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어니언 링은 버거킹의 어니언 링이 전부예요. 제 입에 그 집 어니언 링은 반죽이 두껍고 좀 뻣뻣한데요, 양파에 밀가루 반죽-빵가루를 입혀 튀겼는데 이런 식감일 수 없다고 생각하곤 했어요. 아마도 예쁜 모양을 유지하려고 밀가루 반죽을 너무 두껍게 입혀 그러지 않나 싶어요. 혹은 서양인들은 좀 두꺼운 반죽을 좋아하나 싶기도 하고요. 암튼, 에어프라이어를 구입한 지 한 달, 그동안 만들어 먹었던 것 중 가장 맛있는 게 바로 어니언 링이에요. 양파는 달큰 촉촉 향기롭고, 튀김 옷은 바삭 와삭 끝내줘요. 에어프라이어 괜히 샀나 했던 마음을 싹 사라지게 해 준 비건 어니언 링 만들기입니다.
양파 - 제일 바깥의 링은 사용하지 않아요. 만들다 알게 되었는데 요상하게도 바깥 링만 유독 밀가루가 안 묻더라고요. 아마도 결이 다르지 싶어요. 그리고 하나 더, 양파는 모든 재료를 준비하고 나서 제일 마지막에 썰어요. 미리 썰어 놓으니 양파의 수분이 날아가 밀가루가 잘 안 묻더라고요. 수분이 날아갈 때 향도 날아갈 것만 같고 말이죠. 암튼 제일 마지막에 썰어요.
밀가루 - 밀가루가 얼마나 들어가나 저울에 달아봤는데 135g의 양파를 묻히는 데 16g밖에 필요하지 않았어요. 16g이 얼마만큼이냐면 2-테이블스푼. 이렇게 적은 양의 밀가루를 가지고 양파를 묻히려면 좀 힘들 거예요. 그래서 저는 밀가루 100g에 이런저런 향신료를 섞고 간을 했어요. 남은 것은 냉동실에 밀봉해 넣어놓고 다음에 또 쓰거나 다른 거 만들 때 써요.
두유 버터밀크 - 밀가루 반죽 대신 두유 버터밀크를 만들었어요. 케이크나 팬케이크 등에 넣을 때에는 보통 두유:식초(레몬쥬스)의 비율이 15:1 정도이지만, 빵가루가 더 잘 묻으라고 11:1로 만들었어요. 이렇게 식초의 양을 늘리면 마치 부침개 반죽처럼 버터밀크가 매우 매우 걸쭉해져요. 두부 너겟 등을 만들 때도 이 비율로 만들어요.
빵가루 - 빵가루는 집에서 만든 빵을 푸드 프로세서에 갈았어요. 냉동실에 빵이 한가득 있거든요. 무반죽빵, 식빵, 사워도우빵 등등 아무 빵으로나 만들어도 다 맛있었어요. 빵 껍질과 빵 속, 따로 갈아요. 갈리는 정도가 다르니까요.
재료: 2인분
두유 110g
레몬주스 10g
밀가루 16g + 소금, 향신료.
빵가루 70g
양파 135g
오일 스프레이
만들기:
1. 큰 컵이나 볼에 두유와 레몬주스(식초)를 넣고 잘 섞어 다른 재료들을 준비하는 동안 버터밀크를 만들어요.
2. 넓적한 그릇에(접시보다 좀 오목한 그릇이 더 나아요) 밀가루와 소금, 그리고 원하는 향신료를 넣고 잘 섞어요.
3. 또 다른 그릇에 빵가루 준비.
4. 양파 썰고,
5. 그다음은 다 아시죠? 양파를 밀가루-버터밀크-빵가루 순서로 묻혀 오일 스프레이 후 에프 행.
팁:
1. 밀가루 100g에 제가 좋아하는 향신료 여러 가지 섞었어요. 후추, 훈제파프리카가루, 양파가루, 마늘가루, 큐민, 올스파이시, 코리엔더, 카다몸, 딜... 그리고 뉴트리셔널이스트 조금 섞었고요. 향신료는 좋아하는 거, 넣고 싶은 거 실컷 넣으면 돼요. 카레 가루, 고운 고춧가루, 겨잣가루, 파슬리, 바질, 오레가노, 계피 등등.
2. 나중에 뭐에 찍어 먹을 요량으로 밀가루100g에 소금을 1g 넣었는데, 케첩이나 다른 디핑 소스 없이 그냥 먹는다면 소금을 2g 넣어 보세요.
3. 밀가루에 양념하지 않고 빵가루에 양념할 수도 있어요.
4. 밀가루-버터밀크-빵가루 각각 젓가락을 따로 써요. 이런 거 손으로 하다 보면 손가락이 엉망진창이 되잖아요. 그러면 어니언 링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어져요.
5. 에어프라이어 트레이(바스켓)에 펼칠 수 있는 양이 많지 않아 서너 번에 나눠 튀겼(구웠)어요. 참고로 저희집에선 190도에서 7분, 뒤집어 오일 스프레이 5분. 에프가 갈수록 뜨거워지니 시간은 달라져요.
6. 비건 크림치즈나 두부 마요에 두유와 레몬즙 등을 섞어 디핑 소스를 만들거나, 비건 차지키 소스를 만들어 푹 찍어 먹어요.
두부 마요 만들기:
https://blog.naver.com/bakyou1/221595245867
비건 크림치즈 만들기:
https://blog.naver.com/bakyou1/221907902976
비건 차지키 소스 만들기:
https://blog.naver.com/bakyou1/222023857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