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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스닷컴 May 04. 2018

나홀로 부산여행 일기<1편> 그래, 일단 떠나자!

랑땅의 랑땅뚱땅 부산여행기

괜히 달력을 뒤적여본다. 기대에 부풀었던 올해 첫날과는 달리, 뭘 해도 집중이 잘 되질 않고, 딱히 새로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 상반기 내내 계속 이 상태...?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잠시 고민하다 빠르게 결론을 내린다. 그래, 새 출발이다! 어디론가 떠나보자.  


(글/사진/그림: 랑땅)



랑땅뚱땅 나홀로 부산여행기
그 첫날의 기록.



| 해운대와 해운대 포장마차 골목 

  

어디론가 떠나자고 마음먹으니, 그다음에 생각해야 할 것은 목적지. 이왕 떠나는 거, 먼 곳이 좋겠지. 오랫동안 못 봤던 바다도 실컷 보고. 3월 초 평일, 부산행 KTX는 시간대도 예매율도 넉넉해 쉽게 예매할 수 있었다.   

 

부산역 & 해운대

부산. 가족이나 친구들과 서너 번 놀러 가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홀로 훌쩍 와보기는 처음이다. 밤 기차임에도 불구하고 잠이 오지 않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부산역에 도착하자마자 부지런히 지하철을 타고 해운대로 달려오니 어느새 밤 11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의 해운대는 내 기억 속 모습과 달리 무척이나 고요하다. 빠르게 숙소 체크인을 하고 어디 한번 밤바다 구경이나 해 볼까? 



해운대 해수욕장


추워-!! 바닷바람도 매섭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 약간 무섭기까지 하다. 분홍색 하트모양의 불빛 장식이 눈에 띄지만, 신발에 젖은 모레가 들어갈까 봐 차마 가까이 갈 용기는 나질 않는다. 뭐, 내가 이렇게 텅 빈 해운대를 볼 기회가 앞으로 얼마나 더 있을까 생각하면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긴 하다. 

 


해운대 포장마차 거리. 정겹다.


날아갈 것 같은 우산을 붙잡고 해운대 포장마차 골목으로 이동해 본다. 절반 정도는 이미 닫혀 있지만 군데군데 손님이 있다. 지나가다 넉살 좋은 아주머니께 붙들려 결국 조개 한 접시와 맥주를 냠냠. 음식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해운대에 올 때마다 꼭 한 번씩은 들르게 되는, 신비한 매력을 가진 해운대 포장마차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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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땅뚱땅 나홀로 부산여행기
둘째날 오전의 기록.




| 절영 해안산책로 & 흰여울 문화마을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오늘도 날씨가 영 좋지 않다. 여행 전 날씨를 제대로 체크하지 않은 내 잘못이니 누굴 탓하랴. 비가 쏟아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자. 으스스한 기분에 좀 더 침대에서 꾸물거리고 싶지만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려면 빠르게 일어나야만 한다.  


원조 할매국밥 소고기국밥

숙소 근처에 있는 ‘원조 할매국밥’에서 아침으로 소고기 국밥을 먹기로 한다. 소고기와 무가 들어있는 얼큰하고 시원한 국밥~! 새벽 5시 반부터 영업을 하는 곳이니 아침 일찍 식사하기 좋다. 국밥을 흡입하며 밖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관찰하니, 한두 방울씩 떨어지는 빗방울을 피하고자 우산을 쓰기보다는 후드나 모자를 푹 눌러쓰고 걷는다. 다음엔 후드티 하나 꼭 챙겨야지!! 

 


1011번 버스를 타고 가는 길

해운대에서 빨간 1011번 버스를 타면 광안대교와 부산항대교를 지나 영도로 갈 수 있다. 다만.. 날씨가 좋지 않으면 이렇게 창밖을 제대로 구경할 수 없다는 거... 그나마 가장 앞자리를 사수했으니 망정...




도날드... 내 너를 못 만나고 가는구나. 목요일은 정기휴일.

영선2동 주민센터에서 내린 김에 영도 맛집으로 소문난 분식집 ‘도날드’를 찾아가 보았는데… 오늘은 영업일이 아닌듯하다. 아쉬워라… 20분 정도 터덜터덜 걸어 절영해안산책로 입구에 도착한다. 


 

절영해안로


여기저기 둘러봐도 나 혼자뿐. 흔치 않은 기회인 듯하니 최대한 천천히 걸으며 고독을 즐겨본다. 길 중간중간 벤치가 있으니, 날씨가 좋다면 간단한 요깃거리를 사서 피크닉을 즐기러 오는 것도 좋겠다. 산책로를 따라 죽 걷다 보면 계단이 나오는데, 이 계단을 오르면 아기자기한 매력이 특징인 흰여울 문화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오르다가 정말 무지개다리 건널 것 같았던... 무지개 계단



흰여울 문화마을


군데군데 카페와 작업실이 숨어있어 골목 사이로 걸어다니는 재미가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개인작업을 할 수 있다니 너무 부럽다~!! 평일에 제법 이른 시간이고, 날씨도 좋지 않다 보니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곳들이 많았지만 일단 내 목표는 다양한 바다를 감상하는 것이었기에 무척 만족스러웠다. 해안 산책로와 흰여울 문화마을은 나중에 날씨가 좋을 때 꼭 다시 와 보고 싶다!




| 정란각에 갈까 양다방에 갈까.


슬슬 다리가 아파서 빠르게 머리를 굴려보았다. 정란각VS양다방… 결국 정란각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흰여울 문화마을 버스 정류장에서 508번 버스를 타고 초량시장으로 이동했다. 아이유의 ‘밤편지’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유명한 정란각을 느긋하게 구경하기 위해서는 점심 이후보다 지금이 제격일 터.  


부산 동구 수정동 골목


달동네와 일반 주택이 뒤섞여 있는 수정동 골목. 오늘 아침부터 언덕을 많이 타는구나. 중간에 길을 잘못 든 채로 걸어 올라가다가 아주 조그만 분식집을 발견했는데, 고민하다가 먹어보지 못한 게 아쉽다.  





| 결국 오늘 선택은? 정란각.


주택 사이에 위치한 ‘문화 공감 수정(구 정란각)’은 수정동에 남아있던 큰 일본 저택을 카페로 개조한 곳이다.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1층 주문처에서 메뉴 주문을 한 후 2층에 올라가 앉아 있으면 스태프가 주문한 음료를 내가 있는 곳까지 가져다준다.




한창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예상대로 나 혼자뿐~! 고요한 방에 앉아 따끈한 차를 마시며 이따금 바람에 흔들리는 창문 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천국이 따로 없다. 느긋이 앉았다 일어나니 그제서야 사람들이 한 두팀씩 들어온다. 영도와 정란각은 부산역에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편하게 갈 수 있어 당일치기 여행이나 1박 정도의 짧은 일정에도 편히 둘러볼 수 있다. 숙소를 부산역 주변으로 잡는다면 더욱 오기 편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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