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18일부터 6월12일까지 26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5월30일 금요일.
걱정스러운 아침과 따뜻한 배려
7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8시에 조식을 먹었다. 할머니께서 아내 것까지 먹을 것을 챙겨주셨다. 3박 동안 머물며 다시 한 번 스바네티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느꼈다.
아침에 비가 와서 오늘 코룰디 호수 트레킹을 하는 데 좀 걱정이 되었다. 산악 지대의 날씨는 변화무쌍하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유럽인으로 보이는 부부는 아침 일찍 햄버거로 보이는 식사를 사 달라고 해서 가지고 트레킹으로 먼저 출발했다.
호스트에게 3박 숙박비와 2번 조식비를 현금으로 정산했다. 메스티아에서의 마지막 아침이라니 벌써 아쉬웠다.
위험천만한 산길 드라이브
8인승 차에 한국인 5명(우리 부부, 박선희씨, 쿠웨이트 유학생 커플), 중국인 2명, 기사 포함 8명이 코룰디로 이동했다. 비가 계속 내렸다. 10시에 출발했다.
[ 코룰디 호수 트래킹 출발 장소로 이동하는 길 ]
비에 젖은 비포장도로가 이어졌다. 운전기사는 한 손으로 휴대폰을 잡고 한 손으로 운전했다. 낭떠러지와 급경사길, 길에 소들이 있었고, 계속 비포장도로의 산길을 이동했다. 다행히 10분 정도 올라가니 비가 그쳤다.
이 길은 전문 기사가 아니면 못 다닐 듯한 위험한 길이었다. 비에 젖은 오르막길을 3번에 걸쳐 올라왔다. 감격하며 모두 박수를 쳤지만 앞에 눈사태로 길이 막혀 있어 다시 내려가서 다른 길로 다시 올라가야 했다.
[ 십자가 전망대 아래 포인트 도착 ]
10시 45분에 십자가 전망대 아래 포인트에 도착했다. 모두가 기사에게 수고했다는 의미로 큰 박수를 쳤다. 몇몇 사람들이 이미 올라와 있었고, 드론을 날리는 사람도 두 명이 있었다.
십자가 전망대를 향한 설원 트레킹
처음엔 차를 세운 곳이 십자가 전망대인 줄 알았는데 십자가 전망대가 아니었다. 한참을 더 올라가니 십자가 전망대가 있었다. 눈이 길을 덮쳐 더 올라가지 못하는 것이었다. 십자가 전망대에 오르니 12시였다.
[ 십자가 전망대까지 오르는 트래킹 모습 ]
[ 십자가 전망대에서 바라본 설산 ]
십자가 전망대(Cross Pass)는 해발 2,395미터에 위치한 곳으로, 메스티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당일 트레킹 코스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우쉬바(Ushba) 봉과 테트눌디(Tetnuldi) 봉 등 코카서스 산맥의 주요 봉우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일부 구간은 눈을 밟으며 올라갔고, 12시 25분 코룰디 호수 정상에 도착했다. 젊은 중국 친구가 여기서 드론을 날리고 있었다. 십자가 전망대까지가 시간이 많이 걸렸고 십자가 전망대에서 코룰디 호수까지는 25분 정도 걸렸다.
코룰디 호수의 신비로운 모습
[ 코룰디 호수에서 바라본 설산 ]
[ 얼음이 얼어 있는 작은 코룰디 호수 2개 모습 ]
코룰디 호수(Koruldi Lakes)는 해발 2,850미터에 위치한 고산 호수군으로, 아주 작은 3개의 호수로 이루어져 있었다. 모두 얼음이 얼어 있었다. 5월 말임에도 불구하고 이 높은 고도에서는 아직 얼음이 녹지 않은 것이다.
