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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스닷컴 May 16. 2018

나홀로 부산여행 일기<3편> 시작부터 끝까지 먹방타임

랑땅의 랑땅뚱땅 부산여행기.


여자혼자 여행하기에도 좋고, 복잡한 머리 식히러 주말 여행하기에도 좋은 이 곳. 랑땅 혼자 다녀온 부산 여행, 그 시작이 궁금하다면 [1편] 과 [2편] 도 살펴보자. 친절하게 링크도 준비했다.  (글/그림/사진: 랑땅)




 

랑땅뚱땅 나홀로 부산여행기,
셋째날 오전의 기록들.


초코바 입에 물고 해운대 시외버스 터미널로 이동한다. 얼마전 인터넷 서핑을 하다 발견한 ‘대룡마을’에 가기 위해서이다. 동해선 광역전철을 타고 일광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는 방법도 가능할 듯 한데, 운행 시간을 맞추기가 까다로워 보여 시외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3,400원을 내고 ‘명례(대룡)’행 티켓을 구매한 후, 시간이 되어 버스에 올라탔다. 명례까지는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사람이 없어서 조금 놀라웠던 대룡마을!


음…. 원래 이렇게 사람이 없나?

내가 잘 온 걸까? 표지판은 맞는 것 같은데.. 



사람이 없는 대룡마을과 왠지 무서운 조각상


…?!  



대룡마을 셀프 카페 야야


아이고… 특이한 곳에 가 보자며 모험을 떠난 건 좋았는데, 아무래도 여행객이 거의 없는 시기다 보니 대부분이 닫혀있다. 하물며 주말에 왔으면 카페나 식당 정도는 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이런 일을 겪게 되는 것이 비수기에 떠나는 여행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또 재미있는 일이지.) 다행히 마을 중간에 무인 카페와 무인 도서관이 있어서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냉장고에서 음료를 꺼내고, 돈을 통에 넣으면 된다. 주인 없는 카페라니 기분이 묘하다. 


다시 돌아가려면 아까 내렸던 정거장의 반대편으로 가서 처음에 우리가 타고 왔던 버스와 같은 모양의 시외버스를 잡아 타야한다. 버스가 거의 1시간 간격으로 다니는 데다가 이곳은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한복판인데, 그말인즉슨… 저 멀리 파란 버스가 보이면 온 몸을 이용해 난리를 쳐서 눈에 띄어야 한다는 사실. 무사히 버스를 잡는데 성공했다면, 기사분께 목적지를 말하고 돈을 내면 된다. “기장이요!”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해 배가 고프니 기장 시내에서 간단하게 아점을 먹고 대변항에 가 볼 생각이다.  

  






랑땅뚱땅 나홀로 부산여행기,
셋째날 오후의 기록들.


| 여기는 대변항과 연화리.


“기장이요!”


그래. 당당하게 말은 했는데, 방송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어디서 내려야 하는건지 걱정되기 시작한다. ‘기장 시장’에서 버스에 탄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길래 눈치껏 따라 내렸는데, 막상 내리고 보니 가려던 밀면집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내 인생 첫 밀면 '기장밀면'


딱 봐도 맛집같은 심플한 이름의 가게, ‘기장밀면’! 시외버스 청강 사거리 정거장과 가까우니 혹시 시외버스를 탈 생각이라면 참고하자! 오늘도 애매한 시간에 밥을 먹게 되어 사람이 거의 없다. 난생 처음 먹어보는 밀면! 냉면과 밀면의 차이는 바로 면발이다. 냉면이 메밀로 만든 면이라면, 밀면은 말 그대로 밀가루가 섞인 면이다. 냉면과 다르게 부드럽게 잘려서 가위질을 하지 않아도 편하게 먹을 수 있고, 가격도 냉면에 비해 아주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다음엔 비빔밀면으로 먹어봐야지!



배를 간단하게 채웠으니, 대변항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지도상으로 제법 가까워 보였기에 걸어가 볼 생각이었는데, 막상 길을 보니… 언덕이다. 안되겠다. 181번 버스를 타고 너댓 정거장만 가면 대변항 입구 정거장에서 내릴 수 있다. 


저 멀리 보이는 대변등대.


말림당하고 있던 (!) 오징어들.


