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유럽 조지아 여행 23일차
텔라비로의 여정

2025년 5월18일부터 6월12일까지 26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6월 9일.

새로운 모험을 향한 출발

8시에 일어나 간단히 빵과 사과로 아침 식사를 마쳤다. 지난 2일간의 여행일지를 정리하며 카즈베기와 고리, 므츠헤타에서의 추억을 되새겼다.

짐을 싸서 거실에 두려고 했으나, 고차 아저씨가 투숙객이 없으니 그냥 방에 두라고 하셨다. 마이아 아주머니와의 약속대로 우리가 텔라비에 다녀오는 동안 짐을 맡아주시겠다는 따뜻한 배려였다.

잠시 숙소 앞 공원에 앉아 조지아의 아침 공기를 마시며 오늘의 여정을 기대했다. 와인의 본고장 텔라비로 떠나는 설렘이 가득했다.


오르타찰라 터미널: 여행자들의 관문

[ 오르타찰라 터미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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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55분, 볼트를 타고 오르타찰라 버스 정류장으로 출발했다. 11시 10분에 도착한 터미널은 생각보다 소규모였다. 1층 건물 안쪽에 있는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했다.

내가 100라리를 냈는데 매표소 직원이 잔돈이 없다며 뒷문으로 가서 돈을 바꿔왔다. 터미널 매표소라면 돈을 충분히 준비해 두어야 할 텐데, 100라리가 그리 큰 돈도 아닌 것 같은데 거스름돈을 미리 준비하지 않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조지아에서 여러 번 경험한 일이었다. 아마도 대부분 카드를 사용해서 그런 것 같았다.


마슈루트카: 조지아의 생활 교통수단

[ 대기 중인 버스와 미니버스 마슈루트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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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16인승 마슈루트카였다. 승객은 6명으로 11시 20분에 출발했다. 마슈루트카는 조지아의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으로, 한국의 완행버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마슈루트카(Marshrutka)】 마슈루트카는 구소련 국가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형 버스로, '노선'을 뜻하는 러시아어 '마르슈루트'에서 유래했다. 보통 8-2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미니버스 형태로, 정해진 노선을 운행하지만 승객이 요청하면 중간에 정차할 수 있는 유연성이 특징이다. 요금은 목적지에 따라 다르며, 보통 하차할 때 기사에게 직접 지불한다. 조지아에서는 도시 간 이동뿐만 아니라 시내 교통수단으로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출발 후 곧 정체가 있었다. 11시 30분에 정차하더니 2명이 탔고, 5분 뒤에는 4명이 더 탔다. 그래서 총 14명이 되었다. 그 이후에는 도심을 빠져나와 차가 많지 않았지만, 중간중간 약간의 정차가 있었다.

12시 24분에 2명이 내렸고, 12시 31분에 또 2명이 내렸다. 그분들은 내리면서 기사에게 돈을 지불했다. 1시 27분에 또 1명이 내렸다. 마치 한국의 시골 완행버스를 타는 듯한 정겨운 풍경이었다.


포도밭이 펼쳐진 카헤티 지역

왕복 2차선 길을 시원하게 달리며 창밖 풍경을 감상했다. 가는 도중 보니 들판이 온통 포도밭이었다. 역시 텔라비가 왜 와이너리로 유명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


【텔라비와 카헤티 지역】

텔라비(Telavi)는 조지아 동부 카헤티(Kakheti) 지역의 중심 도시로, 조지아 와인 산업의 심장부다. 카헤티 지역은 조지아 전체 와인 생산량의 약 70%를 담당하며, 8000년 전부터 와인을 생산해온 세계 최초의 와인 발상지로 여겨진다. 이 지역의 독특한 기후와 토양 조건은 사펠라비(Saperavi), 르카치텔리(Rkatsiteli) 등 조지아 고유 포도 품종의 재배에 최적화되어 있다. 전통적인 크베브리(Qvevri) 제조법으로 만든 와인들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2시에 텔라비 터미널에 도착했다. 2시간 40분이 걸린 여정이었다. 허기가 져서 편의점에서 커피, 쿠키, 음료를 사서 간단히 요기했다.


현지 시장에서의 발견

[ 텔라비 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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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 옆의 작은 시장에서 내일 아침에 먹을 딸기와 살구를 구입했다. 그 시장에서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아주 큰 향어와 잉어들을 산채로 팔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 것과 모양은 같지만 한국보다 훨씬 큰 크기였다. 조지아의 자연환경이 얼마나 풍요로운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유럽 부부의 따뜻한 도움

터미널 앞에서 볼트 택시를 부르려 했지만 선택되지 않았다. 앞에 있는 택시에게 물어보려던 순간, 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본 지나가던 유럽 부부가 도와주셨다.

"텔라비에는 볼트 택시가 없으니 일반 택시를 타야 해요."

그분이 옆에 있는 택시 기사 할아버지에게 내가 가려는 곳을 설명해주셨다. 택시 기사가 30라리라고 하자, 유럽 아저씨는 그 정도 가격이면 적정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이런 순간에 느끼는 여행자들 간의 연대감은 정말 특별했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달라도, 여행 중 어려움에 처한 동료 여행자를 돕는 마음은 전 세계 공통인 것 같았다.


52만 킬로를 달린 택시와의 여행

30분 소요되어 와이너리에 도착했다. 내가 탄 택시는 52만 킬로의 긴 거리를 달린 택시였는데도 성능은 우수했다. 중간에 유명한 MARINI 와이너리도 볼 수 있었다. 구름이 조금 있었지만 매우 맑은 날씨였다.