이 호수들은 빙하가 녹은 물이 모여 형성된 빙하호로, 여름철에도 매우 차가운 물을 유지한다. 주변으로는 4,000미터가 넘는 봉우리들이 둘러싸고 있어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올라가는 중간중간에 파노라마 동영상을 찍었다. 올라갈수록 더 멋있었기 때문에 여러 번 찍었다. 쭉 둘러 설산이 펼쳐져 있었고 환상적인 모습이었다. 테트눌디(4,858m), 우쉬바(4,700m), 샤바닥(4,320m) 등의 거대한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었다.
산에서 만난 또 다른 한국인들
내려오는 길에 조지아에서 32일 동안 있다는 한국인 부부를 만났다. 우리를 만나니 너무 반가워했고 메스티아에서 우쉬굴리 가는 방법 등을 물었다. 나보다 더 오랫동안 조지아에 있는 것이다.
작년에 오사카에서 한 달 한 경험이 있는 게 고작이고, 북유럽 10일 대신 조지아를 선택했다고 하는데 참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직 후 장기 여행을 결심하는 사람들의 용기와 도전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산에 있는 동안 구름은 있었지만 해가 있어 날은 아주 좋은 편이었다. 내려와서 사진을 찍고 여유 있는 시간을 보냈다. 산 위에는 약간 쌀쌀했지만 충분히 상쾌했다. 2시 10분경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길의 아쉬움과 날씨의 도움
[ 하산길에서 본 설산 ]
중간에 멋진 뷰 전망의 카페에서 10분간 사진을 찍었다. 더 큰 십자가 전망대에서 10분 쉬며 사진을 찍었다. 2시 40분 다시 출발했다.
내려오는데 비가 조금 내렸다. 마을 쪽은 흑구름이 끼어 있었다. 내려올수록 비가 더 내렸다. 그래도 우리가 트레킹하는 동안 비가 오지 않아 날씨가 많이 도와주었다. 만약 트레킹 도중 비가 왔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중국인이 드론을 자랑하는데 드론이 튼튼하고 성능이 좋아 보였다. 그 드론 모델명은 DJI Mini였다. 나도 가격 확인 후 구입할 생각이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드론으로 촬영한다면 정말 멋진 영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메스티아에서의 마지막 저녁
내려와서 진라면에 게스트하우스 할머니가 주신 와인과 맥주를 마셨다. 4시에서 7시까지 숙소에서 쉬었다. 트레킹의 피로를 풀고 내일 쿠타이시로 이동할 준비를 했다.
[ 게스트하우스에서 먹은 진라면과 와인 ]
6월 4일 쿠타이시에서 트빌리시로 가는 기차표를 미리 예매했다. 조지아 여행의 마지막 구간을 준비하는 마음이었다.
마트에서 멀미약과 맥주를 구입했다. 내일 다시 긴 버스 여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멀미약은 필수였다.
[ 레스토랑 LAILA에서의 석식 ]
7시 40분부터 LAILA라는 레스토랑에서 박선희씨와 석식을 했다. 샐러드, 오차우리(조지아 전통 수프), 버섯요리, 닭 간 요리를 주문해 맥주와 함께 식사를 하며 여행에 대해, 인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드롭링과 카드 마술을 가르쳐주니 좋아했다. 박선희씨는 정말 흥미로운 분이었고, 그분과의 대화는 여행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교류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메스티아의 마지막 밤
숙소로 돌아와 하늘을 보니 구름 사이로 북두칠성이 보였다. 하지만 구름이 많아 별이 쏟아지는 모습은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메스티아 같은 고산 지대에서는 맑은 날 밤하늘의 별들을 장관처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구름 때문에 그 장관을 놓친 것이 아쉬웠다.
쿠타이시로 이동할 짐을 꾸리고 10시 30분경 잠에 들었다. 메스티아에서의 3박 4일이 끝나가고 있었다. 스바네티 지역의 웅장한 자연과 따뜻한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새로운 친구 박선희씨와의 인연까지. 메스티아는 정말 특별한 곳이었다.
#조지아여행 #해피매지션 #디지털시니어 #자유여행 #메스티아 #게스트하우스 #코룰디호수트래킹 #LAILA레스토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