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18일부터 6월12일까지 26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6월 2일, 월요일.
느긋한 아침과 바그라티 대성당 재방문
[ 아침 식사 ]
8시에 일어나 페이스북에 몇 가지 올리고 여행 경험을 몇몇 지인에게 카톡으로 공유했다. 아침식사는 아내가 해준 채소와 과일 샐러드를 함께 먹었다.
[ 다시 들른 바르라티 대성당 ]
오늘은 투어도 없고 바쁜 일정을 하지 않는 날로 정했다. 그래서 느긋하게 쉬고 11시경 숙소를 나왔다. 구입한 쿠키를 먹으며 바그라티 대성당으로 이동했다. 나는 어제 혼자 가보았지만 아내가 가보지 않아 함께 가보았다.
어제 들어가 보지 못한 내부에 들어가서 웅장한 모습을 보았다. 파괴된 성곽과 성당 구석구석도 보았다. 바그라티 대성당 내부는 11세기 조지아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높은 돔과 정교한 프레스코화, 그리고 복원된 제단의 모습이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어제 본 사제 세분은 오늘도 관광객들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있었다. 조지아 전통 폴리포니 성가가 성당의 돔 아래서 울려 퍼지는 모습은 마치 천상의 합창을 듣는 듯했다.
[ 포도 넝쿨의 생명력 ]
내려오는데 집에서 키우는 포도가 벽을 타고 오르는 모습을 보았다. 작은 틈에서 포도 나무가 자라나와 휘어져 위로 올라간 모습에서 강한 생명력을 느꼈다. 돌 틈 사이로 뻗어 나온 포도 덩굴이 담장을 타고 하늘을 향해 뻗어가는 모습은 조지아 사람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닮아 있었다.
그린 바자르에서의 활기찬 쇼핑
[ 그린 바자르 인근 길거리 책방 ]
바그라티 대성당에서 내려와 그린 바자르로 이동했다. 생동감 넘치는 시장을 둘러보며 상추, 감자, 양파, 토마토, 오이 등 저녁거리를 구입했다. 농산품은 저렴했다. 저녁에 먹을 삼겹살도 구입했다. 버섯과 라면, 요플레, 초콜릿도 함께 샀다.
[ 그린바자르에 있는 와인 매장 아저씨 ]
그린 바자르를 돌며 보니 하우스 와인 파는 곳이 있었다. 넉넉한 외모를 가진 아저씨가 이런저런 여러 와인을 시음해보도록 해서 마셔 보았다. 그중 아내가 가장 맛있는 와인으로 선택한 와인을 구입했다. 마음 좋은 시장 와인 아저씨와 함께 '아이 러브 조지아'를 외치며 사진도 찍었다.
조지아는 8000년의 와인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초의 와인 생산국이다. 특히 전통적인 크베브리(Qvevri) 제법으로 만든 와인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그린 바자르에서 파는 하우스 와인은 대부분 소규모 농가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든 것들로, 상업적인 와인과는 다른 깊은 맛과 향을 자랑한다.
1시 45분경 숙소로 돌아왔다. 점심은 사온 조지아 라면 2개에 김치와 오이 그리고 와인과 함께 먹었다.
작은 케이블카와 공원 탐방
[ 케이블카 타기 ]
날씨가 비가 올 것 같이 점점 어두워졌다. 2시 30분경에 다시 호텔을 나왔다. 역사 박물관에 갔으나 점심 문을 닫고 5시에 문을 연다고 했다. 콜키스 분수를 거쳐 화이트 브리지를 지나서 Besik Gabashvili Amusement Park에 가려고 했는데 길을 몰라 케이블카를 탔다.
