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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인사이드 May 13. 2021

[스팟클립] 칠성조선소 | 사람들이 조선소에 가는 이유


60년 간 배를 만들던 조선소에서

카페 겸 뮤지엄으로 사랑받는 속초 명소

속초의 마지막 목선을 만날 수 있는 곳


#칠성조선소 #속초 카페 #배목수 #스팟클립




안녕하세요. 인사이트가 담긴 감각적인 공간을 소개하는 '스팟클립' 에디터 달리 입니다! 6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같은 일을 한다는 건 요즘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엔 쉽지 않은 일이죠. 오랫동안 속초의 청초호에서 배를 만들고 수리하는 일을 하신 배 목수 장인들이 계셨던 조선소가 문을 닫은 후 새로운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개방이 되었는데요. 오히려 독특한 배경과 이야기 덕분에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속초의 명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스팟클립에서 소개해드릴 곳은 속초 카페 겸 뮤지엄 '칠성조선소' 입니다.

혹시 속초여행 정보를 찾아보시다가 한 번쯤 이 사진을 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이 곳이 바로 인스타그램에서 많은 사람들이 찍는 칠성조선소의 포토존인데요. 저도 처음에는 사진을 찍을 만한 카페로만 알고 방문했는데 막상 가보니 그 안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가 많아 한참을 둘러보게 됐답니다. 또 카페 이외에도 전시와 북 카페까지 다양한 주제를 가진 여러 공간들이 있었는데요.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작은 전시 공간이 있는데요. 배 모형과 함께 벽면에는 칠성조선소의 역사와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실 조선소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배를 실제로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것 또한 쉽지 않아서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칠성조선소는 1952년에 '원산조선소'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2017년 8월까지 60년이 넘는 긴 시간 배를 만들고 수리하여 바다로 보내는 일을 하던 입니다. 2018년 2월에 사람들에게 개방되면서 뮤지엄과 북살롱, 오픈 팩토리, 그리고 플레이스케이프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됐습니다. 위에 보이는 사진은 뮤지엄에 있는 목선인데요. 원래 나무로 만드는 목선은 굉장히 섬세한 과정이 필요한데 시간이 지나며 철제 목선으로 소재가 바뀌면서 현재는 목선이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칠성조선소 뮤지엄에 전시된 이 목선은 속초의 배 목수 장인이 20여 년 만에 재현한 소형 목선인데요. 어쩌면 이것이 속초의 마지막 목선일지도 모른다는 글귀에 왠지 마음이 찡해지기도 했습니다. 

뮤지엄으로 꾸며진 건물은 원래 사무실, 식당, 창고 등 다양한 용도를 거쳤다고 하는데요. 중간에 목선이 자리하고 있고 양 옆으로 두 개의 공간이 있습니다. '협성기계'라고 적힌 공간부터 살펴볼게요. 이 공간은 속초의 대표 서점인 '동아서점'과 협업해 큐레이팅 된 공간인데요. 낡고 갈라진 벽과 빛바랜 페인트에서 세월의 흔적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입구 옆에는 이렇게 공간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요. 칠성조선소 뮤지엄은 전체적으로 스토리텔링과 설명이 꽤 잘 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입구에 간판처럼 적힌 '협성기계'는 칠성조선소의 오랜 협력사였다고 하는데요. 옛 작업장의 흔적이 남은 공간에 속초의 대표 로컬 서점에서 '오래된 조선소'를 주제로 큐레이션 한 책 41권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 공간에 담긴 책을 큐레이션 한 동아서점은 속초에서 무려 62년째 운영 중인 동네서점이라고 하는데요. 칠성조선소와 함께 속초에 뿌리내리고 역사를 거쳐온 만큼 마치 오랜 친구들이 칠성조선소를 소개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투박한 공간이지만 정감이 묻어났습니다.

또한 옛 작업장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오브제들도 그대로 두어 더욱 리얼함이 느껴지는데요. 너무 낡아서 곳곳에 칠이 벗겨지긴 했지만 오히려 요즘 트렌드인 레트로 감각이 느껴져서 독특한 감성의 사진을 찍기도 좋을 것 같았어요. 이 곳에 진열된 책은 의자에 앉아서 읽고 가실 수 있습니다. 

반대편 전시장은 이렇게 입구에 노란 커튼이 쳐져있는데요. 커튼 안에서 말소리나 음악 소리가 들려서 그냥 지나쳐가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노란 커튼을 열고 들어가면 조선소에서 사용하던 공구와 오브제들이 사진으로 스토리텔링 된 전시가 진행 중이니 꼭 안에 들어가 보시길 바라요!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한쪽으로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반대편으로는 빔 프로젝터로 틀어진 영상이 스크린으로 나오고 있어요. 제가 갔을 때는 노래하는 영상이라서 공간 전체에 음악이 울려 퍼졌는데 이 곳의 분위기와 음악이 정말 잘 어우러져서 마치 공연장에 온 듯한 기분이 들고 좋았답니다.

