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님, 주식 투자를 시작하시게 되고, 공부를 하시다 보면 "절대로 빚내서 투자하지 말라"는 조언을 많이 듣게 되실 겁니다. 이는 많은 투자자들이 가장 기초적인 원칙으로 삼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왜 빚을 내어 투자하지 말라는 것인지,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는 빚이 꼭 나쁜 선택은 아닐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빚을 내어 주식에 투자했을 때 가장 큰 위험은 주식 가격이 하락했을 때 나타납니다. 만약 주식이 회사의 재무 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저평가되는 시기가 오면, 당장의 손실을 막기 위해 낮은 가격에도 주식을 팔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차장님께서는 투자에서 손해를 보는 것뿐 아니라 빚을 갚아야 하는 부담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주식을 담보로 빚을 내는 경우, "청산"의 위험이 있습니다.
청산이란 주식 담보대출을 통해 빌린 금액을 정해진 기간 내에 갚지 못할 경우, 보유 주식이 시장 가격에 강제로 매도되어 빚을 상환하는 것입니다. 주식 가격이 하락한 상태에서 청산되면, 손해는 더욱 커지고 결과적으로 빚까지 남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빚을 내서 주식을 시작하면 투자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크기에, 원금과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투자 판단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이성적인 결정보다 감정적이고 불안한 선택을 하게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투자는 자신의 자본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주식 담보대출과 같은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빚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차장님께서 주식투자의 경험을 쌓으시고, 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짐에 따라 '무조건 빚을 내지 않는 것이 옳다'는 것에 대해 다소 다른 관점도 생기실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주식 담보대출은 논외로 두겠습니다.
투자 경험이 쌓이고 재무제표를 읽는 기본적인 능력을 갖추게 되시면, 투자의 본질은 결국 "회사의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투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재무제표에서 자주 다루는 핵심 개념 중 하나가 바로 부채비율입니다.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은 회사가 얼마나 적절하게 빚을 활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라면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억의 자본금을 가진 회사가 추가로 10억의 부채를 내어 총 20억을 활용하고 있다면, 부채비율은 100%로 표시됩니다. 회사는 빌린 돈도 상환할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범위에 속합니다.
이 논리를 개인에게 적용해 보면, 차장님이 가진 재정 상황 또한 하나의 기업처럼 관리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월급 100만 원을 버시면서 마이너스 통장을 통해 100만 원을 추가로 투자하셨다면, 재무건전성 면에서 큰 무리가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빚에 붙는 이자'입니다.
만약 주식투자로 이자율보다 낮은 수익을 내거나, 주가가 매수 단가보다 하락하게 되면 차장님의 "재무건전성"은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빚을 활용하더라도 계산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며, 무리한 투자는 원금을 잃게 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투자 경험이 쌓이고, 자신의 자산 관리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셨을 때라면 제한적으로 빚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추천은 투자금 대비 부채 비율이 약 50% 이하로 설정하시는 것입니다. 적절한 수준은 약 30% 정도로, 언제든지 원금을 상환할 수 있고 이자를 부담하며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라도 빚을 활용하기 전에 반드시 몇 가지 질문을 스스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자율을 충분히 상회하는 수익률을 낼 가능성이 있는가?
원금 상환 여력이 언제든 확보되어 있는가?
빚을 활용해 투자한 경우, 단기적인 손실에도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가?
위 질문에 대한 답변이 명확하지 않다면, 빚을 활용한 투자는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차장님께 드리고 싶은 조언은, 투자 금액이 클수록 수익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같은 20%의 수익률이라도 100만 원과 1억 원의 결과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1억 원에 대해 20%의 수익률은 2천만 원의 성과를 가져오며 이는 적은 자본 투자의 결과와 비교해 인생에 주는 변화가 훨씬 크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기에 투자 경험이 충분히 쌓이고 자신감과 안정적인 자금 운용 능력이 뒤따를 때, 빚을 적절히 활용한 투자도 차장님의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빚을 지지 않고 스스로 자본으로부터 시작하는 투자"가 언제나 최선의 선택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