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타는 음식의 맛 뿐만 아니라 서비스, 인테리어, 경관 등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되어 별이 주어지게 된다. 나는 미식가보다는 탐식가, 대식가에 가깝고, 미식여행 레벨은 아직 꼬꼬마 수준이지만 해외여행을 다닐때면 가급적 일정 중 한 번은 미슐렝 레스토랑에 들려오곤 한다.
그 중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미슐렝 레스토랑이 있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스페인 바르셀로나 근교, Sant Pol de Mar라는 조그만 동네에 있는 Sant Pau다. 미슐렝 3스타 쉐프 중 여성 쉐프는 몇 되지 않는데 그 중 하나가 이 레스토랑의 쉐프인 Carme Ruscalleda다.
바르셀로나에서 산파우 레스토랑이 있는 산트 폴 데 마르까지는 카탈루냐 광장에서 기차를 타고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기차 시간이나 탑승구를 모르겠을 때는 역시 카탈루냐 역 안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 찾아가는 게 가장 빠르고 정확하고, 쉽다.
기차의 우측으로 빛나는 지중해를 끼고 기차를 타고 올라, 실컷 풍경을 감상하고 이 조그마한 동네에 내린다. 이 곳은 관광지는 아니기 때문에 사람이 붐비지는 않지만, 제법 한산한 모습이다.
산파우 레스토랑은 역 바로 근처에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얀 빛 가득한 건물 사이에서 유난히 도드라지는 색을 가진 건물을 본다면 그곳이 바로 산파우 레스토랑이다.
건물 앞에 도착하면 대기하고 있던 직원이 문을 열고 예약한 손님인지, 이름은 어떻게 되는지 물어본다. 예약자 이름을 얘기하고 잠시 기다리면 본인의 자리로 안내해준다. 내부도 비비드한 색으로 칠해진 가운데 고풍스러운 가구가 들어서있는 레스토랑 산파우의 모습이 범상치 않았다.
그리고 메뉴판을 두런두런 살펴본다. 이 날의 메뉴는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테이스팅 메뉴로 이미 정해놨었지만, 메뉴판을 구경하는 건 언제나 즐겁다. 레스토랑 산파우에 방문하는 많은 손님들이 테이스팅 메뉴를 주문하나, 단품 메뉴도 주문이 가능하다.
상당히 두껍고 무거운 와인리스트를 보면서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와인에 관심이 많다면 이 곳에서 반드시 와인을 주문해볼 것.
주문한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 몇 가지를 한 잔씩 제공하는, 일종의 와인 코스(?)가 있어 이 것으로 주문했고 굉장히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Dancing Music’이라는 컨셉을 내건 산파우 레스토랑의 테이스팅 메뉴는 각각의 메뉴명에 어울리는 음식들이 차례로 나온다. 어떤 음식은 굉장히 신기한 식감이었고, 어떤 음식은 황홀한 맛이었고, 어떤 음식은 익숙한 맛이었다. 메뉴가 서빙될 때마다 음식을 설명해준다. –테이스팅메뉴 컨셉과 메뉴 구성은 계속 바뀔 수 있다-
테이스팅메뉴는 꽤 많은 수의 음식이 나오기 때문에 전체 식사를 즐기는 데에는 2시간은 족히 걸린다. 물론 음식만 빠르게 먹으면 2시간 채 걸리지 않겠지만, 자고로 코스요리라는 것은 음식을 먹으면서 동행인과 담소도 나누고 중간중간 멋진 풍경도 감상하는 맛이 있지 않겠는가. 레스토랑을 예약할 때는 이러한 부분을 염두해서 예약하면 좋다.
상당히 독창적인 모양의 디저트가 제공되었다. 아기자기한 쁘띠프루를 예상하고 있다가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한 독수리 형상의 초콜렛 디저트에 다소 놀랐더랬다. 새의 각 부위는 다른 맛을 가지고 있어 손으로 뜯어먹으면서 맛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이게 테이블에 서빙되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게 재밌었다. 그전까지 우아하게, 조용하게 식사를 즐기던 주변 사람들도 이 마지막 디저트가 나오자 웃음을 터뜨리고 핸드폰에 사진을 담기 시작했다.
레스토랑 산파우의 Carme Ruscalleda 쉐프. 식사들이 종료될 즈음 테이블을 돌며 인사를 했다. 너무나도 멋진 레스토랑과 음식에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녀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52년생인 그녀는 굉장히 활기찬 모습이었고 이 산파우 레스토랑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식사를 하는 내내 이러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낮에는 테라스 자리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는데, 저녁 타임에는 이쪽에도 제법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기차 선로 너머 아름다운 지중해가 반짝인다.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산파우 레스토랑이 위치한 sant pol del mar는 조그마한 동네로, 관광지는 아니다. 하지만 분주한 바르셀로나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아담한, 사람 사는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이 곳에는 바르셀로네타와 같은 아름다운 지중해 바다가 뜰 앞에 있으니 말이다.
동네 가장 높은 곳에는 오래된 성당으로 보이는 작은 건물 하나와 동네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해변과 기차 선로, 동네가 한 눈에 들어와 꽤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작은 동네이지만 방문자들의 니즈를 해소해 줄 기념품 가게와 슈퍼는 준비되어 있다. 만약 산파우 레스토랑의 예약 없이 이 동네구경만을 위해 방문하기로는 추천하지 않지만, 산파우에 들린다면 역시 겸사겸사 소화시킬 겸 산책 겸 동네를 둘러보길 추천한다. 레스토랑 식사에 2시간, 그리고 동네와 바다 둘러보는 것에 넉넉잡아 2시간을 잡으면 여유있다.
RestauranteSant Pau
Carrer Nou, 10, 08395 Sant Pol de Mar,Barcelona
+34 937 60 06 62
홈페이지 예약 및 전화로 예약 컨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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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블로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호텔스닷컴으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