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유럽 조지아 여행 19일차
카즈베기에서의 만남

2025년 5월18일부터 6월12일까지 26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6월 5일.

새로운 만남과 방 이동의 기쁨

9시에 늦게 일어나 2층에 가서 여행 일지를 썼다. 나는 1층이 숙소인데 노트북을 사용할 공간이 없어 2층 공용 공간으로 이동한 것이다. 글을 쓰다가 2층에 숙박을 하고 있는 한국인 한 분을 만났다. 그분은 68세이고 선생님으로 퇴직했다고 한다. 현재는 사진 작가라고 했다. 오랫동안 여러 나라를 혼자서 여행했다고 한다.

여행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리는 함께 게르게티 성삼위일체 대성당에 가기로 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호스텔 호스트께서 우리 방을 2층으로 옮겨주신다고 했다. 1층방은 4인용으로 2층 침대가 하나 더 있어 방을 좁게 써야 하는 단점이 있어 체크인 하면서 방을 바꿔달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는 모양이다.

2층 방은 방도 넓고 테라스도 넓었고, 뷰도 더 좋았다. 마음에 들었고, 호스트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카즈베기 산과 성삼위일체 대성당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전망이었다.

[ 아침에 본 삼위일체 대성당과 카즈베기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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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게티 성삼위일체 대성당으로의 여정

11시 30분 호텔에서 나와 조금 걷는데 지나갔던 차가 우리를 불러서 세웠다. 그와 흥정하여 인당 20라리에 성당까지 올라갔다 내려오기로 했다. 성당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는 30분 정도 차가 기다렸다가 내려오기로 했다. 사진 작가분과 우리 부부는 함께 그 차로 이동했다. 11시 40분 출발했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30분으로는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기사 아저씨에게 여기서 끝내겠다고 했다. 그 아저씨는 편도만 하면 되니까 횡재한 것이다.

【게르게티 성삼위일체 대성당(Gergeti Trinity Church)】

게르게티 성삼위일체 대성당은 해발 2,170m 고지에 위치한 14세기 조지아 정교회 교회다. 카즈베기 산(해발 5,047m) 기슭에 자리 잡은 이 성당은 조지아에서 가장 상징적인 건축물 중 하나로 여겨진다. 과거에는 조지아 정교회의 성물들이 침입자들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이곳에 보관되기도 했다. 성당까지는 걸어서 약 1.5-2시간이 소요되며, 4륜구동 차량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성당에서 바라보는 카즈베기 산의 전망은 가히 압도적이며, 특히 일출과 일몰 시간에는 설산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 주차장에서 바라본 대성당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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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게티 성삼위일체 대성당이 보이는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었다. 주차장에서 대성당을 바라보는 뷰가 아주 좋았다.


공사 중인 성당과 내부 탐방

[ 공사중인 대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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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성당에서 바라본 카즈베기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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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 가까이 다가가니 외부는 현재 일부 공사 중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지 못해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가 하다 결국 찾았다. 내부는 공사 중이 아니어서 모두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성당 내부는 14세기 조지아 정교회의 전통적인 구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고, 프레스코화와 이콘들이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성당 난간에서 바라본 카즈베기 마을도 매우 멋졌다. 성당에서 사방을 둘러보며 많은 사진을 찍었다. 사진 작가분이 포인트를 잘 잡고 찍어서 나도 함께 그곳을 찍었다. 사진 작가분은 우리 부부의 사진을 찍어주셨다. 전문가의 눈으로 잡아준 구도와 앵글은 확실히 달랐다.


걸어서 내려오며 나눈 깊은 대화

[ 사진작가분과 함께 하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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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내려가는데 1시간 정도 걸렸는데, 내려가면서 보니 올라오는 길이 매우 힘들어 보였다. 가파른 산길을 올라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상당한 체력이 필요한 코스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등산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올라갈 때는 차로 이동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걸어서 내려오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분의 가족사와 학교 선생님으로서의 생활, 그리고 여행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해발 2,170m에서 마을까지 내려오는 길은 무릎에 부담이 되긴 했지만, 대화를 나누며 걷다 보니 금세 지나갔다.

