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18일부터 6월12일까지 26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6월 4일.
기차역 찾기의 혼란과 AI의 도움
7시에 일어나 이동 준비를 했다. 아침으로 오이와 누룽지 끓인 밥을 먹었다. 침대에 팁을 남기고 쿠타이시를 떠날 준비를 마쳤다.
쿠타이시 기차역으로 예매를 하려고 했으나 역 이름이 쿠타이시2는 트빌리시행 기차표가 없었다. 그래서 인공지능에 물어보니 쿠타이시에서 트빌리시 가는 역은 Rioni 역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Rioni로 검색을 하니 구입할 수 있는 표가 보였다. 쿠타이시에서 기차를 타려고 하는 분은 잘 확인해야 한다.
【Rioni역과 조지아 철도 시스템】
[ 리오니역 역사 내부의 제비집 ]
[ 쿠타이시 리오니역 ]
Rioni역은 쿠타이시 외곽에 위치한 작은 역으로, 조지아 국영철도의 주요 노선 중 하나인 쿠타이시-트빌리시 구간의 출발점이다. 조지아의 철도 시스템은 구소련 시대에 건설된 것으로, 현재도 러시아 규격의 광궤(1,520mm)를 사용한다. 이 노선은 조지아의 동서를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수단이지만, 인프라 노후화로 운행 횟수가 제한적이다. Rioni역은 규모가 작아 승객이 많지 않으며, 주로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역이다.
볼트 택시로 Rioni역으로 이동했다. 9시 2분 기차인데 8시 25분에 도착하니 사람이 한두 명밖에 없었다. 아주 작은 커피숍이 있어서 커피 한 잔 했다. 작은 문이 있어 들어가니 작은 대합실이었다. 그런데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네 모퉁이와 벽에 제비집이 한 10개 정도 있었다. 자세히 보니 제비집에 새끼 제비들이 있었고 어미가 먹이를 물어다 주고 있었다.
기차 소리가 나서 보니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탱크를 뒤에 붙이고 가는 화물기차였다.
【조지아의 에너지 운송과 철도】
조지아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에너지 운송의 요충지다. 특히 아제르바이잔에서 생산되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바쿠-수파사(Baku-Supsa) 파이프라인과 바쿠-바투미 파이프라인을 통해 조지아를 경유한다. 철도로 운송되는 대량의 유조차들은 주로 카스피해 연안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흑해 항구로 운송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에너지 운송은 조지아 경제에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으며, 동시에 러시아의 에너지 패권에 대한 대안 루트로서 지정학적 중요성을 갖는다.
외부에 화장실이 있어 가봤다. 대변을 보는 2개 화장실 문이 열려 있었는데, 2개 모두 불결했고 휴지가 쌓여 있었다.
조지아 기차 여행의 특별한 경험
기차가 올 시간이 되어 전체 타는 승객 수를 보니 20명 정도였다. 4개의 객차가 있었고 각 객차마다 여권을 확인하는 사람이 있었다. 객차 중간에 캐리어를 모아 두는 별도의 공간이 있었다. 정시에 출발했다.
1등석의 좌석 간 간격은 아주 넓었고 노트북을 놓을 만큼의 넓은 받침이 있었다. 한쪽에 콘센트 꽂이도 있어 충전이 가능했다. 우리가 탄 1량에는 빈 좌석이 반 정도 있었다.
기차 내부 화장실을 가려고 했더니 화장실 바로 앞에 앉은 역무원이 화장실을 사용할 거냐고 물었다. 그래서 사용하고 싶다고 했더니 키로 화장실 문을 열어주었다. 화장실 내부는 깨끗했고, 화장지도 있었다.
가는 도중의 경치는 광활하게 펼쳐진 대지,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큰 산들이 빙 둘러싸여 있었다. 드넓은 평지가 부러울 따름이었다. 트빌리시 목적지에 가려면 20분 정도 남았는데 화장실에 가려고 했더니 역무원이 사용하면 안 된다고 손으로 X자를 그었다.
12시 51분 도착 10분 전에 역무원이 디두베역이라고 외치길래 바삐 내렸다. 잘 몰랐지만 디두베역에서 내리니 바로 카즈베기 가는 차를 탈 수 있어 좋았다.
[ 디두베역에서 승객의 하차여부를 확인하는 역무원 ]
디두베 터미널에서의 교통편 협상
디두베 터미널은 매우 컸다. 호객을 하는 기사들이 많았다. 우리만 2명 타고 여러 곳을 들르는 조건으로 택시를 가기로 했다. 같은 조건인데 200을 부른 택시도 있고 180까지도 불렀다. 여러 명이 타는 공유버스는 2명이 요구되었다. 하지만 50분을 기다려야 했다. 우리는 두 명 기준으로 네고를 했지만 완강했다. 할아버지가 운전하는 택시로 결정했다. 1시 10분 출발했다.
날이 아주 좋았다. 기온이 23도로 에어컨을 켜고 움직여야 했다. 주유소에서 가스를 넣는데 트렁크에 가스통이 없고 가스통이 아래에 있는 차였다. 특이했다.
할아버지는 산 위에 있는 성당의 경치가 좋다고 거기를 들렀다 가면 추가 요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호객 행위를 하는 것 같았다.
조지아 군사도로의 장관과 명소들
가는 도중에 차가 많았다. 특히 흰색의 큰 운송차량이 많았다. 기사분이 왕복 2차선 길을 추월을 가려고 해서 많이 위험했다. 더군다나 우리가 탄 차는 뒷좌석에 안전벨트가 없었다.
