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유럽 조지아 여행 17일차
쿠타이시 마지막날

2025년 5월18일부터 6월12일까지 26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6월 3일 화요일.

한국의 선거일, 조지아에서 맞는 아침

[ 간단한 조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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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이다. 중요한 선거에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 8시에 일어나 어제의 여행일지를 쓰고, 아내가 만든 샐러드로 함께 아침식사를 했다. 카카오톡으로 지인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멀리 떨어진 조지아에서도 고국의 중요한 날을 기억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해외에 있으면서 국민의 권리인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컸다.

아침에 계속 비가 왔다. 그래서 천천히 밖에 나갈 준비를 했고, 비가 조금 줄어든 11시 30분 호스텔을 나섰다. 볼트 택시를 이용해 젤라티 수도원으로 출발했다. 비가 오는 중이어서 산에 있는 수도원으로 가는 길이 구름 속을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산악 지대로 올라갈수록 안개가 짙어져 마치 천상의 세계로 향하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였다.


젤라티 수도원의 아쉬운 만남

젤라티 수도원에 11시 50분 도착했지만 공사로 문이 닫혀 있었다. 주말에만 문을 연다고 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데 안을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젤라티 수도원(Gelati Monastery)】

젤라티 수도원은 1106년 조지아의 왕 다비드 4세(다비드 건설자)에 의해 설립된 중세 조지아 정교회의 대표적인 수도원 단지다. 12-17세기 조지아의 정치, 문화, 교육, 과학의 중심지였으며, '제2의 아토스산'이라 불릴 정도로 동방 정교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수도원 내부의 모자이크와 프레스코화는 비잔틴 예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성모 마리아 성당의 돔에 있는 그리스도 판토크라토르 모자이크는 조지아 중세 예술의 정수로 여겨진다.

문이 닫혀 있어 내부를 볼 수 없었던 것이 정말 아쉬웠다. 하지만 외관만으로도 수도원의 웅장함과 역사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컸지만, 이것도 여행의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모차메타 수도원에서의 기도

[ 모차메타 수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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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볼트 기사에게 인근에 있는 모차메타 수도원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모차메타 수도원에 12시 10분에 도착하니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 주차를 하는데 주차비를 요구했다. 차를 타고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이 수도원은 큰 계곡 위에 있는 아주 작은 수도원이었다.


【모차메타 수도원(Motsameta Monastery)】

모차메타 수도원은 쿠타이시에서 약 6km 떨어진 차디강(Tskaltsitela River) 계곡 위의 절벽에 자리 잡은 11세기 수도원이다. '모차메타'는 조지아어로 '순교자들'을 의미한다. 이 수도원은 8세기에 아랍 침입자들에 맞서 싸우다 순교한 다비드와 콘스탄틴 형제를 기리기 위해 건설되었다. 수도원은 작지만 계곡을 내려다보는 절경으로 유명하며,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순교자들의 무덤 아래를 기어 통과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있다.

[ 수도원 내부에서 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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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기사가 안으로 들어와서 우리들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수도원 안에 들어가 초 2개를 구입해서 꽂으며 기도를 했다. 아내는 가족 모두 건강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글로 기록해서 남겼다. 작은 수도원이지만 계곡을 내려다보는 경치가 장관이었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마음을 정화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들어온 길로 나가는데 길이 좁아 나가다가 다른 차를 만나 후진해서 다시 가야 했다. 좁은 산길에서 벌어진 작은 해프닝이었지만, 현지 운전자들의 양보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사타플리아 자연보호공원의 공룡 발자국

12시 30분에 바로 사타플리아 자연보호공원으로 이동했다. 우리는 처음 젤라티 수도원에 가려고 부른 볼트 기사에게 모차메타 수도원뿐만 아니라 다음 갈 예정인 사타플리아 공원에 가서 기다릴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겠다고 했다. 공원에 1시경 도착했다. 다시 쿠타이시 시내까지 데려다 달라고 했다.

【사타플리아 자연보호공원(Sataplia Nature Reserve)】

[ 사타플리아 자연보호공원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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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타플리아 자연보호공원은 1957년에 설립된 조지아의 자연보호구역으로, 쿠타이시에서 북서쪽으로 약 1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이곳의 가장 큰 볼거리는 약 1억 2천만 년 전 백악기 시대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다. 1925년 처음 발견된 이 발자국들은 대형 초식공룡과 육식공룡의 것으로 추정되며, 총 200여 개의 발자국이 보존되어 있다. 또한 공원 내에는 석회암 동굴과 다양한 식물군, 그리고 아름다운 전망대가 있어 자연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지 가이드와 함께 이동하는 구조였다. 그래서 한 15분 정도 기다렸다. 이 공원은 2km 정도 걷고 한 번 도는데 1시간 걸린다고 했다. 1명의 공원 여성 가이드를 따라 대부분 조지아인 80명 정도가 함께 다녔다. 아이들이 많았다. 그 가이드는 마이크로 조지아어와 영어로 설명했다.

