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릴 때

운명을 만나다.

by 이높


우연히 튀어나오는 운명을 사랑한다.
그 우연하고 반듯하지 않은 선과 칠해짐이

무의식에 품어져 있던

내적 갈등과 원인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또 그것은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는 것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그 어떤 것을 태어나게 하고 난 이후로

더 이상 ‘나의 것:나의 자식’이 아닌

또 다른 생명성을 띄며...

나로부터 한 공간 멀어져 감상할 기회를 준다.

그렇게 나의 미지의 영역을 바라보게 된다.
모든 나의 분신들이 그렇다.

나의 미지.
나의 우주.
나의 기억.
나의 과거.

모두 나로부터 드러나
나의 우주(시•공간)적 광경이 되어준다.


나는 그 한가운데 서 있다
바라보려 하면 바라볼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작디 작은 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