【아나누리 성채(Ananuri Fortress)】
[ 진바리 저수지 ]
[ 아나누리 성채 ]
아나누리 성채는 16-17세기에 건설된 중세 요새로, 조지아 군사도로상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진바리 저수지를 내려다보는 언덕에 위치한 이 성채는 아라과 공국의 통치자들이 거주했던 곳이다. 성채 내부에는 두 개의 교회가 있으며, 특히 승천 교회(Church of the Assumption)는 17세기 조지아 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성벽에서 바라보는 진바리 저수지의 에메랄드빛 물과 주변 산악 풍경은 절경을 이룬다.
진바리 댐, 아나누리 성채에 내려 사진을 찍었다. 약간 비가 왔다. 모자를 잊어버린 줄 알고 다시 회색으로 구입했다. 가는 길의 경치가 한국 내린천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래프팅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블랙 앤 화이트 강의 합류점】
블랙 앤 화이트 강의 합류점은 조지아 군사도로의 명물 중 하나다. 아라그비강(Aragvi River)의 두 지류가 만나는 지점으로, 한쪽은 검은빛을, 다른 쪽은 하얀빛을 띠는 물이 흘러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색의 차이는 두 강의 발원지와 통과하는 지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검은 강은 이탄이 많은 지역을, 흰 강은 석회암 지대를 지나오면서 각각 다른 색깔을 갖게 되었다.
블랙 앤 화이트 강을 실제로 앞에서 보니 정말 신기했다. 두 강의 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색깔의 경계가 선명하게 구분되는 모습이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가다 보니 공기가 점점 차가워짐을 느꼈다. 메스티아에서 본 웅장하고 멋진 산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현지인과의 소소한 만남
가는 중에 기사 아저씨가 차를 길옆에 세우고 털 모자와 꿀을 파는 길옆 노점에서 모자를 골랐다. 아저씨는 대머리여서 머리가 시린가 보다. 우리도 내려서 꿀을 맛보았다. 맛있어서 꿀 한 통을 샀다. 천연 밤꿀이었다.
가는 도중에 아주 가까이에 매우 멋진 설산이 가까이 펼쳐졌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주변 풍경이 더욱 웅장해졌다.
【구다우리 전망대(Gudauri Viewpoint)와 아픈 역사】
[ 구다우리 전망대에서 보는 경치 ]
구다우리는 조지아 최고의 스키 리조트이자 패러글라이딩의 명소로, 해발 2,200m에 위치한다. 구다우리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차로 이동하면서 보니 실제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 코카서스 산맥의 웅장한 봉우리들과 깊은 계곡이 한눈에 들어오며, 특히 겨울철에는 설산의 파노라마가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곳은 조지아인들에게 아픈 기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1983년 1월 20일, 구다우리 터널에서 발생한 대형 눈사태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또한 구소련 시절 이 지역은 정치범들이 강제 노역에 동원되어 터널과 도로를 건설했던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풍경 뒤에 숨겨진 슬픈 역사를 간직한 장소로, 현재의 관광지로서의 모습과 과거의 아픈 기억이 공존하는 곳이다.
구다우리 전망대에서 본 경치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가장 설산과 계곡이 잘 보이는 곳에 만들어 놓았다. 화장실에 가려고 찾았는데 유료였다. 그런데 허름한 화장실에서 소변만 보는데도 비용이 들었다. 조지아 다니는 중 가장 비싼 화장실이었다.
온도를 보니 11도였다. 쿠타이시의 23도에서 카즈베기의 11도로 12도나 차이가 났다.
카즈베기 도착과 첫인상
5시 20분 숙소인 Aronia Kazbegi에 도착했다. 차로 계속 달렸으면 3시간 반 거리인데 중간에 내려서 사진을 찍느라 4시간 10분 만에 도착했다. 숙소는 1층이고 호스텔이 아닌 호텔 형태였다. 성삼위일체 대성당과 카즈베기 산이 아주 잘 보이는 위치였다. 3층에 식사를 해 먹을 수 있는 기구들이 있었다.
허기가 져서 숙소를 나와 카즈베기 중심가로 걸어나왔다. Chek Shawarma 카페에서 식사와 맥주를 마셨다. 8시에 쿠타이시 숙소에서 나와서 5시 20분에 카즈베기 호텔에 도착했다. 나이 들어 여행하니 힘든다는 생각이 든다.
카페에서 고기가 들어 있는 수프, 감자튀김, 케밥, 카즈베기 맥주 두 병을 먹었다. 허기가 져서인지 허겁지겁 먹었고 매우 맛있었다.
룸스호텔에서의 황홀한 석양
식당에서 나와 마트에서 필요한 것들을 샀다. 아내는 간단하게 계란을 삶기로 하고 나는 혼자 룸스호텔에 올라갔다. 석양이 멋있다고 해서 궁금해졌다.
[ 카즈베기산과 성삼위일체 대성당 ]
룸스호텔에 갔더니 왜 여기에서의 전망이 가장 좋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앞에 건물이나 전선 같은 것이 전혀 없고 확 트인 상태에서 제대로 한눈에 카즈베기 산과 성삼위일체 성당을 볼 수 있었다.
아내와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11시까지 대화했다. 북두칠성 등 별이 보였다. 약간 추워 히터를 틀어달라고 했는데 히터는 겨울에만 튼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 호스텔 주인분을 만났는데 내가 춥다고 해서 히터를 약간 틀었다고 했다. 고마웠다.
카즈베기의 첫날밤은 특별했다. 해발 1,700m의 고산지대에서 바라본 별하늘과 웅장한 산의 실루엣은 도시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장관이었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카즈베기 탐험이 시작된다. 성삼위일체 성당 트레킹과 카즈베기 산의 웅장한 모습을 더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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