[ 야외 식당에서 식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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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40분에 성당에서 내려와 야외 식당에서 고기 꼬치 3개, 샐러드 1개, 맥주 3개를 시켜 먹었다. 식사하면서 들으니 사진 작가 아저씨는 목에 종양이 있어 큰 수술을 했다고 한다. 자식들은 딸 2명을 모두 유학 보내 키우느라 힘들었다고 한다. 아내분은 손녀를 키우느라 함께 여행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건강상의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여행을 계속하시는 모습에서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퇴직 후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가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트 쇼핑과 옛 인연과의 재회

마트에서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고 5시에 호텔에 도착했다. 한국식으로 식사를 하기로 해서 재료를 몇 가지 더 구입하기 위해 다시 카즈베기 중심가로 내려갔다.

메스티아 코룰디 트레킹에서 만난 부부를 다시 만났다. 반가워 이런저런 정보를 주고받았다. 여행지에서 다시 만나는 인연은 항상 특별한 감동을 준다. 같은 루트로 조지아를 여행하는 사람들끼리는 자연스럽게 다시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4명이 함께한 특별한 저녁 식사

[ 네명이 함께한 한국식 저녁 식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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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30분 사진 작가분과 저녁 식사를 시작하기로 해서 3층 공용주방에서 아내가 고추장 감자찌개, 상추, 밥, 김을 준비했다. 사진 작가분과 만나기로 한 분이 늦게 도착한다고 했었는데 6시 30분경에 도착하셨다. 그래서 결국 공용식탁에서 4명이 식사를 함께하게 되었다.

새로 오신 분은 보령에서 카라반 캠핑장을 하신다고 했다. 15년간 고생하면서 사업체를 일궈서 보상심리로 해외여행을 시작했다고 했다. 사업체를 둘째아들에게 넘겨주고, 본인은 동남아를 들려 조지아에 왔다고 한다. 미리미리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다니면서 그때그때 갈 곳과 숙소를 정한다고 했다.


인생 2막에 대한 깊은 공감과 즐거운 대화

저녁식사를 하며 넷이서 여행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내가 성격이 밝고 외향적이라 그분들과의 대화에 잘 맞아 그분들도 매우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 아내의 밝은 성격과 유머 감각이 분위기를 한층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두 분 모두 "인생 뭐 있냐, 건강할 때 즐겨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후회하지 않는 인생 2막을 보내야 한다는 내 생각과 맞는 말씀이셨다. 퇴직 후의 삶에 대한 철학과 여행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며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사진 작가분은 혼자 여행하면서 느끼는 자유로움과 새로운 만남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했고, 캠핑장 사장님은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자유를 얻은 기쁨에 대해 말씀하셨다. 세 사람 모두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건강할 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자"는 공통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아내의 재치 있는 말솜씨와 따뜻한 성격 덕분에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조지아 현지 재료로 만든 한국 음식을 함께 나누며, 각자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가는 시간은 정말 소중했다.

사온 맥주, 양주와 와인을 넷이서 모두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호스텔 호스트에게 내일 갈 주타 트레킹의 차를 섭외해 달라고 했다. 10시 20분 술자리를 마치고 20분간 설거지를 하고 방으로 내려왔다. 11시 10분 취침했다.

카즈베기에서의 둘째 날은 예상치 못한 만남들로 가득했다. 사진 작가분과 캠핑장 사장님과의 만남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비슷한 인생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끌린 만남이었다. 게르게티 성삼위일체 대성당에서 바라본 카즈베기 산의 웅장함과 함께, 인생의 선배들과 나눈 깊은 대화가 이날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었다. 특히 아내의 밝은 성격이 이 모든 만남을 더욱 따뜻하고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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