[ 공원내에 있는 동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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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공룡 발자국을 봤고, 동굴을 구경했다. 1억 2천만 년 전의 공룡 발자국을 직접 보는 것은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발자국의 크기와 깊이를 통해 거대한 공룡들이 이 땅을 걸었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동굴은 프로메테우스 동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작았지만, 자연이 만든 석회암 동굴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차가 기다리고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내려왔다. 우린 그린 바자르까지 이동했다. 볼트 기사가 흥정했던 금액에 기다린 값을 추가해서 팁을 지불했다.


캄보디아 음식점에서의 특별한 만남

[ 그린바자르 인근 건물의 벽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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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타이시 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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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바자르에서 내일 아침에 먹을 과자와 빵, 감자와 오이, 파를 구입했다. 쿠타이시 공원에 들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3시 30분에 허기가 져서 숙소 근처에 있는 SIAM이라는 레스토랑에 갔다.


[ 쿠타이시 시내 캄보디아 식당 SI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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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소이, 쏭땀, 고기와 샐러드 무침, 그리고 맥주를 먹었다. 캄보디아 음식점에서 먹은 모든 음식이 맛있었다. 쿠타이시에서 동남아시아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음식의 맛도 정통 동남아시아 요리에 가까웠다.

그런데 우리끼리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 손님이 "한국분이세요?"라고 물으셨다. 그분들은 5월 15일에 한국을 출발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을 거쳐 조지아에 오셨다고 한다.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1주일 머물고 다음 이탈리아로 가기 위해 쿠타이시로 와서 1박을 한다고 했다. 쿠타이시가 유럽을 가는데 있어 허브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인생의 선배들과의 소중한 대화

60세부터 자유여행으로 세계를 다니고 있는데, 10년간 주로 15일 정도의 여행을 했고, 최근 1년간은 3번 한 달 살이를 하고 있다고 했다. 스페인이 너무 좋아서 스페인을 4번 정도 가셨다고 했다. 스페인의 남부쪽 안달루시아 지역이 너무 좋다고 꼭 가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카자흐스탄 알마티도 좋다고 하셨다.

남편분은 수학 선생님, 아내분은 간호사로 근무했고, 아내분은 70세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지 얼마 안 되셨다고 했다. 과거 스위스의 높은 산에 올라 고생했기에 이제 나이가 들어 높은 산을 가지 않는다고 하셨다. 조지아에서도 카즈베기는 가지 않으셨고, 이제는 높은 산을 안 가신다고 했다.

많은 해외 여행을 해보니 경치는 모두 좋지만 중요한 것이 사람, 음식, 소소한 세상 살이를 보는 즐거움이라고 하셨다. 이분들은 압력밥솥을 가지고 다니며, 덮밥, 수육 등을 해 먹는다고 하셨다.

70세 이상된 연세에 직접 준비해서 자유여행을 다니시는 모습은 내가 퇴직 후에 살고 싶은 모습이다. 이분들이 내가 하고 싶은 모습을 실천하는 분들이셨다. 특히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경치가 아니라 사람, 음식, 소소한 세상 살이"라는 말씀이 깊이 와 닿았다. 이분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인생의 선배들로부터 귀중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숙소로 들어와 휴식을 취하며 여행 일지를 썼다.


리오니강에서 만난 현지인들

[ 리오니강에서 낚시하시는 아저씨 두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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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경 숙소를 나와 화이트 브릿지 건너편으로 걸어갔다. 리오니강에서 낚시를 하는 할아버지 두 분을 만났다. 그중 한 분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분이었는데 손님 중에 한국 손님도 있었다고 한다. 굉장히 유쾌하고 영어를 조금 하시는 분이어서 이런저런 한국과 관련 질문을 많이 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차차가 몸에 좋다고 하며 자기 게스트하우스 손님에게는 아침에 차차를 대접한다고 했다. 차차는 조지아의 전통 포도 증류주로, 알코올 도수가 높지만 몸에 좋다고 여겨지는 음료다. 조지아 사람들의 일상적인 친절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린 바자르에서 복숭아를 샀다. 까르푸에서 쌀과 조미료, 소금, 과자, 커피를 구입했다. 내일 트빌리시로 이동하기 전 필요한 것들을 마지막으로 구입하는 시간이었다.


쿠타이시 마지막 밤

[ 쿠타이시 마지막 밤 석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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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다가 준비한 재료로 아내가 맛있게 만든 고추장 찌개로 저녁 식사를 했다. 아내는 남은 수제 와인을, 나는 남은 브랜디에 맥주를 섞어서 마셨다. 그렇게 마지막 쿠타이시의 저녁 시간을 보냈다. 내일은 다시 트빌리시로 이동하기에 천천히 내일 이동할 준비를 했다.

쿠타이시에서의 마지막 밤은 특별했다. 비가 오는 날씨 탓에 계획했던 일정이 조금 바뀌었지만, 오히려 더 의미 있는 만남들이 있었다. 젤라티 수도원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모차메타 수도원에서의 기도와 사타플리아 공원에서의 공룡 발자국 관람, 그리고 무엇보다 캄보디아 음식점에서 만난 한국인 선배 부부와의 대화, 리오니강가에서 만난 현지인들과의 따뜻한 교류가 이날을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런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오히려 더 큰 선물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일이면 쿠타이시를 떠나 트빌리시로 돌아가지만, 이곳에서의 추억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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