대변항에 오려고 했던 이유는 이름이 인상 깊었던 이유도 한 몫 했지만, 몇 년 전에 항구가 있는 작은 도시에서 살았던 적이 있었기에 이 곳은 어떤 느낌일지 괜히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바다 내음이 물씬 나고, 어르신들이 많은 이 작은 어촌 마을을 돌아다니고 있으려니 왠지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 중앙에 물고기 모양 장식이 잔뜩 달린 커다란 조형물이 눈에 띄고, 저 멀리 대변 등대와 방파제도 보인다.  



범고래 다방 & 쑥라떼 한잔.


기장해안로를 따라 1.5km정도를 걷거나, 다시 181번 버스를 타고 네 정거장을 지나면 연화리의 유명한 카페 ‘범고래 다방’에 올 수 있다. 처음 먹어보는 메뉴, ‘쑥라떼’를 시키고 느긋하게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한다. 평소에 녹차나 말차 관련 음료를 즐겨 먹어서 그런지 쑥 라떼는 제법 맛이 있었다. 인기 카페이다 보니 내부에 제법 사람이 많다. 밖에선 관광객을 거의 볼 수 없었는데, 다들 여기 들어와 있었구만~



연화리의 등대들 & 길냥이


이 주변에는 젖병등대, 닭볏등대 등 재미있는 모양의 등대들이 많이 있다. 수더분한 주변 분위기와는 다르게 무척이나 튀는 모양새로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연화리는 전복죽이 맛있는 ‘해녀촌’도 있고 횟집도 많아서 나중에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와 보고 싶은 곳이었다.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저녁으로 뭘 먹어볼까 고민하는데, 마침 부산에서 일하시는 이모부께 연락이 와서 시내에서 저녁을 얻어먹기로 했다! 우호호~ 나홀로 여행에는 지인 찬스를 얼마나 잘 쓰느냐도 포인트가 될 수 있지. 181번 버스를 타면 기장해안로를 따라 예쁜 바다 경치를 구경하면서 해운대로 돌아올 수 있는데, 중간중간 내려서 해광사, 오랑대공원, 용궁사, 송정 해수욕장도 구경할 수 있으니 기장 여행을 준비중이라면 181번 버스 꼭 체크해 두도록 하자! 기장 쪽엔 타 지역에 비해 아직 숙소가 많지 않은 것 같으니 해운대나 센텀시티 근처에 숙소를 잡고 이 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할 듯. 


범일동 거리 풍경
얻어먹으니 더욱 맛있는 세꼬시 (감포 참가자미)


범일역에서 이모부를 뵙고 얻어먹은 저녁은 세꼬시와 도다리 ㅠ.ㅠ 으아~ 혼자 여행하면서 회를 먹을 기회가 생길 줄이야~ 외지에서 친한 사람을 만나 마음이 즐거우니 맛도 최고~! 


이모부와 인사를 하고나니 완전히 밤이 되었다. 이제 그만 숙소로 돌아갈까 하다가, 이 곳이 전포동과 가깝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겸사겸사 전포 카페거리를 둘러보고 싶어 도보로 이동~!! 전포 카페거리는 말 그대로 카페들이 몰려있는 거리로, 부산 지하철 2호선 전포 역에서 내리면 쉽게 올 수 있다. 이 주변은 학교와 오피스텔이 많고 NC백화점, 부산 전자전기 도매상가도 있다. 

 


전포 카페거리 & 하펜시티 비엔나 커피 ‘오션’&딸기 티라미수


이곳저곳 둘러보다가 내가 들어간 곳은 토요코인 4호점 가까이 위치한 카페인 하펜시티(항구도시) 본점. 함부르크의 하펜시티에서 영감을 받은 카페일까? 그러고 보니 부산도 항구가 많은 곳이었지. 달달한 게 먹고싶어져서 비엔나 커피와 딸기 티라미수를 시켰다. 오늘은 하루종일 많이 걸었으니까 단 거 많이 먹어도 돼! 



* 야경 좋은 부산호텔 보기!


 




랑땅뚱땅 나홀로 부산여행기,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의 기록.
  


