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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호 Feb 03. 2017

모든 걸 바쳤던 3년의 연애 그리고 이별

사랑이 증오가 되는 것도 증오가 사랑이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존재들은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크기를 키워 나간다.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라는 것도 그런데 처음에는 작음 호감으로 시작해서 거대한 사랑 또는 비대해진 집착이 되는 경우도 있고 호감이 커져 사랑이 되고 사랑이 변질되어 집착이 되거나 호감에서 사랑이 되었다가 증오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사랑으로 시작해 증오가 되었다가 무감 정이라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렇게 변하는 마음을 우리가 조절하고 조종할 수 있는 위치의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사랑이 증오가 되는 것도 증오가 사랑이 되는 것도 사실상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년이면 짧지 않은 시간이다. 몸을 섞고 마음을 섞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 한 연인의 3년이라는 시간은 절대 짧지 않다. 특히나 그 3년간 시간과 마음 그리고 물질까지 자신의 능력 안에서 또는 능력 이상,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느끼고 있다면 그 3년이 가지는 시간이 가지는 값은 클 수밖에 없으며 그 무엇 이상이라고 밖에 여겨질 수 없다.  모든 것이 혼자 이겨내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연애라는 짐을 진 사람의 연애는 영화와 같이 언제나 아름다울 수는 없다.


헤어지고 난 뒤 충격에 빠져 있거나 실의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충고나 의견을 나누면서 제일 먼저 해 주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말 해 줘도 귀에 안 들어고 이해도 안 되고 듣는다고 할 지라도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 거야, 하지만 적어도 한 번쯤은 생각해 봐”라고


아마 K씨도 제가 드리는 상담글을 읽고 마음으로 동감을 하고 머리로 이해를 하지만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아예 제가 드리는 말이 이해도 안 되고 동의도 안 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조언을 드리고자 하며 K 씨에게 충분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첫 번째로 K 씨가 버렸으면 하는 마음가짐이 하나 있습니다. 헤어진 전 여자 친구로부터 사과를 듣고자 하는 마음을 안 가지셨으면 합니다. 이해는 합니다. K 씨가 바친 3년, 그녀에게 준 사랑, 헌신, 인내 그 모든 것이 부질없던 일이 아니길 바라기에 그녀의 입에서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자 함을. 헤어진 여자 친구가 적어도 K 씨와 만나는 동안 K 씨가 보여준 사랑, 헌신 등에 고마워하고 그에 대해 이별로 대답했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가졌으면 한다는 것. 아니면  K씨도 지나간 3년이 무의미한 시간이 아닌 정말로 두 사람이 사랑했음을 확인하고 싶기에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를 듣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부질없는 것 같습니다. 



 헤어진 지 3일 만에 다른 남자와 만나고 이미 다시 행복해졌으며 그 남자와 내년에 결혼까지 하겠다는 그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들을 필요 없습니다. 그래도 한 때 사랑했던 사이이게 최소한의 예의로 아름답게 보내주고 싶다면 아무 말 없이 보내 주시길 바랍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구체적인 충고를 드리자면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다시는 연락하지 않을 것이고 네가 행복하게 잘 살기 바란다 사랑했다.”

라는 정도의 메시지를 보내시고 다시는 연락을 하지도 받지도 않으셨으면 합니다.   K 씨 마음에 새겨진 분노, 상처 어쩔 수 없지만 K 씨 혼자 스스로 치유하고 아물게 해야 됩니다. 강해지시길 바랍니다.  헤어진 여자 친구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어도 K 씨 지금의 상황 잘 이겨낼 것이고 그녀의 미안하다는 말 듣지 않아도 K 씨가 바친 지난 3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K 씨가 후회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입니다. K 씨가 진심으로 우러난 마음에서 한 모든 행동들 모두 K 씨가 헤어진 여자 친구보다  더욱 나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한다고 할 지라도 헤어진 여자 친구가 K 씨에게 했던 행동이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K 씨의 마음, 헌신, 인내에 고마움도 미안함도 느끼지 않는 사람…무슨 말이 더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더군다나 그마저 서로에 대한 신뢰까지도 처절하게 끊어버린 사람입니다.  K 씨에게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난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감히 충고를 드리자면 두 사람의 관계 억지로 다시 예전으로 돌릴 수 있다는 기대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돌아간다고 해도 둘 중의 한 명이 철저하게 숙이거나 변하지 않는 이상 똑같은 문제로 힘든 연애만 하게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미련을 버리시길 바랍니다.  


