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교토 말고 고베도 있어요.
일본에서 6번째로 큰 도시라는 고베. 아마 여행에 별다른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도 이 도시가 낯설지 않다면 역시 1995년 일어났던 고베 대지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픈 기억을 뒤로 한 채, 고베는 다시 누군가의 삶의 터전으로, 또 누군가의 고향으로 번듯한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루 이틀 정도 시간을 내어 간사이 여행을 떠난다면 이번 코스는 오사카와 교토 말고 고베 시내와 근교 아리마 온천은 어떨까? 고베 여행 코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고베 여행과 아리마 온천 여행을 앞 둔 사람에게 도움될만한 팁을 적어본다.
글/사진 : 고구마
일본 고베 여행 <1>
고베 시내 하루, 아리마 온천 하루. 2박3일 일정만으로도 충분!
오사카만 여행하는 경우에도 2박3일 여행코스가 가장 인기 많은 것처럼, 고베 역시 2박3일이면 근교 온천 여행까지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간사이 지방 여행의 선택지는 꽤나 여러가지가 될 수 있는데 오사카 2박3일 코스의 경우 도심 하루, 하루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돌아보는 것을 추천하고, 한 3박4일 혹은 4박5일 정도 시간이 있다면 오사카와 교토까지 여행하는게 좋을 것 같다.
고베는 2박3일 여행하며 천천히 돌아보는 것도 좋지만, 오사카와 묶어 하루하루 돌아보거나 혹은 고베 시내에서 하루, 또 하루는 근교 아리마 온천으로 하루, 이렇게 2박3일 코스를 짜도 좋겠다. 이번 내 여행의 경우 가장 마지막 케이스인 고베 시내 1일, 근교 아리마 온천 1일 해서 총 2박3일의 고베 여행을 다녀왔고 결과적으로 기대 이상 만족스러웠다. 오사카처럼 너무 붐비고 바쁘게 돌아다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없어 더 좋았다고나 할까? 이미 다녀온 오사카와 교토를 코스에서 아예 제외하고 싶다면 조금 번거롭더라도 사슴으로 유명한 나라를 일정에 포함시키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듯 하다.
일본 고베 여행 <2>
아이가 있다면 호빵맨 박물관은 필수코스!
2013년 뉴스 기사에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지난해 여름 개장한 호빵맨 뮤지엄... 주말 1일 10만명 찾아 새로운 명소로 등극. 일본 고베의 경제 활성화에 제대로 기여.'
그렇다. 실제 고베 여행을 하며 들러본 호빵맨 박물관은 호빵맨을 추억하고 있는 어른들에게는 물론, 어린 아이들에게는 반나절 정도 실컷 놀만한 장소였다. 고베 호빵맨 박물관은 간사이 최초의 호빵맨 테마파크로 고베 여행 가면 꼭 들러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고베 항 해안가에 자리잡고 있어 위치도 참 좋다. 옛 모자이크 가든이 자리했던 곳으로, 지금은 바로 옆 건물에 umie MOSAIC 이 있음.
2층으로 올라가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사실 1층에서만 놀아도 아이들은 충분히 좋아할 것 같다. 1층에는 호빵맨을 테마로 꾸며진 미용실과 상점가, 식당과 간식가게, 사진가게, 장난감가게 등이 있는데 직원들이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즐거움을 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TV 에서 저녁에 방영하는 호빵맨을 보며 자라긴 했지만, 아주 좋아하는 캐릭터는 아니라 그저 둘러보는데에서 그쳤지만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인기만점 코스였다.
1층 잼 아저씨의 빵공장에서는 만화 속 모습과 거의 똑같이 만들어진 식빵맨, 세균맨, 카레빵맨, 호빵맨 모습을 한 다양한 종류의 빵을 구입해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었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떠나는 고베 여행이라면 꼭 한번쯤 들러볼만한 곳. 바로 옆에 모자이크 몰에는 식당가도 많아 저녁식사를 해결하기에도 좋고 고베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두 조형물 야경 보기에도 딱이다!
일본 고베 여행 <3>
고베에서 아리마온천 가는법
고베는 사실 오사카나 교토처럼 오래오래 머물고 싶은 도시는 아닐지 모른다. 조금 심심하다 느껴질 수도 있지만, 부모님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면 또 이 고베를 추천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근교 '아리마 온천 마을' 때문! 아리마 오천은 고베시의 기타구에 있는 온천으로, 지도상에서만 확인해봐도 시내와 무척 가까워 보여 찾아가기 쉬움을 알 수 있다.
일본에는 다양한 온천 지역과 대표적인 온천 마을이 있다지만, 아리마 오천이야말로 명실공히 일본을 대표하는 명천 중 하나! 고베 시내에서 온천 가는 방법, 텍스트로만 접하면 꽤 복잡해 보이지만 막상 가보면 무척 간단하다는 사실~ 기억하며, 고베에서 아리마 온천 가는 방법을 소개한다.
