 더해 원래 연락을 잘 안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남자친구에게 투정을 부리는 걸 자제하기보다는 남자친구에게 힘든 일 참지 말고 자신에게도 투정 부리라고 말하는 마음씨 아주 착한 여성이 T양이다. 마음이 앞서고, 혼자 있던 시간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게 아닐까 한다. 혼자에서 둘이 되어 기쁘긴 하면서도 누군가에게 침범당하는 자신의 삶이 불편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평소 같으면 신경쓰지 않아도 되야 할 일을 신경써야 하고, 평소 같으면 연락할 곳이 없었음에도 이제는 연락을 시간과 주기에 맞춰야 할 곳이 생겼으니 말이다. 


T양의 잘 못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찾기가 힘들다. 매우 평범하고 많은 여자들이, 매우 평범하게 그리고 빈번하게, 연애를 할 때 행하는 행동들이다. 다만, 두 사람의 관계가 여물고 어느 정도의 정립이 되었다면 모르겠지만 두 사람이 알게된 전체적인 시간도 짧고 사귄 기간도 짧은 상태에서 너무 쉽사리 이별을 고한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연인사이라는 것이 특별하다면 특별하고, 그저 여타의 사람관계와 다를 것이 없다면 다를 것이 없는 관계일 뿐이다. 합리적으로 생각하기 힘든게 연애관계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지켜야 할 예의라는게 있지 않을까 한다. 남자친구도 말 없이 잠수를 탄 것은 이해 받을 수 없는 부분으로 보인다. T양이 무슨 말을 했건, 어떤 상황이 있었건 며칠을 잠수타는 건 연인사이에서 피해야할 금기중 하나다. 이별을 고한 T양의 행동이 잘 못 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저 그 이별의 한 마디가 지금의 관계를 다시 금 변화시켰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지.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서로가 서로에게 맞춰 줄 수 있는 마음에 준비가 필요한게 아닐까 한다. 혼자 있을 때 처럼 행동하고, 상대방을 혼자였을 때처럼 느끼게 한다면 연애를 하는 의미를 찾기가 쉽지는 않을 듯 하다. 남자친구에게 본인의 생각과 느꼈던 감정을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다시 처음부터 첫단추를 제대로 끼워보자고 말 해보는게 어떨까 한다. 감정이 앞서야 연인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연인이 된 후에는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선 가끔은 뜨거운 가슴보다는 차가운 머리가 필요할 때도 있는 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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