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시장에 나와 있는 상품
E.Fromm 은 사랑의 기술에서 남자와 여자는 결혼시장에 나와 있는 상품으로 묘사했다. 실제로 인간역사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애를 통해 결혼을 하기 보다는 가족,친지등이 정해 준 상대와 결혼을 하거나 중매를 통한 결혼을 해 온 경우가 더 많았다. 연애를 통해 결혼을 하기 시작한 것은 인간의 결혼 역사에서 정말이지 짧은 시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지금도 중매를 통한 결혼이 어느 문화권에나 남아있다. 만나서 연애하고 서로를 알아가다 결혼을 하는 것만큼 많은 사람들이 생전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결혼해서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하게 되어 살아가고 있다.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사랑을 사랑하는 이유, 사랑하게 되는 이유를 찾기란 쉽지 않다. 다만 사람은 사람을 만나면서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고 미워하게 되고 싸우고 화해하고 애증의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우리는 우리의 짝을 정말 확고한 마음과 정확한 이성으로 판단하고 만나고 있는 것일까? 사람을 사랑해서 만나는 것일까? 만나다보니 사랑하게 되는 것일까? 정말 이유없이 사랑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유가 있어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일까? 질문만으로도 이렇게 복잡하게 느껴지는 연애와 사랑인데 실제로 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머리가 복잡하다 해도 이상하게 느껴질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E.Fromm의 묘사처럼 남자와 여자가 시장에 나와있는 결혼을 위한 상품이라고 가정해 보자.생판 모르는 남녀가 섞여 결혼시장을 일군다면 남자와 여자는 어떻게 자신들의 짝을 찾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까? 남자는 여자의 어떤 면을 보겠는가? 세간에 잘 알려진대로 외모를 보는 남자들이 90%일 것이다. 남자의 눈은 시장에 나와있는 처자들 중에 자신의 눈에 또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눈에 아름다워 보이는 여성을 찾으려 할 것이고 남자들의 뇌는 그러한 여성을 만나야 한 평생 행복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심장에게 말 할 것이다. 보통 통상적인 (편견일 수도 있겠다만) 남자가 아무 여성에게 다가가 그 여자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성격을 판단하고 싶어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 아무 여성이 미모를 갖춘 여자가 아닌 이상에라면 말이다. 만약 어떤 남자가 그 남자의 눈에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여자에게 다가간다면 아마 결혼과 연애를 제외한 수 없이 다른 이유로 다가갔다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자에 비해 외모를 덜 신경쓴다는 여자들은 어떨까? 사회학적으로 진화학적으로 보자면 여자들은 시장에 나온 강한남자를 찾아 나설 것이다. 자신을 험난한 사회와 세상으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는 강인한 남자. 가정을 지키고 자신만을 바라봐주고 먹이감을 찾아 다 줄 남자를 찾지 않을까 한다. 재산이 많고 지식이 많은 여자라고 할 지라도 이는 비슷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산을 술이나 도박으로 탕진하거나 다른 여자에게 갖다 바치는 대신 자신의 재산을 지켜주고 불려줄 남자. 앞으로 가지게 될 자식들에게 온전한 교육을 시켜줄 수 있는 남자, 훌륭한 유전자를 물려줄 수 있는 남자. 이수일이 아무리 젊고 잘 생겼었어도 심순애는 다이아를 보고 이수일을 등졌다. 사회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확실히 여자가 남자보다 더욱 옳바른 판단을 할 확률이 더욱 높아 보인다.
A씨의 이야기를 해 보자. 현재 만나고 있는 남자는 직장이 없다. 그리고 강해보이지도 않으며 한 평생 A씨를 지켜 줄 수 있을 힘이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남들보다 조금 나은 학벌에 조금 나은 집안 환경 하지만 그런 환경 속에서 온실속의 화초처럼 자라온 이 남자에게 자신의 미래를 맞길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분명 나를 많이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것을 느끼고 알 수 있지만 도무지 이 남자에게 미래를 맞길 만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더욱 이런 남자의 상황과 성격 때문에 사랑이라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 다는 것이다. 처음 둘이 만난 상황에서 안 좋았던 A씨의 마음을 달래주고 함께 해주어 사귀게 되었지만 얼마 못가 A씨은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 해 이별을 고했다. 하지만 남자는 그런 여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했고 A씨은 그런 남자가 안쓰럽고 남자가 잘 해준 일들이 생각나 미안한 마음에 대차게 거절하지 못 하고 다시 사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A씨는 아름다운 외모를 갖추고 있다고 타인의 입으로부터 많이 듣고 있다. 아마 지금 남자친구도 A씨의 외모에 반해 A씨와 사랑에 빠지지 않았나 싶다. 둘의 상황을 결혼시장에 대입을 해 보면 A씨는 현재 남자친구와 헤어져야 하지 않나 싶다. 여성은 젊은 나이에 아름다운 외모를 갖추고 있고 남자는 중산층 집안에 적당한 학벌 하지만 직장도 없고 강인한 성격도 아니며 미래가 확실히 보장된 남자도 아니다. 결혼시장의 룰에 따르면 둘의 관계는 공정한 계약처럼 들리지 않는다. 결혼시장의 거래법칙로 따져보면 헤어지는게 백번 옳은 일 같아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그저 그냥 헤어지고 독한 마음 먹고 다시는 받아주지 마십시요. 라고 말하고 상담을 끝내면 이야기도 쉽고 상담 글도 짧아지겠지만 그냥 그렇게 끝내기엔 사랑과 연애는 그리 단순하고 녹록하지 않다.