우선 신고베 역에서 약 8분 정도 열차를 타고 다니가미 역으로 go. 다니가미 역에 도착해 열차에서 하차하면 4번 플랫폼인데 다른 곳으로 이동할 필요 없이 바로 반대 3번 승차장으로 이동하면 아리마구치까지 가는 열차를 탈 수 있다. 다니가미 역에서 아리마구치역까지는 사이에 4개의 역이 있음. 아리마구치역에 도착하면 1번 플랫폼에 내리게 되는데 철로 아래쪽으로 이어진 계단을 따라 쉽게 4번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아리마 온센까지 중간 정차 없이 바로 가는 작은 열차를 탑승할 수 있음!
신고베 역부터 아리마온센 역까지 총 소요시간은 약 23-25분 정도, 열차 요금은 740엔 되겠다. 작은 열차를 몇 번 갈아타고 예쁜 롯코산을 바라보며 온천으로 가는 길은 참 아기자기했던 기억이 난다.
일본 고베 여행 <4>
대표적인 일본의 명천, 아리마 온천 료칸은 여기 추천!
고베 근교 여행코스로 사랑받는 아리마 온천!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명실상부 일본의 대표적인 명천답게 주말에는 일본 각 현에서 온천을 즐기러 찾아오는 여행객들도 많고, 이 곳의 온천물을 경험해 보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 찾아온 여행객들로 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아리마 온천에는 유명한 료칸 몇 곳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번 여행 숙소로 선택한 곳은 온천 시설이 괜찮다고 전해들었던 '아리마 온센 모토유 고센카쿠'!
아리마 온천 역에 도착하면 역과 숙소를 왔다갔다 하는 이 료칸의 셔틀버스를 이용해 편히 숙소까지 갈 수 있다. 작은 온천 마을인지라 역에서 숙소까지 아주 먼 것은 아니지만, 언덕길이 있어 캐리어를 끌고 덥고 추운날 가기에는 좀 힘들 수 있다는 거. 역에 도착해서 료칸에 전화를 하면 친절한 기사분이 바로 픽업을 온다.
아리마 온센 모토유 고센카쿠는 한국어 후기나 블로그 이용 후기를 많이 찾아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서 더 머물어 보고 싶었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1박이었다. 직원들의 친절도는 최고였고, 동굴같은 료칸의 입구도, 들어섰을 때 언덕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 1층의 샵에서 판매하는 기념품과 과자 및 음료들은 아래 상점가에서 판매하는 것과 가격 역시 동일해서 더 좋았고, 잠자리와 숙소 모두 깔끔했다.
아침 밤 낮으로 이용했던 온천 시설은 아주 크고 웅장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물이 만족스러웠고 기본적인 어메니티 역시 다 갖추고 있어 따로 챙겨갈 필요가 없었다. 아침은 숙소 요금에 포함되어 있었고, 저녁은 가이세키 요리로 식사를 원할 경우에는 미리 주문해야 했는데, 호텔스닷컴에서 저녁식사 포함된 상품으로 미리 예약을 마치고 갔더니 편했다.
참고로 가이세키 요리는 입으로 맛보는 즐거움 보다 눈으로 맛보는 즐거움이 더 컸다는게 짧은 후기. 일부 요리들이 너무 달거나 또 생소한 맛이어서 어른들이나 어린 아이들은 낯설어 할 수도 있을 맛이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은 꼭 경험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식사는 5시반, 6시, 7시 였나 무튼 3가지 타임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었음. 저녁 식사를 마치면 푹신한 이불을 깔아주고, 다음 날 아침에도 아침식사를 들고 찾아와 세팅하기 전 잠자리를 깔끔하게 치워준다. 한국인이 그리 많지 않고 가이세키 요리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아리마 온천 료칸을 찾는다면 모토유 고센카쿠도 추천한다! 료칸 예약 가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 볼 것.
일본 고베 여행 <5>
일본에서 가장 멋진 스타벅스, 고베에 있다?!
낯선 해외에서도 늘 편안한 기분을 안겨주는 장소가 몇 곳 있었으니(!) 바로 맥도날드와 스타벅스가 그 대표적인 예 아닐까 싶다. 현지에서만 만날 수 있는 레스토랑이나 독특한 로컬 카페도 참 좋지만, 익숙한 무언가를 느끼고 싶다면 이 두 프랜차이즈는 참 좋은 장소가 될 것이다. 하지만 고베 스타벅스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고베의 전 지점이 그렇다는게 아니라 바로 기타노이진칸 스타벅스 지점을 두고 하는 말! 해외에서마저 스타벅스를 가야 하냐고 한숨을 내쉬는 사람도 아마 이 새로운 느낌은 한번쯤 경험해 볼만 하다 느낄 것이다.
실제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타벅스 순위에도 빠지지 않고 늘 꼽히는 고베 기타노이진칸의 스타벅스는 이미 여행코스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일본의 국가등록문화재인 100년 넘은 2층 짜리 양식 목조주택을 개조해서 스타벅스 매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 아침 출근 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관광객과 현지 방문객들로 북적이는 이 곳은, 주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과 밖에서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기타노이진칸 스타벅스에서 주문한 메뉴들은 모두 익숙한 일상의 그것들이었지만,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려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기분이었다. 누군가가 '고베까지 와서 시간내 들러 볼 가치가 있을까?' 라고 묻는다면 내 대답 역시 'YES' 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