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있을 때 잘해라.
연애경험도 얼마 없는 여성이 정말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났다. 마음에 드는 사람, 마음에 맞는 사람 찾기 힘들다고 느끼던 상황에서 만난 건지 아니면 이런 사람을 만나고 나서 느끼게 된 건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결론은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났다는 것이다. 알아가는 단계에서 좋은 감정이 생겼고 연인관계가 됐다. 외모도 성격도 그리고 직장도 어디에 내세워도 빠지지 않을 정도의 남자다.
그리고 여성 본인도 그렇다, 어디 나가서 못났다는 말을 들을 여자가 아니다. 이 정도면 두 사람의 연인관계도 어디 내세워도 부족할 게 없을 정도다. 여기까지 들으면 동화 속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의 결말을 기대해도 좋지 않나 싶다. 하지만 인생사 어디 그렇게 호락호락한가, 완벽한 건 어디에도 없으며 동화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현실에선 0.1%의 확률로도 잘 일어나지 않는다.
남자는 욱하는 성격이 있고 여성이 느꼈을 때 상대적으로 덜 자상한 편이다. 여자는 내성적인 성격에 탓인지 아니면 의심이 많은 성격인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 더 나아가 첫 만남의 설렘이 1년도 되지 않아 식고 있다 라고 느끼고 있다.
자신이 이기적인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아님 정말로 이 남자와는 사랑의 감정을 품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남자를 만나도 처음 같지 않고 맹숭맹숭한 관계가 돼가는 것을 보며 연애가 원래 이런 것인지, 아님 본인의 상황만 그런 것 인지도 알 수 없어한다.
여자는 헤어져야 할까? 아니면 지금처럼 맹숭맹숭한 관계가 언젠가는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연애를 이어가야 하는 것일까? 뭐 질문의 답은 언제나 똑같다.
본인이 마음이 흐르는 쪽으로 결정하면 된다. 본인의 인생, 연애 그 누가 대신 결정해 줄 수 있겠는가, 혹시나 모를 미래에 대한 행복을 기대하며 현재를 희생할 필요는 없다. 헤어지고 싶으면 헤어지면 된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말이다. 확신이 가지 않으면 인내보다는 떠남이 옳은 순간도 있다.
두 사람 사이에 살아진 설레는 감정이 없어졌다는 이유와,-이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남자의 단점들 때문에 헤어져야겠다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합리적인 생각이 될 수도 있다. 자신한테 자상하려고 노력하고 잘 해주려고 노력해주는 남자를 보며 아 이 사람과는 행복한 미래를 꿈꿀만한 설렘이 사라졌어. 아 이 남자 언젠가는 저런 단점으로 우리 관계를 위험에 빠트리고 나를 더욱더 실망시킬 것 같아, 안 되겠어 여기에서 끝내야지.라고 생각하고 실천으로 옮긴다면 여자에게 그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여성과 같은 생각으로 남자 친구들에게 뜬금없는 "오래전부터 고민해오던 거야..."라며 이별 통보를 날리는 여자들이 있을 것이다. 어쩌겠는가, 연애는 모르는 사람이 만나 인연이 되고 인연이 깨지면서 다시 모르는 사람으로 돌아가는 순환열차 같은 것이다. 순환열차가 같은 자리를 뱅글뱅글 돈다고 해서 그 누가 순환열차를 손가락질하며 욕하겠는가.
하지만 여기서 다른 면도 봐 볼만하다. 현실적으로 생각을 해 보자. 가끔 사람들은, 아니 보통 다수의 사람들은, 연애나 사랑은 현실과 다르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현실과 연애는 다르다?
연애와 사랑도 현실의 한 부분이다. 물질적 행복은 없지만 감정적인 행복으로 함께 살아가는 것도 현실이고, 물질적 만족은 넘쳐나지만 감정적 결핍으로 결혼생활이 파탄 나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니 현실과 사랑 또는 연애를 별개라고 여기는 건 심각한 오류다. 사연을 보내준 여성의 현실을 보자. 냉정한 눈으로 여성의 연애 현실에 대해 질문 몇 가지만 해 보자.
남자 친구가 여성을 때리고 있는가? 언어폭력을 행사하는가? 고급백을 사주지 않고 있는가? 아니면 연락 한 번 없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날 때만 연락하는가? 여자에게 사기를 치려고 하는가? 여자의 돈을 갈취하려 하는가? 범죄를 저지르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가? 만약 위의 질문에 다수의 예라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면 다른 건 볼 필요도 없이 헤어져야 하지 않을까 한다. 다른 질문들도 이어서 해 보자.
남자는 자상하려 노력하는가? 두 사람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가? 여성을 감싸주려 노력하는가? 여성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을 기울이는가? 때가 되면 데이트를 하려고 노력을 하는가? 여자에게 상처되는 말을 안 하려고 노력하는가? 거짓말보다는 진실을 더 추구하는가? 위의 질문을 대답을 해 보고 본인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하다.
그리고 사연을 보내준 여성 본인이 직접 말했다. 마음이 맞고 마음에 드는 사람 찾기가 힘들다고. 그리고 이 남자 노력하고 있는 게 보인다고. 자신의 마음에 들고 본인에게 잘 해주려 노력해주는 남자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런 남자 또 못 만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연애를 하느니 평생 홀로 살다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나름 괜찮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 혼자가 될 것을 두려워해서 행복하지 않은 연애를 이어나갈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없어졌던 설레는 감정이 새로 생기겠냐고? 이 질문에 정확한 답을 줄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이런 감정은 억지로 생기게 하려고 해도 생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나를 좋아해 주고 아껴주고 둘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 대한 고마움 정도는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완벽한 남자? 본인이 완벽한 여자가 아니라면 그런 상상의 나래는 동화나 막장드라마를 보며 충족시키도록 하자. 잘 생기고 멋지고 물질적으로 부족할 것 없는 연예인들도 사귀고 헤어지기를 반복하고 애를 두고 이혼도 한다.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며 완벽한 연애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사연을 준 여성이 어떤 생각을 품고 지금의 남자 친구를 바라보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저 감정이 안 생겨서 인지, 아니면 불안감이 설렘보다 더 커서 본인의 진정한 감정을 못 느끼고 있는지 알 길은 없다. 스스로가 잘 생각해보고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일전에 올린 글 중에 하나가 로맨스 영화를 연인들끼리 같이 보면 갈등을 줄일 수 있다였다. 오늘이나 주말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를 한 편 봤으면 한다. 남자 친구와 함께 보면 좋겠지만 남자 친구가 바쁠 수도 그리고 이 영화를 억지로 보며 졸 수도 있다.
우선 남자 친구와 함께 보는 걸 시도해 보고 여의치 않는다면 혼자라도 보도록 하자. 참고로 이 긴 영화의 주된 내용은 자주적이고 독립적이며 미모까지 갖춘 스칼렛 오하라가 그녀의 주변에서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어주고 남편까지 된 레트 버틀러를 어떻게 잃는지에 대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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