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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튜브라이트 Oct 11. 2015

스킨십이 너를 존재케 하리라

뚝딱뚝딱  몸마음공장 프로젝트 8

원숭이를 보면 바로 떠오르는 행동이 있다. 그것은 서로 앉아 열심히 털을 골라주는 모습이다. 원숭이의 털고르기는 왠지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것이 어떻게 해서 굳어진 습성인가 궁금한데, 어찌됐든 계속해서 털고르기를 하는 걸 보니 그게 좋은 가보다.



한 동안 프리허그라는 캠페인이 유행할 때가 있었다. 그만큼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서로 보듬자는 몸의 제스처를 널리 알린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1인 가구도 늘고, 식사하면서도, 카페에서도 서로 눈마주칠 시간 없이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모습을 많이 본다. 각자가 외딴 섬에 존재하는 느낌이다.


눈과 눈을 마주치고, 악수를 하고, 등을 토닥이고, 머리를 쓰다듬고, 손을 마주 잡고, 귀를 파주고, 어깨를 감싸주고... 이럴 때 내 몸에 대한 새로운 감각이 살아나는 느낌이 든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이 몸에서 과연 등판이 무슨 소용을 갖는지. 그냥 뚫려있을 순 없고, 내 몸에 붙어있긴 한데 그다지 존재감이 느껴지지는 않고, 그렇지만 가려워지면 정말이지 못 참겠고, 하지만 혼자 긁으려니 정말 섭섭하게도 짧은 팔이 원하는 지점에 가닿질 못한다.


상대방을 신뢰할 때만이 내보일 수 있는 것이 내 등이다. 맹수를 만나도 등을 보이면 한마디로 날 잡아 잡수라는 표현이 된다. 그런 경우라면 가차 없이 등에 붉은 스크래치가 나겠지만, 살살 쓰다듬어 준다면? 우습게도 등을 찰싹 때릴 수도 있지만, 살살 쓰다듬어 주면 졸음이 솔솔 온다, 왠지 복종하게 된다. 금세 안정감이 들고 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순간 스킨십의 최고봉은 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좀 과장하자면 스킨십이 등의 존재 이유 아닐까? 누군가가 내게 등 돌리고, 앞이 아닌 등을 내준다면 시원하게 긁어주자. 의사소통을 원한다는 수줍은 제안일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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