… 겨우 날은 맑아졌는데.. 내 몸은 흐리다. 어제 너무 열심히 걸어다녔더니… 아이고 허리야... 늑장을 부리며 11시에 맞춰 체크아웃을 하고, 지하철을 타고 센텀시티에서 내린다. 이곳에 온 이유는 음식에 일가견이 있는 지인에게 추천받은 카페 ‘서플라이어’ 에 가기 위해서! 



서플라이어 파운드 케이크&커피


찾아가는 방법도 제법 까다롭고, 눈에 잘 띄는 곳도 아니지만, 파운드 케이크와 치즈케이크가 무척 맛있어 매니아들이 많은 가게라고 한다. 과연! 평소에 먹던 파운드 케잌과는 다르게 기름지지도 않고, 달지도 않아 전혀 물리지 않는다. 커피와 함께 먹으니 너무 맛있는걸…!? 간단히 허기를 달랜 후, 치즈케이크를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발자크(프랑스식 치즈케이크)도 포장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역 지점을 살짝 둘러본 후, 부산역으로 이동한다. 


부산에 오면 역시 돼지국밥. '본전돼지국밥' 한 그릇.


부산역 라커룸에 짐을 보관하고, 근처의 ‘본전돼지국밥’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한다. 역시 부산에 오면 국밥을 먹어줘야지! 무척 유명한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애매한 시간대에 오니 사람이 없다. 붐볐으면 오히려 못 들어왔을수도 있었을텐데 다행이다. 부추 넣어서 맛있게 냠냠~!


국밥 종류는 혼자 먹기 편하고, 먹고 나면 배도 든든해서 홀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겐 효자 메뉴라고 할 수 있다. 낙곱새는 혼자 먹을 수 없어 아쉽다... (ㅠㅠ)



| 부산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다대포 해수욕장.


다대포 해변공원
다대포 해수욕장


다대포 해수욕장은 부산 지하철 1호선의 종점으로, 부산역에서는 40~50분 정도가 소요된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해변이라 그런지, 관광객들도, 산책을 나온 부산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 해변을 천천히 걸으며 오랜만에 보는 맑은 하늘과 젖지 않은 모래를 만끽해 본다. 


이왕 온 거 아미산 전망대까지 가볼까 했지만 시간상 패스하고, 해변공원과 몰운대 입구 주변까지만 돌아보았는데... 이럴수가. 배가 급격하게(!) 꺼져버렸다... 어차피 KTX 열차를 타기 전에 저녁을 먹긴 해야 할 터. 뭘 먹을까 고민했는데, 어제 저녁 이모부께서 추천해 주신 서면 음식점 중 하나가 불현듯 생각난다.




조금 이른 저녁 메뉴는 삼계탕! 이틀 내내 고생했으니 마지막 날엔 몸보신이 필요한 법. 서면 역 7번 출구로 나와 서면로를 따라 주욱 내려오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고려삼계탕’에서는 삼계탕을 시키면 인삼주가 딸려 나온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반찬중에 닭똥집이 있어서 술안주 삼기에도 아주 굿) 이 식당은 포장이나 배달도 가능한데, 내가 밥 먹는 동안에도 주문전화가 무척 자주 들어왔다. 정말 유명한 곳 맞는 것 같다.



부산역 내 환공어묵. 돌아갈땐 어묵 사가야지.


이젠 정말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부산역 내에는 유명한 환공어묵과 비엔씨 베이커리 등이 있어서 편리하게 선물을 살 수 있다. 어묵을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 어묵 몇 봉지를 샀다.  




나홀로 3박 4일 부산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가고 싶었던 곳들이 너무 사방 팔방으로 흩어져 있어 고심하다 해운대에 숙소를 잡은 것이었는데,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했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달맞이길이나 기장 해안도로처럼 다음에 다시 와 보고 싶은 곳도 발견할 수 있었고 말이지.


비록 날씨는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낮선 곳을 혼자 돌아다니면서 나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 평범한 일상이 시작되겠지만, 여행하며 보고 듣고 느꼈던 새로운 것들이 당분간 내게 큰 활력소가 되어 줄 것이다. 그렇지?



이번 부산 여행, 직접 머물렀던 괜찮은 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한다.

저렴한데 시설도 깔끔하고 위치도 좋아서 편하게 머물렀던 곳! 예약 가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자.


* 부산 게스트하우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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