[ Besik Gabashvili Amusement Park ]
케이블카는 리오니강을 건너는 아주 짧은 구간이었고, 노란색과 빨간색 단지 2칸밖에 없었다. 작고 아담한 케이블카였지만 강을 가로지르며 쿠타이시의 전경을 내려다보는 재미가 있었다. 올라가 보니 아이들의 놀이 시설이 많은 작은 공원이었다. 잠시 둘러보고 우리는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쿠타이시의 전경은 리오니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강을 사이에 두고 조화롭게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쿠타이시 1호 한국인과의 특별한 만남
[ 쿠타이시 1호 한국인 거주자가 운영하는 미용실 ]
호텔 쪽으로 걸어가는 도중 태극기가 보이는 작은 가게가 보였다. 처음엔 카페인 줄 알았는데 가보니 미용실이었다. 앞에 남자 분이 계셔서 말을 걸었더니 한국 사람이었다. 알고 보니 그분은 쿠타이시 1호 한국인 거주자였다.
코로나 시기에 지금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40대 초 늦은 나이에 남자 아이 둘 딸린 조지아 아내와 결혼해 딸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3주 전에 딸 아이가 의료사고로 힘든 시기를 거쳤고 지금은 트빌리시 병원에서 회복 중이라고 했다.
나는 그분에게 간단히 머리를 자르고 염색까지 했다. 그분은 알고 보니 얼마 전에 TV 프로그램 "선넘은 패밀리 쿠타이시편"에 출연한 분이었다. 이발과 염색을 하는 동안 조지아에서의 생활과 현지 상황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40대 초 늦은 나이에 조지아에서 살기로 결정하고 조지아의 불편함을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참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사랑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그의 용기와 사랑이 깊이 와 닿았다.
조지아의 현실과 사회 상황
그분에게 조지아의 정치 상황을 들었다. 국민은 러시아를 좋아하지 않지만 정부는 친러시아 정부라고 한다. 선거도 부정선거가 많다고 하고, 마피아가 개입되기도 한다고 했다.
【조지아의 정치적 현실】
조지아는 복잡한 정치적 상황에 놓여 있다. 2008년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아 지역이 사실상 러시아의 통제 하에 있으며, 이는 조지아 국민들에게 큰 상처로 남아 있다. 현재 집권당인 '조지아의 꿈'은 친러시아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어, 유럽 통합을 원하는 국민들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2024년 총선에서도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며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의료가 좋지 않고, 부모나 학생들의 학습열도 낮다고 한다. 급여가 적기 때문에 엄마들이 인근에 있는 유럽 다른 국가에서 일을 해서 조지아 가족들에게 보내준다고 한다. 평균 급여는 100만원 정도라 하더라도 쿠타이시처럼 공장도 없고 큰 기업체가 없는 도시의 월급 생활자는 보통 400불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고 한다.
【조지아의 경제적 어려움】
조지아의 경제 상황은 여전히 어려운 편이다. 평균 월급이 400-500달러 수준으로, 특히 지방 도시인 쿠타이시는 더욱 열악하다. 이로 인해 많은 조지아인들이 독일, 이탈리아 등 서유럽 국가로 출벌이를 떠나고 있다. 특히 여성들이 해외에서 가사도우미나 간병인으로 일하며 고국의 가족을 부양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가족 해체라는 사회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교육 시스템 역시 문제가 많다. 공교육의 질이 낮고, 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차도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인근 다른 국가의 중고차를 사서 수리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조지아에서 살 때는 불편한 게 많지만 한국 생각은 버리고 조지아니까 그러려니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저녁의 쿠타이시와 한국식 만찬
들어오며 물, 맥주 등을 구입했다. 호텔에 5시 50분 들어와 샐러드 안주로 맥주를 마셨다.
저녁의 쿠타이시를 보기 위해 다시 7시 10분에 나와 밤거리를 걸었다. 작은 기념품 가게에 들러 구경하며 조지아 지도와 글씨가 들어간 파란 모자를 구입했다.
[ 삼겹살과 상추, 된장찌개의 한국식 만찬 ]
7시 40분에 들어와 낮에 산 삼겹살과 야채로 한국식 저녁식사를 했다. 삼겹살을 구워 상추, 된장찌개, 오이무침, 김치와 함께 술을 마셨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한국식 음식을 먹으니 힘이 났다.
조지아에서 먹는 한국 음식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현지 재료로 만든 한국 요리는 맛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주는 위로가 되었다. 쿠타이시에서 만난 한국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한 저녁 식사는 여행의 또 다른 깊이를 더해주었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하고 이국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그의 용기가 존경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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