[ 와이너리로 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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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인 Chubini Winery는 유럽 아저씨가 알려준 곳보다 조금 더 멀리 떨어져 있었다. 40라리를 드렸더니 기사 할아버지가 10라리 거스름돈이 없다고 하셔서 5라리만 거슬러 받았다. 결국 35라리를 지불했다. 택시 기사분도 거스름돈을 준비하지 않은 것이 의외였지만, 이미 조지아의 특색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Chubini Winery: 자연 속의 천국

Chubini Winery는 텔라비에서도 30분 더 들어간 조용하고 넓은 와이너리였다. 입구를 들어서니 넓은 마당에서 아이들 네 명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이었다.

[ 추비니 와이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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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bini Winer] 추비니 와이너리는 텔라비 근교의 조용한 시골에 위치한 가족 운영 와이너리다. 전통적인 조지아 와인 제조법인 크베브리를 사용하면서도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부티크 와이너리로 유명하다. 숙박 시설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와인 투어리즘의 완벽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자연 친화적인 환경에서 가족적인 분위기로 와인 테스팅과 조지아 전통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여행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나무로 만든 네모난 모양의 숙소는 자연과 완벽하게 어울렸다. 포도나무가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이곳의 아름다움을 만끽했다. 마당에서 딸기와 살구를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리카와의 첫 만남

와이너리 안주인인 리카(Lika)가 와인을 가져다주겠다고 했다. 와인잔에 약간 노란색을 띤 맑은 와인을 한 잔씩 가져다주어 야외 나무 의자에 앉아 4시에 이 와이너리의 와인을 맛보았다. 첫 모금부터 특별함이 느껴졌다. 조지아 토종 포도로 만든 와인의 독특하고 깊은 맛이었다.


와인 테스팅: 7명의 국제적 만남

[ 와인에 대해 설명하는 안주인 리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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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에 와이너리의 메인 코스인 큰 건물 내 와이너리 투어를 했다. 안에는 21개의 크베브리(전통 항아리)와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큰 원통이 몇 개 있었다. 리카는 텔라비 와이너리의 특징과 이 와이너리를 만든 배경, 그 부부가 어떻게 이곳을 운영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와인 테스팅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두바이에서 거주하는 연인 2명,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온 부부와 조지아에서 일하고 있는 그들의 딸 (총 3명), 우리 부부 2명 총 7명이 참여한 국제적인 모임이었다. 각각 다른 와인 3병을 7명에게 맛보여주며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즐거운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다.


영어로 나를 소개하기

나는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미리 준비한 영어 문장을 읽으며 자기소개를 했다. 작년 말에 정년퇴직했고, 아내가 와인을 좋아해서 조지아에 왔으며, 특히 텔라비 와이너리를 방문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드롭링 마술을 포함해 마술 두 가지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너무 흥미로워하며 즐거워했다. 마술은 정말 국경을 초월하는 소통의 언어인 것 같았다.


선셋과 함께하는 만찬

[ 와이너리에서의 만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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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부터 저녁 식사가 시작되었다. 원래는 야외에서 저녁 식사를 하려고 했지만, 7시 30분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처마 밑 넓은 공간에서 식사를 했다. 결국 끝까지 비는 오지 않았다.

메뉴는 신선한 샐러드, 빵과 함께 먹는 다양한 야채, 조지아 전통 치즈, 콩을 다진 요리 등이었다. 그리고 테스팅한 와인 중에서 우리가 선택한 와인을 함께 마셨다.

해가 지는 선셋을 보면서 야외에서 근사하게 차려진 음식과 와인을 즐기는 시간은 정말 마법 같았다. 한쪽에서는 상견례를 하는 두 가족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한 부부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조지아 사람들의 삶의 기쁨이 그대로 전해졌다.


마술로 이어진 특별한 인연

식사 후 나는 미국에서 온 부부와 딸, 그리고 와이너리 안주인 리카에게 마술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그들은 너무 좋아하며 마술을 배우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3번씩 직접 마술을 성공해야 한다"고 하며 계속 연습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들은 진지하게 연습했고, 마술을 성공할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우리는 마술 성공을 축하하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런 순간들이 여행의 진짜 보물이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과 마술이라는 공통의 즐거움으로 연결되는 경험은 정말 특별했다.


완벽한 하루의 마무리와 작은 에피소드

[ 와이너리에서의 선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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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분위기가 매우 좋았고, 음식과 와인이 모두 완벽했다. 무엇보다도 와인을 좋아하는 아내와 이곳에 함께 올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아내도 이곳에 대해 크게 만족해했다.

숙소로 돌아와 아내가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변기 뚜껑이 고정되지 않고 고장 나 있었다. 밤에 고칠 수도 없는 상황인데 아내가 자꾸 불만을 이야기하는 바람에 우리는 약간의 다툼을 했다.

하지만 이런 작은 불편함도 여행의 일부였다. 완벽한 하루에 작은 에피소드가 더해진 것뿐이었다. 오늘 텔라비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교류, 조지아 와인의 깊은 맛, 그리고 마술로 이어진 특별한 인연들이 작은 불편함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았다.

해외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류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와인과 음식, 그리고 마술이라는 공통의 즐거움으로 하나가 되는 순간은 여행이 주는 가장 큰 선물 중 하나였다. 오늘 하루는 조지아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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