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성공하고 싶니=부자 부모를 가졌니

사소한 온도

by 윤슬

“요즘 같은 시대에 자수성가가 어딨어. 당연히 부모가 좀 지원을 해줘야지! “


맞는 말이라서 반박할 수 없었다.

얼굴이 말갛고 단아하게 생긴 부자 친구는 피부에서 빛이 났다.

다소곳한 자세치고는 무척이나 공격적인 말투였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이라 옆자리가 신경 쓰였지만 좌석 간 거리가 있는 카페이고 소리가 흩어져 다행이었다.


“청년 실업 심각하다 해도 주위 봐봐라.

열심히 안 사는 애들 있니? 모두 다크 써클 턱 밑까지 내려와 있어. 나름의 생각이 있겠지만 어디 세상이 다 꽃밭이기만 하냔 말이야.”


부모가 능력이 안되면 모를까

자식의 자립을 앞당길 수 있다면 부담을 좀 덜어주는 것이 부모로서 현명한 처사가 아니겠냐는 거다.

자신의 아들에게 굳이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시키고 싶지 않고, 엄마가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시간을 확보해주고 싶다는 얘기였다.


요즘 세상이 참 그렇다.

나 역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능력보다 출발선이 어디였는지 먼저 확인하게 된다.

열심히 살고 있다는 자부는 더 이상 안심이 되지 않는 시대다.

노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결과물들을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부모의 지원은 특혜라기보다, 험난한 시대를 통과하기 위한 수많은 조건들 중 하나일 뿐이다.

‘가진 자’에게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뿌리칠 수 없는 정당한 유혹이고 결국 개인 선택의 문제인 것이다.

그것을 편법이나 불법으로 취급해 무조건적인 비난을 퍼부을 일도 아니다.


이제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도전을 하기에 앞서 치기 어린 용감함보다 훌륭한 조건을 가졌느냐가 판단기준이 될 것이다.

버티는 힘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시간은 결국 경제적 여유와 맞물려 있다.

“조금 늦어도 괜찮다”는 말은 아무에게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는 걸 점점 체감하게 된다.