연인관계라는 것이 한 명의 잘 못에 의해  끝이 나는 경우는 대부분 없습니다. 이유 없는 무덤이 없듯이 이별에도 이유 없는 이별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별을 어떠한 이유로 어떠한 상황에서 했건 헤어진 지 3일 만에 다른 사람을 만나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여자에게 더 이상 어떠한 감정도 품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정작 본모습은 그저 그런 사람이었구나 하시길 바랍니다.  떠나간 사람에 대한 미련 집착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사람의 당연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가 현재의 K 씨를 화나게 하고 비참하게 한다고 해서 상황이 변할 것은 없습니다.  그녀가 나쁜 사람이고 K 씨가 좋은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두 사람의 관계를 다시 예전으로 돌릴 수 있는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그녀의 마음은 떠났고 헤어진 지 3일 만에 실제로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줘버렸습니다. K 씨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어찌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그녀의 곁을 지켜 준 K 씨의 마음과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던 K 씨의 사랑을 , 두 사람이 함께 한 시간을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치부해 버렸습니다. 그런 사람 때문에 계속 마음 아파하고 슬퍼하고 자책하고 후회하는 것은 부질없어 보입니다. 부질없는 것도 부질없는 것이지만 K 씨의 인생이 그런 사람 때문에 더욱 슬퍼진다면 이것만큼 억울한 게 없어 보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독한 마음먹으시고 깨끗하게 보내주길 바랍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생각하시고 그 사람이 행복한 인생을 살 던 불행한 인생을 살던 K 씨와는 관계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고 그렇게 행동하셨으면 합니다. 지나간 3년이 후회만 남기고 현재를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해서 K 씨의 내일과 미래가 불행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K 씨가 살아온 총인생에 비하면 불과 3년밖에 되지 않는 시간이고 앞으로 살아갈 삶을 더한다면 그 3년의 의미는 더욱 줄어듭니다. 물론 그 3년이라는 시간, 그 시간이 남긴 이별이라는 결론이 K 씨에게 상처로 남고 그 상처가 아무는 시간이 길게 걸리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k 씨의 인생이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3년의 사랑이 불행으로 끝났다고 해서 앞으로의 인생까지 불행해져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조금 더 차갑게 말씀을 드리자면  K 씨가 어떤 상황에서 그녀를 위해 헌신을 하였건 얼만큼의 사랑을 퍼주었건 K 씨가 한 일이이고 K 씨가 선택한 길이였습니다. 누구에게도 보상받을 수 없고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K 씨가 지고 나가야 할 짐 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그녀에게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K 씨의 모습을 보며 힘들어하고 미안해하는 사람은 K 씨에게 매몰차게 굴고  K 씨의 마음을 몰라준 헤어진 여자 친구가 아닙니다. 지금 힘들어하는 K 씨의 옆을 지켜주고 힘들어하는 K 씨를 이유 없이 사랑해주는 주변 사람들입니다. K 씨의 옆을 지켜주는 것은 다른 사람의 품 속에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녀가 아닌 현재 K 씨 옆에 있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입니다.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 억지로 밀어내려 하지 마시고 함께 하 시길 바랍니다. K 씨의 옆에 있는 사람들 충분히 성인이고 K 씨의 마음, 상황, 상태 모든 것을 알고 옆에 있어주는 사람들입니다. 무엇을 하는지 인식하고 있고 그들의 자유의지로 하고 있는 일입니다. K 씨가 그들을 떠날 자신이 없다면 떠나라고 강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만 옆에 있어주는 사람들에게 K 씨가 고마움의 표현을 많이 해주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K 씨의 예전 여자 친구가 K 씨에게 보여줬던 행동을 K 씨가 반복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지금 이별이 당장은 힘들고 가슴이 찢어지고 마음에 멍이 들어 답답하시겠지만 이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치유가 됩니다. 사람을 죽일 수 없는 정도의 상처라면 언젠가는 치유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견뎌 내 시길 바랍니다. 지나간 그녀 잊으려는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강해 지시길 바랍니다.  그녀에게 보냈던 사랑이 증오가 되고 집착이 되지 않게 본인의 마음을 잘 다독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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