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여행의 시작은 여행을 준비하는 그 순간부터라고 생각하지만, 여행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하면 역시 기내식을 먹는 이 순간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거기다 여행의 끄트머리에도 또 기내식이 함께하니 기내식은 여행의 시작과 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조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내식이 다채롭지는 않지만 각 항공사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기에 새로운 기내식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맛있다!고 감탄하기는 어렵지만 그 나름의 맛과 재미가 있는 기내식. 오늘은 기내식 맛여행을 떠나보자.
*2015-2016년 기내식으로 항공사 사정에 따라 기내식은 다르게 나올 수 있으며, 맛에 대한 평은 주관적이니 참고
지금은 없어진 프리미엄 이코노미(컴포트)석의 식사. 식 전에 쁘띠푸르 같은 먹거리를 챙겨준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컴포트)석의 식사. 이코노미와 구성에 큰 차이는 없으나 좀 더 있어 보이게 나온다
국적기 뿐만 아니라 외항기에서도 가끔 비빔밥 메뉴를 만날 수 있다
비록 오버부킹과 잦은 지연으로 악평도 더러 듣는 항공사지만 세계 1위 항공사로 꼽히는 터키항공. 밤비행기가 있어 여행시간을 효율적으로 잡을 수 있고, 유럽 항공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종종 이용하는 항공이다.
이전에는 상당히 질감이 퍽퍽하고 손이 안가는 기내식이었는데 2013년경 갑자기 퀄리티가 높아졌다. –이전에 기내식을 먹었을 때는 그 말 많은 우즈베키스탄항공보다 맛이 없다고 느꼈다-
우리가 돌돌 말은 터키 음식으로 일컫는 ‘케밥’은 사실 터키의 조리법이자 음식의 한 종류를 일컫는 말로, 터키에서 ‘케밥’의 종류는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 식문화는 터키항공의 기내식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쿄프테 등 항공 기내식에서도 터키 케밥을 만날 수 있다. 맛도 현지 식당과 많이 동떨어지지 않아 터키항공을 탈 때면 케밥을 자주 주문한다.
터키 사람들은 짠 음식, 단 음식을 즐겨 밥에도 소금을 뿌려먹기도 하는데, 기내식 밥에는 소금이 안쳐져 있는 게 그저 다행이다. 소금을 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별도의 소금이 제공된다. 얘기한 것처럼 단 음식을 즐기는 터키이기에 터키항공 기내식의 디저트는 상당히 단 편이다. 달달하디 달달한 디저트를 좋아한다면 꼭 먹어보길.
음식도 음식이지만 음료에서 터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 우선 터키항공에서는 터키 맥주인 에페스와 투보그를 제공한다. 또한 터키 요거트 음료인 아이란도 제공한다. 무더운 터키 날씨에서 사람들이 더위를 가시게 하려 많이들 먹는 음료다.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에 한 모금 먹으면 좋다.
필자가 좋아라 하는 축구팀 FC바르셀로나의 스폰서인 카타르항공은 터키항공과 마찬가지로 인천공항에서 밤비행편을 운영하고 있다. 카타르의 수도인 도하를 거쳐가기 때문에 만약 유럽을 간다면 터키항공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리는 편이다.
사실 카타르항공의 기내식은 특별히 기억 남는 점은 없었으나 단 하나, 빵이 다른 외항사들과 다르다. 외항사 기내식을 먹다보면 흔히 모닝빵, 혹은 바게뜨빵이 작고 동그랗게 나오는데 카타르항공 기내식의 빵은 위 사진처럼 다양한 형태의 빵을 만날 수 있다.
참고로 기내식이 너무 입맛에 안 맞는 곳을 만난다면, 빵과 버터는 대체적으로 무난한 맛이니 빵으로라도 허기를 달래도록 하자.
이코노미 기내식만 얘기했으니 잠시 비즈니스석 기내식으로 넘어가보자. (퍼스트는 아직 타 본 적이 없다) 지금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도쿄-인천 유나이티드항공, 홍콩-인천 케세이퍼시픽항공. 이렇게 두 번 비즈니스석을 타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케세이퍼시픽항공의 기내식이 압도적으로 퀄리티가 높았다.
에피타이저-메인-디저트&티 마치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듯 순차적으로 음식이 그릇에 담겨 나온다. 무엇보다 과일 퀄리티가 만족스러웠던 케세이퍼시픽 기내식이었다.
나에게는 제법 먹을만 했던 진에어 기내식 샌드위치
사실 저가항공을 타면서 기내식에 큰 기대를 하면 안되겠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내심 맛있는 기내식을 기대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정말 불만족스러운 기내식이 나올 때면 ‘아 차라리 내오지 말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저가항공에서 예상보다 더 만족스러운 기내식이 나올 때면 ‘득템!!’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인천에서 마카오로 향하는 진에어에서 먹은 이 샌드위치도 생각보다 알찬 속에 굉장히 만족했던 기억이 있다. 구성이 다양하지도, 양이 많지도 않지만 마카오까지 가는 동안의 허기를 잠시 달래기에는 좋은 샌드위치. 가끔은 베이커리의 고급 샌드위치보다 기내용 샌드위치가 먹고 싶은 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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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블로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호텔스닷컴으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