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사라지지 않는 장면

[제 1부]

by 호수를 걷다




은정은 작업실 불을 켜고 책상 위에 머그잔을 올려놓은 뒤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지금 쓰고 있는 프로젝트가 끝난 뒤 무엇을 할지 특별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그녀는 요 몇 년간 무엇을 써야 할지 마음을 끄는 이야기를 거의 발견하지 못한 채 지내고 있었다. 게다가 최근 한 달 동안 이어진 학부모 톡방과 학부모 회의 참석으로 피로가 쌓여 있었다.


은정은 평소처럼 SNS를 열었다. 기사에 쓸 소재를 찾기 위해서였지만, 최근에는 학부모 회의와 관련된 글들을 검색하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잦아졌다.


알고리즘 역시 그런 게시글들을 자주 띄워주고 있었다. 마침 <최근 핫한 주제>라는 제목의 게시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최근 한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타임라인에는 비슷한 글들이 유행처럼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겪었던 일들, 교실에서 벌어졌던 장면들이 너도나도 공유되고 있었다. 사람들은 올라온 이야기에 곧바로 공감하며 위로의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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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심리학자로서, 삶의 이야기들을 가까이에서 들어왔습니다. ‘회복’이라는 질문을 품고, 호수를 걷듯 감각을 되살리며, 혼자와 함께 그 사이의 경계를 조용히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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