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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튜브라이트 Oct 25. 2015

사내 마사지사가 있다면

뚝딱뚝딱 몸마음공장 프로젝트 11


얼마 전 영화 인턴을 봤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작품에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 그리고 30세 CEO와 70세 인턴의 이야기라니 예고편을 보고부터 꼭 봐야지 하고 벼르던 작품이다.


두 사람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 라인에서 펼쳐지는 여러 에피소드와 화려한 의상을 비롯한 주변 영상에 두 시간여 동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집중해서 보았고 나중에는 눈물이 나도 모르게 뚝 떨어지는 감동까지 더한 인상적인 영화였다.


근데 예상치도 못하게 내게 인상적인 캐릭터가 있었는데, 바로 사내 마사지사로 일하고 있는 피오나였다.  줄스가 창업한 회사는 의류 판매 업체로 30세 CEO의 주도로 젊은 감각이 곳곳에 묻어나는 장소다. 파티션이 등으로 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널찍한 공간을 그대로 써서 심지어 실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직원들이 주목받을 만한 좋은 일을 했을 때는 누구든 회사 내에 걸린 종을 쳐서 모두에게 즉각 알릴 수 있다. 내가 보기에는 이 모든 것들이 지금 변화를 주도하는 미국의 중심부에서 정말 일어나고 있는 기업 문화고 일어날 법한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사내 마사지사의 활동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 곳곳을 다니며 자세나 습관을 관찰하고 그 분야에 지식을 가진 마사지사가 근육을 풀어준다면 그것이 직원에게는 가장 좋은 복지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사지라는 분야가 퇴폐적이라는, 혹은 아줌마, 아저씨들이 목욕탕에 가서 받는 것, 혹은 미용을 위해 받거나 휴가철이나 어떤 계기가 되어 우연히 호텔과 같은 고급한 장소에서 받는 특별한 행사와 같은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렇지만 우리 몸 곳곳을 어루만지고 느끼면서 아픈 곳을 치유하고 피로를 푸는데 마사지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사내 마사지를 고용하거나 마사지 업체와 제휴하여 직원들의 건강을 좀 더 적극적으로 돕고 생활에 활력을 주도록 돕는 복지가 제공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마사지뿐만 아니라 상담을 통한 심리치유 테라피나 음악, 미술 테라피 등 다양한 치유 방법이 널리 이용되어 많은 국민의 행복을 돕는데 보다 제도적  지원하에서 이루어진다면 안마기 몇 대를 들여놓는 것보다 훨씬 좋은 효과를 가져다 줄 것 같아서 미국 문화를 통해 배우고 마사지나 테라피에 대한 관점을 새로이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마음이 아파서 몸도 아픈 사람이 많다. 마음이 아프면 의욕도 나지 않고 사람들과 더 교류하고 대화하고 친해질 기력조차 없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격하게  아무것도 안 하기 혹은 혼자서 놀기를 할 수 있는 컬러링 북에 그토록 열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마음이 아프다면 직접적으로 마음을 치료할 수 있겠지만 이것이 상담을 통해 뚜렷한 효과를 단기에 보기 어렵고, 사람마다 다층적으로 태어남과 성장환경과 관련해 너무나 다양한 원인과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상담사가 상담을 하면서 같이 마음이 병드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마음이 아플 때는 오히려 몸을 돌아봐야 한다. 몸을 건강하게 단련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마음은 이상하게도 나도 모르게 보다 밝고 긍정적이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변화할 수 있다. 몸이 바쁘면 걱정이나 불안함, 우울함과 싸울 겨를이 없다. 마음이 고달플 때는 나쁜 마음이 자꾸 커지게 밥이나 영양을 주기보다는 몸을 챙겨서 몸이 활력을 갖게 해야 한다. 우리는 가끔 경험한다. 집안 청소를 하거나 빨래, 설거지를 할 때 무념무상에 젖으면서 행위에 집중하는 나를 어느새 발견하는 것이다. 그 행위에 푹 빠져 오롯이 어떻게 하면 먼지를 잘 털어내고, 때를 벗기고, 환기를 시키고, 윤이 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그럼 그 행위 가운데서 나라는 존재는 사라지고 청소하는 행위만이 남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너무나 나 자신에게 집착된 마음을 조금 떼어내고 영혼이 기거하는 집인 몸을 잘 가꿀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평균 수명이 갈수록 길어지고 그만큼 병원에 신세를 지게 되는 시간과 비용도 늘어났다. 외로움과 벌어  먹고살아야 한다는 고달픔에 우리는 서로를 할퀴고 싸워 이겨내려고 아등바등한다. 오늘부터는 내 손의 온기를 전하고 음흉한 마음보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상대에게 다가가 어깨라도 주물러주고 등이라도 한 번 토닥여주는 것은 어떨까.  그 따뜻함이 뭉친 근육을 사르르 녹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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