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프라이탁의 고향 답네!
누군가의 기억에 남는 다는 것은 아주 멋진 일이다. 사람이 그렇고, 음식이 그러하며, 또 여행지가 그러하다 하겠다. 누군가에게는 동행인 덕에 잊을 수 없는 여행지가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풍경만으로도 설렜던 날씨 때문에 최고의 여행지가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함께 나누고 싶은 기분을 주는 음식을 만났기 때문에 여행지에 대한 인상이 좋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여행을 좋아하게 되며, 호텔에 대해 참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편인데, 그래서인지 내게는 인상깊고 아늑했던 호텔 하나도 그 여행지를 추억하게 되는 주된 이유가 되곤 한다.
잘 나가는 이 호텔 브랜드, 25아워즈.
스위스 그 자체만으로도 내게는 마음 놓이는 기분이라 그런지, 지난 스위스 여행은 숙소들도 모두 합격이었다. 스위스 여행 숙소들 중에서도 (아늑한 맛은 없었지만) 독특해서 기억에 남았던 호텔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스위스 취리 '25아워즈 호텔 랑슈트라세' 되시겠다.
25아워즈 호텔 25hours hotels 은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부티크 호텔 브랜드이다. 2016년에는 월드 와이드 글로벌 브랜드인 아코르 호텔이 이 떠오르는 호텔 브랜드 지분 일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만큼 '잘 나가는 호텔' 이라 할 수 있는 25아워즈 호텔.
독일에서는 머물러볼 기회가 없었지만, 마침 스위스 취리히에 25아워즈 호텔이 있다고 해서 주저 없이 바로 선택. 스위스 물가도 비싸거니와, 아주 저렴한 편에 속하는 호텔은 아니었지만 평소 호텔스닷컴 숙박 적립을 꼬박꼬박 한 덕에 소중한 1박을 얻을 수 있었다.
호텔 로비,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프라이탁 가방들.
사족이 좀 길어지긴 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이 취리히 호텔 소개를 좀 해볼까 한다. 다른 곳에서 이동해 취리히 역에 도착한 후, 사실 길을 좀 잘못 택해서(!) 돌아가느라 시간이 좀 걸리긴 했는데, 짐이 많지 않다면 대중교통 따로 이용하지 않아도 설렁설렁 걸어서 갈 수 있을 만한 거리다. 아마도 걸어서 15분 정도 걸렸던 듯.
이 취리히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기다리는 동안 나의 눈길을 가장 끌었던 요소는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린 프라이탁 가방들! 가격이 사악해서 다양한 아이템을 사지는 못하지만, 거의 메일 같이 가지고 다니는 데일리 아이템이 이 브랜드이다 보니 관심이 가는건 어쩔 수 없다. 가장 인기 많은 마이애미 모델이 형형색색 컬러를 자랑하며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음. 실제 25아워스 랑슈트라세 호텔에서는 프라이탁을 비롯한 다양한 디자인 상품들을 쭉 전시해놓고, 직접 만져보고 둘러보며 구매까지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샵을 운영하고 있었다.
호텔 로비에 하나의 인테리어처럼 손 닿는 곳에 여러가지를 배치해 두니, 호텔을 이용하면서 한 두개 쯤 구매 결심 하기에는 더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위스 여행와서 머무는 단순 투숙 개념이라 기보다, 잠도 자고, 여행하는 동안 물건도 써보고,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마음에 들면 구매도 하고 말이지.
객실 내에서도 계속 되는 어필.
이 스위스 취리히 호텔의 프라이탁 잔상은 로비 뿐 아니라 객실에서도 이어졌다. 객실 내 프라이탁 가방이 하나씩 준비되어 있었는데, 여행하는 동안 자유롭게 사용하고 마음에 들면 구매하러 오거나 다른 디자인으로 골라가거나 할 수 있는 방식이어서 새로웠다.
25 아워스 취리히 호텔 내 객실은 몇 가지 타입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객실별로 크기나 인테리어 등에 조금씩 차이가 있고, 소소한 소품도 약간씩 달라 보였다. 내가 머물렀던 M 룸은 L 룸에 비해 크지 않은 객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척 넓어서 쾌적하고 또 쾌적했다. 특히 세면대와 샤워공간 그리고 화장실 공간이 조금씩 나뉘어져 있었는데, 이쪽이 전체 객실의 반 정도는 차지하고 있어 시원시원해 보였다. (사이사이에 벽을 세워 수납 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방식이었는데 변기가 있는 화장실 빼고 막힌 부분은 없다. 그래서 더 시원시원해 보이는 듯.)
보기만 해도 푹신할 것 같은 침대는 실제로도 푹신푹신한 매트리스였고, 침구 역시 호텔 하면 딱 생각나는 적당-히 무게감 있게 눌러주는 타입이라 아주 만족스러웠다. 침대 헤드 쪽에 콘센트와 독서등이 있어서 좋았고, 배드 월을 따라 쭉 이어진 선반은 이런저런 물건을 두기에도 참 편했다. 아래쪽 공간은 비어있어서 깔끔하게 캐리어 수납하기에도 굿굿!
재미있는 호텔의 서비스, 새롭다.
아 참, 이 호텔 재미있는 부분이 또 있다. 이 취리히 호텔에서는 특이하게도 투숙객들에게 BMW 미니 쿠퍼와 자전거를 빌려주고 있다. 이용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미니 쿠퍼는 보증금 개념으로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 같았는데 그 금액이 아주 소액이어서 운전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주아주 좋은 서비스인 것 같았다. 나는 자전거 렌탈을 이용했는데, 자전거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자체도 높고 안장도 높은 편이라 멀리 이동할 순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
이 외에도 클래식 오락기, 레코드 음악 감상, 루프탑 전망대와 선배드, 트랜디한 피트니스 시설과 간단한 사우나 시설, 노트북 작업 하기에도 좋고 담소 나누기에도 좋을 것 같은 큼직한 데스크, 호텔 내 곳곳에 있는 앉을 공간 등등... 재미있는 부티크 호텔을 경험하고 왔다.
스위스 여행 코스에서 빠지면 섭한 취리히. 취리히 여행 가게 된다면 위치 괜찮고, 재미있고, 독특하면서도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아 편리한 이 호텔을 이용해 보면 어떨까? 호텔예약사이트에서도 만점에 가까운 이 호텔 후기 점수, 괜히 높은게 아닐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