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북유럽, 눈의 나라 핀란드.
점점 북유럽 여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정보가 많지 않아 그동안은 조금 소외되어 있었지만, 앞으로는 더욱 한국 여행자의 발길이 많아질 것 같아요. 그중 핀란드의 헬싱키는 아시아에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유럽 취항지로 10시간이면 갈 수 있는데요. 핀란드의 국적기인 핀에어가 운항되고 있으며, 다른 유럽 지역으로의 환승도 편리해 헬싱키와 다른 나라를 연계해 여행을 계획해봐도 좋습니다.
아름다운 눈의 나라, 핀란드
핀란드의 헬싱키! 일본 영화 < 카모메 식당 >의 배경으로 등장했으며, 최근 <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에서 핀란드인 페트리의 친구들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반대로 핀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핀란드는 오랫동안 스웨덴, 러시아의 지배하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나 고유 언어와 문화를 잘 유지해왔습니다. 헬싱키의 볼거리는 기차역을 중심으로 구시가지에 대부분 밀집되어 있으며, 웬만한 곳은 트램을 이용해 갈 수 있어 여행을 하기 매우 편합니다.
핀란드는 북유럽에 위치한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겨울이 매우 혹독한 편입니다. 한국에 비해 기온이 훨씬 낮으며 체감온도가 영하 10-20도에 이르는 날들도 많아 여행을 떠날 땐 방한용품을 꼼꼼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어요. 게다가 겨울철엔 해가 매우 짧기 때문에 오후 3시만 조금 넘으면 거리에 조명이 켜지고 야경이 펼쳐집니다. 밤이 길지만 로맨틱한 헬싱키! 스톡만 백화점이 있는 쇼핑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 같은 기분이 들곤 해요.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스톱오버를 하며 여행을 하기 때문에 짧은 일정으로 돌아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근교에도 가볼 만한 곳들이 많고 산타의 도시 로바니에미도 국내선을 이용하면 1시간이면 갈 수 있으니 겨울 여행의 매력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조금 여유로운 일정으로 핀란드 여행을 계획해볼 것을 추천합니다.
겨울을 즐기는 핀란드 사람들
처음으로 혹독했던 겨울의 핀란드를 만났을 땐,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살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핀란드 사람들은 주어진 자연환경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즐기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죠. 눈이 워낙 많이 내리기 때문에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는 건 당연하고, 스노슈잉이나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일상으로 즐기곤 합니다. 동네에 크고 작은 숲들이 많아서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이런 겨울 레포츠를 할 수 있어요.
핀란드 여행을 떠나 가장 익사이팅했던 순간을 꼽으라면 전 망설임 없이 허스키 썰매라고 이야기할 것 같아요. 2명이 짝을 이뤄 허스키 4-6마리가 끌어주는 썰매를 타는 건데요, 생각보다 속도가 빨라서 숲 속을 달리는 기분이 꽤 아찔합니다. 사각사각 눈밭을 달리는 허스키들의 발소리와 눈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숲의 모습들이 빠르게 지나가면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다가오기도 하지요.
엄청난 바람을 맞으며 달리다 보면 속눈썹 위에 고드름이 맺힐 정도랍니다. 허스키들이 생각보다 힘이 세고, 속도도 빨라서 운전을 하는데 체력 소모가 상당하니 초콜릿 등의 간식도 준비해 가면 좋아요. 아이들과 함께라거나 속도감이 무섭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허스키 대신 순록 썰매에 도전해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렇게 달린 후, 따끈한 블루베리 음료에 간식까지 먹어주면 추위는 금세 사라질 거예요.
사우나의 원조는 핀란드!
핀란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사우나'입니다. 사우나란 단어도 핀란드어라고 하네요! 핀란드에서 사우나는 단순히 목욕을 하고 땀을 빼는 것이 아니라 가족,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통을 하는 삶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겨울이 길고 혹독하기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해주기 위함이기도 하고요.
사우나가 일상인 핀란드에선 아파트, 개인 주택, 별장에도 사우나실이 필수입니다. 실제로 묵었던 대부분의 호텔에도 사우나실이 있더라고요. 일반적인 사우나의 경우 남녀가 분리되어 있으며 우리네와 마찬가지로 옷은 다 벗고 이용합니다. 남녀 공용으로 사용 가능한 프라이빗 사우나에선 보통 수영복을 입구요. 뜨겁게 달궈진 돌에 물을 부어 수증기의 열기로 사우나를 하고, 자작나무 잎으로 몸을 때려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줍니다.
핀란드 사람들은 사우나에서 몸이 뜨겁게 달군 후, 눈밭을 구른다거나 얼음 호수에 입수해 체온을 낮추고 이렇게 반복적으로 사우나를 즐깁니다. 땀을 쫙 빼고 소시지나 핀란드 전통 빵에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 얼마나 꿀맛인지! 핀란드 여행을 떠난다면 호텔이나 사설 사우나에 들러 핀란드식 사우나도 꼭 한번 즐겨보세요.
겨울이 길고 눈도 많이 내리는 핀란드!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그 속에서도 다양하게 즐기며 살아가는 핀란드 사람들의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모습들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겨울 여행 준비가 쉽진 않지만, 그래도 진정한 겨울 왕국을 즐겨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보세요.
(글, 사진 : 러블리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