또 배를 만드는 배 목수 분들의 사진과 조선소의 오브제, 풍경 등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많지는 않지만 잠시 머물며 찬찬히 둘러보기 좋았고 사진 덕분에 배 목수 이야기가 더 현실감 있게 느껴져서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서점과 연계하여 칠성조선소의 배 목수 이야기를 담은 '나는 속초의 배 목수입니다'라는 책도 나왔다고 하는데요. 아직 공간에 가보지 않으셨거나 혹은 좀 더 깊은 이 분들의 삶과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이곳은 카페 공간 오픈 팩토리인데요. 커피도 자체 로스팅한 원두로 2가지 중 취향에 맞게 택할 수 있었고 저는 산미를 좋아해서 스타보드 원두를 선택해 마셨는데 꽤 맛있었어요. 가격대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겠지만 뮤지엄 공간의 입장료도 따로 받지 않는 데다 관광지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됐습니다. 

카페가 있는 건축물 오픈 팩토리는 카페로 운영되면서 동시에 '와이크래프트보츠' 회사에서 여전히 배를 만드는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카페 입구에 귀여운 표정과 알록달록 색이 입혀진 배 조형물이 있었어요. 옛 칠성조선소가 있던 자리에서 배 만드는 일의 명맥을 이어가는 모습이 멋지네요. 

1층에도 좌석이 있지만 대부분 2층에 자리를 잡고 계셨는데요. 바로 2층에서 이렇게 멋진 청초호수의 전망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강 건너의 고층 건물과 바로 옆의 항구, 그리고 속초 엑스포 타워까지 한눈에 담기는 통유리 뷰라서 바다는 아니지만 충분히 멋진 뷰였어요. 

2층에서 내려다보는 1층의 모습입니다. 곳곳에 초록색 식물로 플렌테리어 인테리어가 되어 있고 햇볕이 잘 드는 공간이라 화사한 분위기였습니다. 왼쪽에는 원두를 볶는 로스팅 공간이 있어요. 

로스팅 실에서 직접 볶은 두 종류의 원두를 판매 중이었고 한쪽에는 칠성조선소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모자와 머그컵, 텀블러, 배지, 스티커 등 굿즈들도 판매 중이라서 카페에도 이것저것 둘러볼 것이 많았는데요. 특별한 이야기가 담긴 여행 기념품을 찾고 계신다면 칠성조선소 굿즈도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둘러볼 공간은 칠성북살롱입니다. 입구부터 아기자기한 감각이 느껴지는 북살롱에서는 책과 다양한 소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내부에 있는 여러 개의 창으로 내다보는 바깥 풍경이 마치 액자 속 그림처럼 예뻐서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또 칠성북살롱에는 유독 어린이 도서가 많았는데요. 그래서 아이를 데리고 온 분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도서 외에도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인형이나 그림, 스티커 등 소품들도 많고 아이들 옷도 판매하고 있어서 아이와 함께 방문하면 더욱 볼거리가 많을 것 같아요!


앞서 소개해드린 3개의 공간이 ㄷ자 모양으로 세워져 있고 가운데 공간에는 이렇게 청초호를 바라보며 앉아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요. 비 온 뒤 날씨가 맑고 온도가 적당해서 밖에서 사진을 찍고 바람을 쐬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만약 저처럼 날씨가 좋은 날 방문하신다면 이 의자 위에 앉아 잠깐의 여유를 즐겨보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의자처럼 사용되고 있는 이것의 정체는 배를 건조한 뒤 호수로 띄워 내보낼 때 사용하던 레일이라고 해요. 역시나 조선소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으면서도 새로운 용도로 쓰임이 변경된 점이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카페와 뮤지엄 사이에 있는 플레이스케이프 또한 파도와 산, 나무, 배를 주제로 한 조형물로 원래 나무를 자르고 켜던 제재소가 있었다고 해요. 제재소였던 공간에서 제가 방문했을 때는 아이들의 뛰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나무가 아이들을 품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답니다.




에디터의 클리핑�
� 뮤지엄 커튼 뒤 내부 공간도 놓치지 마세요!
� 아이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 좋은 공간이에요
� 날씨가 좋다면 바깥 레일에 앉아 여유 즐기기
� 주차는 석봉도자기 미술관 앞 공영주차장 이용


| 칠성조선소 information

강원 속초시 중앙로46번길 45
매일 11:00 - 20:00 / 마지막 주문 19:30
주차, 포장, 무선 인터넷, 남/녀 화장실 구분
연락처 033-633-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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