남자를 보았을 때 정말 자신과 성격도 맞지 않고 아무리 노력해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 헤어지는게 A씨의 정신건강과 미래를 위해 바른 일일 것이다. 하지만 남자의 유약한 성격, 밝지않은 미래 등으로 남자친구에게 헤어지는 이유를 찾으려 한다면 아마 다음 남자친구를 만나서도 제대로 된 연애를 하지 못 할 확률이 크다. 유약한 성격은 자신만을 바라봐주고 한 여자만 바라봐 주는 착한 남자로서 해석이 될 수 있다.
강한남자, 누가봐도 건강해 보이고 한 우두머리의 수장이 될 것 같은 남자. 이런 남자들일 수록 주변에 여자가 많은 경우가 많고 아름다운 여자를 보면 갖으려고 하는 욕구가 많을 수 있다. 결혼시장까지 갈 필요도 없이 동물의 왕국만 봐도 우두머리의 수장은 대부분의 암컷을 거느리게 된다. 장단점이 있다. 현재 불확실한 미래가 걸릴 수 있지만 어느 순간 제대로 된 직장에 취직해 안정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다. 이미 성공하고 아내를 집에서 내조만 할 수 있게 끔 해줄 수 있는 남자는 현재가 밝지만 미래에 사업이 망해 집안을 거덜 낼 위험이 있다. 하물며 그 정도의 능력과 재력이 있는 남자가 도박,술,여자에 빠지지 말란 법도 없다. 다만 사람의 미래를 읽는 능력이 있다면야 좋겠지만 그럴 능력이 없으니 고민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여자와 남자는 사랑에 빠지는 속도가 다르다.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경우는 드물다. 남자는 여자의 외모에 반해 첫눈에 반하고 사랑에 빠지지만 여자는 남자와 함께 오래지내면서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A씨가 시간을 조금더 갖고 남자에게 애정어린 시각을 가지고 장점을 찾아 보도록 하자. 아무리 살펴 보아도 남자가 한 평생을 살 남자가 아니고 아무리 노력해도 사랑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 것 같다면 헤어지는게 옳다. 독한 마음 먹고 헤어지는게 수다. 하지만 남자의 조건이 현재를 만족시켜주지 못 한다고 해서 미래에 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장담을 하기엔 두 사람이 만난 시기가 아직은 너무 짧다. 그리고 현재 A씨가 가지고 있는 마음을 남자친구에게 둘러서 표현해 보자. 애인사이,부부사이라고 할 지라도 서로에 대해 모두 알 수는 없다.
서로에게 감춰진 모습, 몰랐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기 위해선 대화만큼 중요한 도구는 없다. 백마탄 왕자가 나타나 자신을 공주로 만들어 주는 것 만큼 자신을 끔찍하게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는 일도 쉽지않다. 다만 사연을 A씨가 이미 헤어질 마음을 정하고 확답을 듣기 위해 사연을 신청한 것이라면 내 대답은 “헤어지세요.” 다. 남자의 경제적인 이유, 여성의 노화로 인한 남성의 바람등과 같은 이유로 수 많은 연인들이 부부들이 지난 몇 십년간 이별하고 이혼해 왔다 사실 새로울 것도 없다. 그러니 이러한 이유로 A씨가 현재 남자친구와 헤어진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지탄 받을 일도 아니고 양심의 가책을 받을 일도 아니다. 서로 조건이 안 맞고 원하는게 다르다 거기에 사랑하는 마음까지 생기지 않는다? 함께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미 정한 마음 아무리 옆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줘도 듣는 사람 마음만 불편해 질 뿐이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헤어지기로 결정하기 전 남자친구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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