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18일부터 6월12일까지 26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5월 29일 목요일.
게스트하우스에서의 따뜻한 아침
아침 7시 30분에 기상했다. 게스트하우스에 조식을 8시에 예약해두어서 숙소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빵, 과일, 계란, 치즈 등이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는데, 게스트하우스 사장의 어머니인 할머니의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어젯밤 모닥불 앞에서의 따뜻한 시간에 이어 아침도 이렇게 정성스럽게 준비해주시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9시 20분에 게스트하우스를 나서 메스티아 시내를 잠깐 둘러보았다. 작은 산악 마을이지만 스바네티 지역의 중심지답게 기본적인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었다.
[ 메스티아 마슈루트카 출발하는 장소 ]
우쉬굴리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특별한 여행자
10시에 예약한 택시로 우쉬굴리로 출발했다. 차에는 한국인 여성 여행자 한 분이 함께 탔다. 우쉬굴리까지는 기사와 외국인 여성이 앞자리에 앉고, 한국인 여행자 여성분과 우리 부부가 그다음 자리에 앉아 총 5명이 이동했다.
차를 타고 가며 한국인 여성 여행자의 말을 들어보니 정말 대단한 여행가였다. 전 세계 중에서 미국과 남미를 제외하고 모두 여행했다고 한다. 이번 여행도 코카서스 3국(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을 여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분에게서 앞으로 가게 될 카즈베기 숙소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얻었다. 그리고 카즈베기에서 할 주타 트레킹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들었다. 카즈베기 정류장에서 9시에 미니버스를 타고 주타 트레킹 입구까지 이동하는 데 1인당 55라리가 든다고 했다. 그곳에서 산장까지 걸어가고, 산장에서 차우키 오수까지는 말을 타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었다. 말은 1인당 50라리라고 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넘어 우쉬굴리로
가는 길은 2차선이었고, 계속 구불구불 산에 올라갔다. 아내는 차 멀미가 난다고 했다. 올라가는 중에 비포장도로가 있었고 공사 중인 곳이 많았다. 1시간 30분 걸린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1시간 만에 11시에 도착했다.
[ 우쉬굴리 마을 초입 ]
[ 우쉬굴리 마을 전경 ]
우쉬굴리(Ushguli)는 해발 2,100미터에 위치한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영구 거주 마을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곳은 스바네티 지역의 고유한 석조 탑들로 유명하며, 12~13세기에 지어진 이 탑들은 외침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설산에 둘러싸인 천상의 마을
[ 한국인 여행자와 함께 걷기 ]
셋이서 함께 걸으며 여행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우쉬굴리는 참으로 멋졌다. 빙 둘러 설산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빙하가 흐르고 있었다. 특히 쉬카라(Shkhara) 봉은 해발 5,193미터로 조지아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코카서스 산맥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쉬카라 빙하 트레킹 초입의 모습 ]
쉬카라 빙하 트레킹은 풀코스로 하지 못했지만 빙하를 따라 한 시간 정도 걸어서 올라갔다 내려왔다. 쉬카라 빙하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말을 타고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가는 도중에 말 무리가 길을 따라 돌아다니는 것도 봤고, 산 중턱에 소와 말이 풀을 뜯는 모습을 보았다.
[ 쉬카라 빙하 트레킹 ]
우리에게 11시부터 3시까지 네 시간이 주어졌는데, 우쉬굴리를 둘러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2,100미터 고지인 우쉬굴리에 와보니 설산과 초원의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왜 사람들이 우쉬굴리를 찾는지 알 수 있었다.
빙하에서 만난 또 다른 한국인들
빙하를 올라가다가 젊은 한국 남녀를 만났다. 나중에 들어보니 쿠웨이트에 교환학생으로 온 커플로 쿠웨이트에서 직항이 있어 조지아에 들어왔다고 했다. 남자 학생이 노트에 여행하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좌우명을 적어달라고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나와 아내도 적어주었다. 이런 작은 교류가 여행의 특별한 추억이 된다.
우쉬굴리 마을의 일상과 전통
함께 간 한국 여성 여행자분과 1시 30분에 만나기로 했는데 못 만났다. 우리는 우쉬굴리 마을 중앙길을 걸었다.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는데, 아마도 우쉬굴리 성인들이 다 모인 것 같았다. 아마도 어느 분이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르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위쪽에 큰 행사장에 한 100명 정도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것을 마련하고 있었는데, 장례식 끝나고 그쪽에서 모이는 것 같았다. 스바네티 지역의 전통적인 장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우쉬굴리 마을은 규모가 작아서 한 바퀴 도는 데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았다.
비가 오는 것을 걱정했는데 잠깐 비가 몇 방울 떨어져서 우비를 입었지만 바로 그쳤다.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고산 지대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어제의 동행자들과의 재회
위에서 어제 메스티아로 오며 함께 동승했던 그리스 여성과 인도 남자 2명을 만났다. 세상이 참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쉬굴리 같은 작은 마을에서 어제 함께 힘든 여정을 함께한 사람들을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한국 여성 여행자는 3시에 모이는 장소에서 다시 만났다. 아내는 그분과 메스티아로 내려오는 내내 여행과 관련하여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파노라마 같은 귀로의 풍경
우쉬굴리에서 메스티아로 돌아올 때는 15인승 미니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기사 제외하고 6명이 3시에 출발했다. 내려가는데 멋진 뷰포인트에서 한 20분 정도 머물렀다. 너무 멋진 장관의 모습이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설산과 초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뷰포인트에 있는 나무로 만든 하트 ]
[뷰포인트에서 본 장관 ]
길 건너편에는 나무로 만든 하트 모양이 위에 있고 나무 계단으로 올라가도록 만들어진 포토 스폿에서 사진도 찍었다. 기사는 구불구불한 길을 정말 빠른 속도로 질주했다. 오래 쉬었는데도 1시간 8분 걸려서 메스티아에 4시 8분에 도착했다.
여행 전문가 박선희씨와의 깊은 대화
[ 박선희씨와 함께 들어간 레스토랑 ]
메스티아에서 만난 한국 여성의 이름은 박선희씨였다. 그분과 카페로 이동하여 2시간 20분간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맥주 2잔, 레모네이드, 피자를 주문해서 먹으며 여행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내일 모레 이동할 쿠타이시 미니버스 표도 구입했다. 박선희씨는 오랜 여행의 노하우가 많았다. "남들이 맛집이라고 하는 데 가지 말고 지나가다가 맛있는 냄새가 나는 식당에 가라", "호텔에 가방을 며칠간 맡겨도 된다" 등 실용적인 조언들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그분의 여행 철학이었다. 많은 여행 중 어느 나라가 좋았냐는 질문에 "많이 다니니 경치는 그냥 그냥이고 사람이 중요했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인상이 달라진다"고 했다.
나도 어제 게스트하우스 호스트와 할머니를 만나면서 만나는 사람의 중요성을 실감했기에 그 말이 더 잘 이해되었다. 여행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풍경이 아니라 사람과의 만남이라는 깨달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카카오톡 연락처를 주고받았고, 내일 함께 코룰디 호수에 가기로 약속했다. 우쉬굴리에서 시작된 인연이 메스티아에서 더 깊어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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